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다이나믹듀오 개코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다이나믹듀오 개코 ⓒ 아메바컬쳐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마음이 가는 대로 만들다 보니까 곡이 많이 쌓였다. 앨범을 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17곡이 담긴 솔로 앨범을 만들게 됐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는 곡이었는데 이렇게 공개하게 됐다. 특별히 부담을 갖고 만든 것은 아니다. 즐겁게 만들었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 CGV에서 다이나믹 듀오 개코의 첫 번째 솔로 앨범 < REDINGRAY(레딘그레이) > 발매 기념 음악 감상회가 열렸다. 이날 음악 감상회에서 개코는 '될대로 되라고 해'와 더블 타이틀곡 '화장 지웠어' '장미꽃'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이번 앨범에 담긴 곡 중 일부를 들려줬다.

앨범의 제목인 '레딘그레이'는 개코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회색)과 앨범 전체적으로 흐르는 인간의 욕망(빨간색)을 색깔로 표현한 것이다. 개코는 "세상을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없듯이 중간의 영역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한다"면서 "이를 색깔로 표현하려다가 회색이 가장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룹 CB MASS, 다이나믹 듀오로 활동했지만 솔로 앨범을 내는 것은 처음이다. 개코는 "다이나믹 듀오는 모든 음악이 둘에서 시작한다. 짝꿍인 최자와 이야기하면서 둘이 만들 수 있는 분위기와 음악에 집중한다"면서 "솔로 음악은 그와 반대다. 내 안으로 파고들어서 내 안의 목소리에 집중하면서 어떻게 표현할까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예은, 핫펠트 앨범 듣고 꼭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다이나믹듀오 개코

▲ 개코 "핫펠트의 솔로 앨범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원더걸스로 활동하던 예은이 완전히 본인의 정체성을 갖고, 음악적인 색깔을 고수하면서 앨범을 만들었더라. 정말 멋있어서 꼭 작업해보고 싶었다." ⓒ 아메바컬쳐


어떤 곡에는 개코의 이야기가 직설적으로 담겼고, 어떤 곡에는 상상이 더해져 17곡으로 채우게 됐다. 자이언티, 핫펠트(원더걸스 예은)와 함께한 타이틀 곡 '화장 지웠어'는 밀고당기기를 하는 이성과의 관계를 조금 더 상상해서 만든 곡이다. 개코는 핫펠트를 '아이돌'이라기보다 '음악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가수'라고 생각했다.

"핫펠트의 솔로 앨범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원더걸스로 활동하던 예은이 완전히 본인의 정체성을 갖고, 음악적인 색깔을 고수하면서 앨범을 만들었더라. 정말 멋있어서 꼭 작업해보고 싶었다. (박)진영이 형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안 읽더라. 전화도 안 받았다. 그래서 결국 아는 분을 통해서 예은에게 직접 연락했다. 나중에 진영이 형과 연락이 됐다.(웃음) 예은은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줬다."

더블 타이틀곡인 '장미꽃'은 한 여성에 대한 어둡고 무거운 느낌의 세레나데다. 이 여성은 개코의 아내다. 개코는 "아내가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인데, 그런 아내의 느낌과 에너지를 관찰하면서 '한 곡을 꼭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내가 '장미꽃'을 듣고 굉장히 좋아했다"고 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에는 양동근이 출연했다. 노래는 '세레나데'라지만 뮤직비디오는 잔혹동화에 가깝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곡은 클럽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아울러 개코는 '은색 소나타'에서 가족의 이야기를 한다. 1절은 아빠, 2절은 엄마, 3절은 아들의 이야기다. 개코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입장을 100%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통의 단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거창한 평가보다 '많이 고민하며 만들었구나' 느껴줬으면"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다이나믹듀오 개코

▲ 개코 "솔로 앨범이 공개됐을 때, 거창한 평가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만든 앨범'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듣는 분들이 '앨범 전체의 흐름을 많이 고민하면서 만들었구나' 하는 것을 느껴줬으면 좋겠다." ⓒ 아메바컬쳐


개코의 앨범에는 핫펠트와 자이언티 외에도 다이나믹 듀오로 함께 활동하는 최자, 범키, 크러쉬, 에일리 등이 참여했다. 특히 에일리는 '휑하다'에서 노래가 아닌 랩을 했다. 개코는 "에일리에게 '할 수 있겠어?'가 아니라 '잘할 것 같아'라고 얘기하고 가이드 버전을 보내줬다"면서 "해보겠다고 하더라. 랩도 참 잘하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17곡이나 수록됐지만, 개코가 내세운 '그레이'라는 테마는 마지막 곡 '과거는 갔고 미래는 몰라'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곡은 개코가 마음에서 튀어나온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곡이다. 그는 "'옳다, 그르다고 판단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내 나이에 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곡을 만들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개코가 생각하는 '한국 힙합'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래퍼 도끼를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칭한 개코는 "도끼 같은 친구들이 젊은 세대의 롤모델이 되는 것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좋아하는 것을 따라가니까 성공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나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고, 사운드 등의 트렌드를 조금씩 적용해서 솔직한 이야기,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최자와 음악을 할 때부터 책임감을 느끼면서 무겁게 하는 게 싫었다. 다만 '어떻게 하면 대중성과 조화를 이룰 수 있을까' 알게 모르게 고민을 많이 한다. 솔로 앨범이 공개됐을 때, 거창한 평가를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잘 만든 앨범'이라는 평가를 듣고 싶다. 듣는 분들이 '앨범 전체의 흐름을 많이 고민하면서 만들었구나' 하는 것을 느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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