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상중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상중 ⓒ K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한동안 명맥이 끊겼던 KBS 1TV 대하사극은 올해 <정도전>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정도전>에 이어 KBS가 내놓은 작품은 <징비록>. 퇴계 이황의 제자이자 조선 선조 때 영의정에 오른 인물로, 임진왜란이라는 국난을 슬기롭게 헤쳐 간 명재상 유성룡을 다룬 드라마다.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에서 열린 2015 KBS 대개편 미디어 설명회에는 이 <징비록>의 두 주인공, 배우 김상중(유성룡 역)과 김태우(선조 역)가 나란히 참석했다.

먼저 김상중은 2002년 방영됐던 <제국의 아침> 이후 12년 만에 KBS 1TV 대하사극에 돌아왔다. 최근까지 OCN <나쁜 녀석들>에서 '미친 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거친 형사반장 오구탁을 연기했던 김상중은 "오구탁은 눈에 힘도 주고, 악을 쓰기도 하고, 쌍욕도 하는 등 동적인 모습이 있었는데 유성룡은 도덕적으로나 학문적으로 흠이 없는 정적인 인물"이라며 "이 정적인 인물에서 어떻게 '정중동'의 모습과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할지는 나에겐 굉장한 숙제"라고 말했다.

"엊그제 유성룡 선생이 조정에서 물러나 <징비록>을 썼던 생가에 가서 첫 촬영을 했어요. 유성룡 선생의 후손들이 '이곳에서 유성룡 선생이 주무시고 책을 쓰셨다'고 알려 주셔서 거기 앉아 눈을 감고 잠깐 있었죠. '(유성룡 선생이) 뭔가 해주실 말씀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데 아무 소리도 안 들리더군요. 그냥 제가 해야 할 몫인 것 같습니다.(웃음) 특히 이번에는 '발연기'를 좀 많이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성룡 선생이 워낙 발로 뛰어다니시는 분이라…. 1회에서 그 발연기가 확실히 나올 겁니다." (김상중)

이번 <징비록>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유성룡의 업적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작품. "우리는 '임진왜란'하면 이순신 장군을 먼저 떠올리지만, 바다에 이순신 장군이 있었다면 육지에는 유성룡 선생이 있었다"는 김상중은 "우리의 역사를 만들고 지켰던 수많은 선조들 중 획기적인 인물이었음에도 그를 홀대했고, 이순신 장군을 천거했던 인물 정도로만 알고 있는 것 같다"라며 "이번에 확실히 이 분이 어떤 분인지, 이 시대를 살며 왜 이 분을 재조명해야 하는지를 알려드리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태우와 김상중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태우와 김상중 ⓒ KBS


이와 함께 김상중이 강조한 것은 <징비록>이 정통 사극으로서 갖는 의미였다. "정통 사극에는 재미와 감동에 교육적인 측면이 가미된 것 같다"고 운을 뗀 그는 "그래서 정통 사극을 한다는 건 단순히 연기만 하는 게 아니다. 책임감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더욱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상상력을 동원한 퓨전 사극을 만드는 게 나쁘다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끔씩 우리 배우들이 우리 말을 가지고 드라마를 만드는데 그 시대는 애매모호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의상 같은 부분에선 이게 중국옷인지 우리 고유의 옷인지 모르겠다"는 김상중은 "그런 부분에서 KBS 1TV 대하사극이 갖는 큰 장점은 철저한 고증으로 사실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역사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알 수 있다는 게 정통사극의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런가 하면, 배우 김태우는 영화 <관상>에 이어 또 한 번 '왕' 연기에 나서게 됐다. "1996년 KBS 공채로 연기를 시작했는데, 10여 년 만에 다시 KBS 드라마를 하게 됐다. 대본을 받고 사법고시 준비하듯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인사를 건넨 김태우는 "<왕의 얼굴>의 이성재씨도 선조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드라마는 보지 않았다. 의도적인 건 아니지만 그게 또 혹시라도 선입견을 만들까 싶었다"라며 "드라마가 다르기 때문에 다른 느낌의 왕으로 표현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태우

KBS 1TV 대하사극 <징비록>에 출연하는 배우 김태우 ⓒ KBS


김태우는 김상중과 1998년 KBS 2TV <거짓말>로 한 번 호흡을 맞췄던 전력이 있다. 김상중이 김태우를 두고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고, 그런 만큼 잘하는 배우라 생각한다"라며 "많은 배우들이 선조를 연기했지만, 이번에 대본 리딩을 하며 김태우만의 새로운 선조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됐다"고 칭찬하자, 김태우는 과거의 인연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제가 공채로 들어와 연수를 받을 때였는데요. 저희 조가 <목욕탕집 남자들> 촬영장에 견학을 가게 됐어요. 그때 저희 어머니가 선배님(김상중) 팬이라 처음으로 (배우에게) 사인을 받았어요. 그런데 저에게 '같은 배우끼리 무슨 사인을 받느냐'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 뒤로 <거짓말>을 같이 했고, 또 이번에 같이 하게 됐네요. 저는 누가 되지 않게, 잘 따라가고 보좌하도록 하겠습니다." (김태우)

그는 친동생인 김태훈과 김상중의 인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감태훈은 <나쁜 녀석들>에서 오구탁과 대립각을 세우는 특별검사 오재원 역으로 출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를 두고 김태우는 "친동생인 김태훈이 <나쁜 녀석들>에서 선배님께 죽도록 두들겨 맞았더라"며 "그걸 보며 '<징비록> 촬영할 때 '(김상중에게) 내가 준비한 것보다 호통을 더 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징비록>은 오는 1월 중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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