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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dcating)의 합성어인 '팟캐스트(pod cast)'. 인터넷망을 통해 오디오나 비디오 파일 형태로 뉴스나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팟캐스트가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대안매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신문>은 제주도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며 다양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는 '제주 팟캐스트 3인방'을 만났다. 주인공은 제주에서 제일 먼저 팟캐스트를 시작한 홍창욱(38) 무릉외갓집 실장(오나의제주, 제주 이민 인터뷰)을 비롯해 원성철(42) 해녀의꿈 실장(제주에서 한 달 살기), 박범준(41) 바람도서관 대표(21놈의 세상)다. 지난 13일 이들을 만나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경위와 뒷얘기,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었다. 인터뷰는 조천읍 와흘에 위치한 바람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제주에서 처음으로 팟캐스트 영역을 일구고 있는 제주이민자 홍창욱, 박범준, 원성철(사진 왼쪽부터)씨.
 제주에서 처음으로 팟캐스트 영역을 일구고 있는 제주이민자 홍창욱, 박범준, 원성철(사진 왼쪽부터)씨.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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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홍창욱 무릉외갓집 실장(아래 홍) : "2011년부터 팟캐스트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당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팟캐스트 방송을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여 무슨 내용으로 팟캐스트를 할까 고민했다. 많은 사람이 꼭 찾아 듣는 방송을 하고 싶었다. 제주로 이주하는 이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동영상으로 시작했는데 15분 이상은 용량 한계가 있고 인터뷰 하는 분들이 영상을 부담스러워 해서 이후 아이폰에 마이크를 꼽고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됐다." 

원성철 해녀의꿈 실장(아래 원) : "다른 분들은 청취자에게 좋은 정보를 주거나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로 방송을 하지만 나는 팟캐스트를 통해 사람들하고 친해지고 싶어 시작했다. 제주로 내려와 산 지 2년쯤 지나니까 외로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런 시기에 제주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야겠다 생각을 했고 팟캐스트가 그 통로가 됐다. SNS이나 지역신문을 보다가 개인적으로 흥미로운 분을 만나면 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박범준 바람도서관(아래 박) : "팟캐스트를 통해 남성이란 주제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방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는 패널로 함께 하는 분들과 남자들이 잘 말하지 않는 남자들의 속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여자들의 수다와 비슷하게 한 시간 동안 남자들끼리 속 이야기를 서로 털어놓으면서 팟캐스트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제주와 관련된 주제를 벗어나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남성성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방송은 아마도 처음이지 싶다." 

-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었나.
홍 : "내가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는 제주 이민과 관련된 것이었다. 하지만 인터뷰를 한 분 중에 어떤 분은 다시 육지로 올라가신 분도 있었고 그 가운데 두 분은 제주에서 개인적인 송사 사건 등으로 힘겨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택한 분도 계셨다. 그래서 계속 인터뷰를 이어가는 것이 고민되어 한동안 팟캐스트 작업을 중단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돌아간다는 것은 검증이 필요한 것이고 나 또한 이후 인터뷰 대상자를 더욱 신중하게 선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원 :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기에 특별히 힘든 점은 없다. 다만 팟캐스트를 함께 진행했던 멤버들과 헤어져 지금은 혼자 진행하고 있다. 방송 이후에도 자주 만남을 갖기를 원했지만 멤버들이 부담스러워 해 지금은 1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함께 진행할 새로운 멤버들을 찾고 있다."  

박 : "그동안 바람도서관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진행하다 선흘지역에 팟캐스트를 위해 스튜디오 시설을 짓고 있다. 덕분에 3주 동안 방송을 하지 못했을 뿐 특별히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없다."

박범준 바람도서관 대표가 조천읍 선흘에 팟캐스트 스튜디오 공간을 신축 중에 있다.
 박범준 바람도서관 대표가 조천읍 선흘에 팟캐스트 스튜디오 공간을 신축 중에 있다.
ⓒ 신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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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홍 : "그동안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흥미로운 점은 여성들을 인터뷰하면 조회수가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웃음) 한 번은 귀한 분을 인터뷰 대상으로 잡았는데, 섭외 당일 40도까지 열이 나서 부득이하게 인터뷰를 미룬 적이 있다. 이후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지 못해 지금까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다."  

원 : "인도네시아에서 방송을 들었던 분이 제주에 오셔서 만난 적이 있다. 오래전부터 제주이민을 꿈꾸셨던 분이라고 한다. 또 방송에 출연했던 분들이 교제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지금 잘 사귀고 있는 것으로 안다.(웃음)"

박 : "처음에는 혼자 방송을 시작했는데, 방송을 듣던 한 지인이 교육방송도 아니고 너무 답답하고 재미없고 짜증난다며 같이 하자고 해서 같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한 분은 제주로 여행 오셨다가 게스트로 참여하신 분이 있는데, 최근에는 먹을 것을 싸들고 일부러 제주에 내려와서 참여하고 계시다. 파워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님을 초대했을 때는 녹음을 하지 않고 진행해 다시 방송을 했던 것도 두고두고 기억난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홍 : "제주 이민 인터뷰와 관련해서 곧 책 한 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4·3 관련한 인터뷰와 제주올레 관련 축제 인터뷰는 그동안 바뀐 부분이 있어 보강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제주 이민 인터뷰는 진행될 것이며 현재 출판사 측의 요청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효리씨 인터뷰를 추진 중에 있다."  

원 : "인터뷰 진행한 분 중에 한 분과 협동조합 관련해서 일을 같이 하기로 했다. 또 돌아오지 않는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기약 없는 떠남은 싫다. 제주도에 뭔가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떠나고 싶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분들을 방송을 통해 많이 만날 예정이고 그런 사심방송(웃음)으로 계속 진행할 거다."

박 : "아까 언급했듯이 제주에 팟캐스트 스튜디오 시설을 짓고 있고 이제 15일에 이사를 간다. 팟캐스트를 위한 스튜디오로 공공시설이 아닌 개인시설로는 처음으로 알고 있다. 바라기는 이곳이 제주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 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분들이 제주에 오셨을 때, 제주 특집방송으로 쓰일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팟캐스트 스튜디오 안에 텐트를 만들어 이곳에서 숙박을 한 분들의 '바로 어제, 엊그제 일어난 제주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방송을 만들려고 한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일간지 <제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범준, #홍창욱, #원성철, #제주 팟캐스트, #제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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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분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등 전방위적으로 관심이 있습니다만 문화와 종교면에 특히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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