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즌 부활을 노리는 두산이 통 큰 투자로 FA 최대어 장원준을 잡았다.

두산 베어스는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FA 자격을 얻은 좌완 선발투수 장원준과 4년 총액 84억 원(계약금 40억+연봉40억+옵션4억)의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6일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투수 윤성환과 맺은 4년 80억 원을 뛰어 넘는 역대 투수 최고액이다. 두산이 외부에서 FA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홍성흔과 이혜천은 두산에서 데뷔했던 선수들).

5년 연속 10승 투수 가세, 마운드 구성 수월해진 두산

 3년만에 가을야구 진출 좌절된 두산

장원준을 선택한 두산 베어스, 마운드 더 탄탄해질듯 ⓒ wikimedia


장원준은 검증된 선발 자원이다. 프로 데뷔 후 9년 동안 85승 77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고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한 최근 5년 연속 10승, 그리고 2006년부터 7년 동안 평균 150이닝을 넘게 소화했다.

두산은 올 시즌 3할 타자 6명을 배출하며 팀 타율 3위(.293)에 올랐을 만큼 타격이 강한 팀이다. 하지만 5.43의 팀 평균자책점(6위)으로 마운드가 붕괴되며 고비를 넘지 못하고 4강 경쟁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더스틴 니퍼트(14승 7패 3.81)와 유희관(12승 9패 4.42)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는 제 역할을 해줬지만 '최다패 투수' 노경은(3승 15패 9.03)을 비롯한 나머지 선발진은 철저히 붕괴되고 말았다.따라서 장원준의 가세는 두산 선발진에 엄청난 보탬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기존 선수와의 위화감이 생길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장원준의 존재는 FA 자격을 얻지 못한 나머지 선수들에게 동기 유발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제 숙제는 장원준의 가세로 인한 마운드의 재구성. 10승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좌완 투수 장원준과 유희관을 보유하게 된 두산으로서는 선발로 변신을 준비하고 있는 이현승을 다시 불펜으로 돌리는 것이 투수진의 균형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이다.

올해 FA시장은 거품이 많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과연 장원준이 '1년 전 4년 60억 원에 계약한 장원삼(삼성)보다 나은 투수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장원준은 투수 역대 최고액으로 잠실구장에 입성했다. 이제는 장원준이 실력으로 증명할 차례다.

좌완 에이스 잃은 롯데, 보상 선수로 투수 지명하기도 힘들듯

장원준의 두산행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팀은 역시 장원준의 원 소속 구단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장원준에게 88억 원을 베팅하고도 84억 원을 제시한 두산에게 에이스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로써 롯데는 장원준을 비롯해 김사율, 박기혁 등 내부 FA 3명을 모두 잃고 말았다. 특히 좌완 에이스와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스윙맨이 이탈한 투수진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됐다.

쉐인 유먼(재계약 포기)과 장원준 등 팀 내 다승 1, 2위 투수를 동시에 잃은 롯데는 내년이면 만 38세가 되는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만이 남게 됐다(사실 옥스프링도 아직 재계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롯데의 우완 에이스로 활약했던 송승준도 올해는 8승 11패 5.98로 부진했다.

배영수나 송은범 등 FA시장에는 여전히 좋은 투수자원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들이 롯데에 합류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따라서 현재 롯데가 마운드를 보강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두산으로부터 받아올 보상 선수다.

하지만 롯데가 두산으로부터 투수를 데려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롯데는 이미 수년 전부터 좌익수 부족에 시달렸고 올해는 중견수 전준우마저 군에 입대했다. 외국인 선수로 짐 아두치를 영입하긴 했지만 롯데는 두산으로부터 외야 자원을 데려올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롯데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롯데가 FA 3인방의 이탈 충격을 극복하고 어떤 방식으로 팀을 재정비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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