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아이돌 그룹, 특히 여성 멤버들로만 구성된 걸그룹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가요계. 이 속에서 에이핑크가 갖는 의미가 있다면 섹시 콘셉트를 주 무기로 내세우지 않고도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음을 증명한 그룹이라는 점이다. 다섯 번째 미니 앨범 <핑크 러브>(Pink LUV)에서도 에이핑크는 '섹시'와는 거리가 먼 콘셉트를 내세우며 8개월 만에 활동을 재개했다.

다만 계속해서 귀엽고 발랄한 걸그룹으로만 머무는 것은 아니다.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열린 쇼케이스에서 리더 초롱은 "콘셉트의 변화라기보다는 감성의 변화에 초점을 뒀다"며 "조금 더 성숙한 에이핑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주는 "데뷔할 땐 한 명만 스무 살이었고 나머지는 다 고등학생, 중학생이었는데 이젠 막내 하영도 내년이면 스무 살이다"라며 "전원 성인이 되니 마음가짐도 성숙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첫사랑과의 이별을 표현한 타이틀 곡 '러브'(LUV)는 이들이 말한 '에이핑크의 감성적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노래다. "기존에 했던 색깔과는 다른 느낌의 곡이라 (처음 들으면서) 욕심이 났다"는 초롱은 "귀여운 곡만 소화하다 보니 연장자로서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이 곡을 통해 내 나이를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은지 역시 "'변신'이라고 하면 섹시함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감정의 성숙' 쪽의 변화도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설렘에서 슬픔으로, 감정의 축을 옮긴 만큼 무대에서도 변화가 생겼다. 보미는 "무대에서 늘 밝은 모습, 웃는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헤어지는 내용의 곡이다 보니 아련한 표정을 많이 연습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하영은 "예전엔 늘 귀여운 제스처를 쓰고, 설레는 모습을 주로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마음속의 슬픔이나 아련함을 표현하려다 보니 많이 어려웠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에이핑크로서의 활동 외에, 연기자로 활동한 경험 또한 이들의 성숙에 커다란 도움이 됐다고. 은지는 "대본을 분석하듯 가사를 보니 좀 더 깊게, 다른 방향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됐다"며 "또 카메라에 설 기회가 많아지다 보니 자신감도 찾게 되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익숙하고 편해졌다"고 했고, 나은은 "또래인 에이핑크 멤버들과만 있을 때와는 달리, 선배님이나 선생님과 함께 있다 보니 책임감도 생기고 원래 모습에서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를 찍고 뮤직비디오를 찍으니 감정 연기가 수월해진 면도 있다"고 입을 연 초롱은 "(드라마를) 보는 분들이 '에이핑크 박초롱'이라는 걸 알아봐주시다 보니 (에이핑크에 대한) 책임감도 많이 느끼고, 촬영장서 행동도 더 신경 쓰고 조심하게 된다"며 "연기에 대한 공부도 했지만 멤버에 대한 사명감도 생겼다"는 말로 달라진 모습을 설명했다.

이들의 다섯 번째 미니 앨범은 오는 24일 자정 발매될 예정. 1위 공약을 묻는 질문에 초롱은 "아직 에이핑크가 한 번도 축가를 부른 적이 없는데, 올해 안에 결혼하는 삼촌 팬 한 분을 추첨해 축가를 불러드리겠다"며 "타이틀 곡 자체는 이별에 대한 노래지만, 앨범 명만은 '핑크 러브'이니 행복하시라는 의미에서 행복한 곡을 골라 (축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