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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나와" 애타게 부르는 실종자 이름 '팽목항, 기다림 문화제'가 3일 오후 9시 진도 팽목항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전국 30여 개 시도에서 100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아직 수습되지 못한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팽목항, 기다림 문화제'가 10월 3일 오후 9시 진도 팽목항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전국 30여 개 시도에서 1000여 명의 인원이 모였다.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아직 수습되지 못한 실종자들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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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현수막을 봤다. 네 살의 남자아이는 눈이 둥글고 큰 쌍꺼풀이 있다고 했다. 보라색 털조끼를 입었고 흰 고무신을…. 흰 고무신? 아이를 잃어버린 때는 1973년이었다.

이제 흰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아이는 없는,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부모는 네 살 아들을 기다린다. 부모의 마음이다. 죽어 돌아온 아이의 몸을 눈으로 보아도 현관문을 열고 아이가 돌아올 것만 같다고, 단원고 희생 학생 부모들이 말한다. 아직 보지도 못한 가족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많은 나라들에서 죽은 이의 시신을 숨기거나 버리는 것을 죄로 벌한다. 죽음 자체와는 또 다른 문제다. 이미 죽었더라도 그의 몸을, 예를 다해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생명이 다했더라도 그는 우리의 삶 안에서 언제나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남은 이들의 애도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시신을 가능한 한 훼손되지 않은 상태로 인도받을 권리는, 그래서 인권이다.

정부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꼭 찾겠다고 했다. 최선을 다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잠수가 매우 위험하고 강도 높은 노동이라 바다의 허락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몇 차례 수색한 후 시신이 없다고 했던 곳에서 실종자가 발견되기도 했고, 실종자의 발견 가능성이 높은 구역에 대한 집중 수색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도 굳이 최선을 다했느냐고 따져 묻지는 않겠다. 그러나 가족이 시신을 존엄하게 인도받을 권리가, 정부의 원칙이 아니었다는 점만은 따져 물어야겠다.

몇몇 잠수사들의 헌신, 몇몇 공무원들의 의지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부가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타협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했다. 그러나 한창 수색이 진행 중이던 때에는 언제까지 찾을 것이냐며 인양 언급이 나왔다.

'진실의 현장'을 지키는 실종자 가족들... 당신을 기다리며

수중수색을 종료하기로 결정하고 인양계획을 세운다고 하니 돈 많이 드는 인양이 웬 말이냐는 말들이 나온다. 끝내는 것이 유일한 목표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여당의 주요 정치인들 입에서 이런 말들이 나올 때 정부는 한 번도 단호함을 보이지 않았다.

잠수사들의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는 몫은 실종자 가족에게 떠넘겨졌다. 마치 무슨 빚을 진 것처럼. 수색 과정에서 잠수사 두 분이 돌아가셨다. 한 분은 근로계약이 있어 산업재해로 인정됐고, 한 분은 자원활동이라 그냥 사고가 됐다. 정부는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는 대신 동료 잠수사를 과실치사죄로 재판정에 세웠다. 제3자로 물러나려는 정부의 의지는 일관됐다.

그래서 가족들은 최선을 다해 실종자를 찾아내라고, 호통도 치지 못했다. 화를 내며 악다구니를 써보지도 못했다. 억울함과 서러움은 가족들끼리 다독이면서 풀어 다스려야 했다.

공식적인 기자회견에서 그들은 언제나 울었다. 아직 가족을 찾지 못한 슬픔만은 아니었다. 기다림의 고통을 벗어나는 방법은 기다리기를 포기하는 것밖에 없는 것처럼 내몰렸기 때문이다. 시신을 인도받을 권리는 협의가 이루어지는 토대가 아니라 협상의 대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화를 냈다가 정부가 먼저 철수해버리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수중 수색을 종료한다는 결정이 마치 기다림이 끝났다는 듯 이해되기도 한다. 범정부대책본부가 해체되고 진도체육관이 텅 비고 나니 가족들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아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팽목항으로 거처를 옮겼을 뿐이다.

그리고 매일같이 뭍으로 시신이 올라오던 아비규환의 현장만큼이나 참담한, 너무 쓸쓸한 팽목항을 지키고 있다. 당신을 기다리며. 기다림에 포기를 종용당하지 않을 권리는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해역에서 가장 가까운 그곳은 진실의 현장이기도 하다. 우리가 팽목항으로 가야 하는 이유는 사라지지 않았다. 12월 6일, 그래서 팽목항으로 모이자.

 12월 6일 '팽목항,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
 12월 6일 '팽목항,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
ⓒ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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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6일 '팽목항,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
 12월 6일 '팽목항,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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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기다림과 진실의 버스 참가신청 누리집 http://jindo.sewolho416.org
* 글쓴이는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상황실장이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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