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특급' 시몬이 이끄는 안산 OK저축은행이 인천 대한항공의 날개를 꺾고 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OK저축은행은 1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대한항공과의 홈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하며 3연패의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초반 시몬의 돌풍을 앞세워 1위를 질주하다가 최근 연패를 당하며 3위로 주저앉았던 OK저축은행은 이날도 불안하게 출발했다. 경기 초반부터 산체스, 곽승석, 김형우 등 다양한 득점포가 터진 대한항공에 8-14로 끌려갔다. 시몬과 송명근의 공격이 살아나며 격차를 좁혔지만 결국 22-25로 1세트를 빼앗겼다.

전열을 가다듬고 나선 OK저축은행은 2세트가 되자 시몬의 서브 에이스와 후위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시몬의 안정된 득점에 송명근, 김규민까지 힘을 보태며 25-20으로 2세트를 따냈다.

이날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3세트 막판 시몬이 뼈아픈 공격 실수를 저지르면서 세트스코어 1-2로 패배의 위기에 몰린 OK저축은행은 4세트부터 본격적인 반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시몬은 4세트가 시작되자 강력한 서브를 뿜어내며 대한항공의 리시브를 흔들었다. 끌려가던 대한항공도 산체스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14-14 동점을 만들었지만 OK저축은행은 박원빈의 속공과 이민규의 블로킹을 앞세워 다시 16-14로 달아났다. 그리고 상대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4세트는 OK저축은행이 25-18로 손쉽게 따냈다.

운명의 5세트가 되자 양 팀 모두 지나치게 긴장한 듯 실책을 주고받으며 살얼음판 같은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시몬의 공격이 폭발한 OK저축은행이 먼저 승기를 잡았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15-11로 승리하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다시 살아난 시몬, 승리의 일등공신 

OK저축은행을 승리로 이끈 주인공은 역시 시몬이다. 센터로 활약하다가 한국 무대에서 공격수로 전업한 시몬이 최근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OK저축은행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시몬은 이러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려는 듯 가벼운 몸놀림을 과시하며 34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서브 에이스 4개, 블로킹 2개를 기록하며 '트리플 크라운'에 가까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몬은 대포알 같은 서브로 대한항공의 기를 꺾었고, 속공과 후위 공격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올리며 만능 '팔방미인'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지막 5세트에는 결정적인 후위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대한항공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에서 너무 힘이 들어간 듯 공격 실수를 하며 경기를 어렵게 만들기도 했다. 다른 팀들보다 아직 경험이나 선수층이 부족한 OK저축은행에서 더욱 어깨가 무거운 시몬의 활약에 올 시즌 프로배구 판도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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