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디액션 청춘> 중 <소문>의 한 장면. 영화는 11월 13일 개봉한다.

영화 <레디액션 청춘> 중 <소문>의 한 장면. 영화는 11월 13일 개봉한다. ⓒ (주)인벤트스톤


영화 <신이 보낸 사람>을 연출했던 신예 김진무 감독이 두 번째 영화를 개봉하게 됐다. 옴니버스 영화 <레디 액션 청춘> 중 <소문>의 연출을 맡았다.

13일 개봉하는 <레디 액션 청춘>의 <소문>은 헛소문에 시달리는 전교회장 정우(이동해 분)의 위선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와 같은 권력의 추종과 위선이 벌어지는 청소년기를 이야기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전개와 긴장감 넘치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그룹 슈퍼주니어 동해의 연기력이다. <꽃미남 연쇄 테러 사건> 이후 처음 영화에 출연한 동해의 연기력이 김진무 감독의 연출력과 조화를 이뤘다. 

"<레디 액션 청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청년인력양성 지원 사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신인 감독들을 모아서 진행하게 됐다. 저예산으로 제작됐지만, 개봉을 위해 인지도가 있는 아이돌을 캐스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내가 동해의 영어 과외를 오래 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동해의 열정과 의지를 익히 알고 있었다.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음에도 독립 영화에서 작은 역할을 맡아서라도 '연기돌'의 이미지를 벗고 배우가 되고자 했다. 그런 마음이 되게 기특해서 <소문>의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동해에게 출연 제안을 했다."

반듯하지만 위선적인 10대 역할..."잘 따라와줬다"

 영화<신이 보낸 사람>의 김진무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진무 감독 ⓒ 이정민


극 중 정우는 학생회장 선거 당선 발표를 듣게 된 날, 여자친구 혜리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아울러 학교에서 혜리의 섹스 동영상이 돌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정우는 '햄릿'이라는 아이디의 누군가로부터 동영상을 찾아내지 않으면 혜리의 임신 사실을 전교에 퍼트리겠다는 협박 문자를 받는다.

동해는 겉으로는 반듯한 이미지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위선적인 모습을 대조적으로 잘 드러냈다. 또한 혜리의 임신 소식이 알려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 등을 통해서는 아직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연약한 10대의 흔들리는 내면 등을 표현했다.

"처음에 동해한테 '이번 영화를 통해서 네가 할 수 있는 감성을 어느 정도 이끌어 내서 네가 이런 연기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고 약속했다. 동해의 감성이 소비되지 않기를 바랐다. 대학로에 연습실을 빌려서 연기를 연습했다. 신인 배우들이라서 위축될 수도 있지만 믿고 따라와 달라고 했다. 동해는 정말 잘 따라 왔다.

배우에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태도다. 아무리 잘 하는 배우도 태도가 안 좋으면 끝내 좋게 될 수가 없다. 두 번째 집중력, 세 번째 순발력이다. 적은 예산으로, 타이트한 일정으로 찍을 때는 그 세 가지가 정말 필요한데 동해는 이를 다 충족시켰다. 

아이돌임에도 막내 스태프까지 잘 챙기고, 현장에서도 잘 어울렸다. 순발력과 집중력도 좋았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했고 현장에서의 애드리브도 좋았다. 현장에서 자신을 내려 두고 편안하게 하니까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차별점이 있었던 것 같다."

"폭력, 유착관계 경험했던 고등학교 시절 영화로 만들어"

 영화<신이 보낸 사람>의 김진무 감독이 12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김진무 감독은 자신과 박진혁 프로듀서가 학창시절을 보낸 고등학교를 <소문>의 촬영지로 선택했다.

"저예산 영화에 필요한 제작적인 연출 계획이 있어야 했다. 동선이 용이해야 하고, 잘 아는 곳이면 더 수월했기 때문에 모교에서 촬영했다. 이 영화는 내가 고등학교 때 겪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다. 소문에 의해서 한 사람은 완전히 외톨이가 되고, 이를 알게 된 친구들은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 

송파구에 오래 살았다. 이곳은 강남과 강북의 문화가 혼재되어 있다. 권력과 계급 의식이 학교 안에도 있다. 부모님의 치맛바람에 따라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무리가 있고, 한편으로는 주먹을 쓰는 무리가 있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었다. 불량 서클, 회장단과 일진의 유착 관계, 학교 폭력과 왕따도 있었다. 똑같은 상해를 입혀도 있는 집 자식들은 사과로 끝나고, 없는 집 자식들은 소년원에 갔다. 10대 때는 나도 모르게 방관했는데 성인이 되어서 '그때 내가 잘못했구나'라고 생각했고,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

김진무 감독은 <신이 보낸 사람>에서 북한 지하 교회의 실상과 인권 등을 강렬한 영상으로 표현했다. 김 감독은 이번 옴니버스 영화를 개봉하는 동시에 차기작으로 장편 영화도 기획하고 있다.

"<신이 보낸 사람>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는 것은 감사하다. 다 떠나서 북한의 인권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리는 데 기여한 것 같아서 의미는 깊다. 한편으로는 지고 가야 할 짐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를 인권운동가의 느낌으로만 받아들이시는 부분이 그렇다. 이번 옴니버스 영화로 환기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결국에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 그것이 중심이고 그것에 따라 적합한 스타일을 찾는 것 같다. 앞으로도 모험이 될지라도 전작의 스타일을 계속 배신하면서 가는 투지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 <소문>도 그런 작품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동해 레디액션 청춘 김진무 감독 소문 슈퍼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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