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 태권도 경기는 시합중 넘어지면 무조건 경고가 들어간다. 두번의 경고면 상대방에게 1점을 헌납한다. 이런 이유에서일까? 태권도 첫째날 경기에서는 태권도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화려한 발차기 기술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앞발을 들어 전자호구만를 터치해 득점을 노리는 꼼수들이 행해졌다. 더불어 들려진 앞발로 상대선수의 얼굴을 터치하는 공격이 계속행해졌다. 전자호구를 공격하면 일반공격의 경우 1점, 얼굴공격은 3점이다.

이러다 보니 태권도가 아닌 발 펜싱 경기가 되고 말았다. 여자 53kg급에서 우승한 후앙윈원(대만)은 노골적으로 다리를 들어 윤정연(22·한국체대)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다. 다리를 들고 3초가 지나면 경고이기에 3초가 지나기전에 다리를 내렸다 다시 올리기를 반복했다.

과연 아시안게임 태권도 결승전이 맞는지 의심이 되는 두선수의 경기였다.

돌개차기, 나래차기,뒤후려차기 등 태권도 발차기의 속도와 화려함을 느낄 수 있는 공격은 아예 자취를 감추었다. 앞서도 지적했듯이 이러한 기술을 구사하다가 넘어지면 무조건 경고를 먹기 때문에 기술을 시도조차하지 않는 것이다.

전자호구에 이어 넘어지면 경고가 이어지는 규정의 변화는 더욱 공격적인 경기를 유도하고자하는 WTF의 의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결과를 낳고 말았다. 전자호구는 점수의 공정성 때문에 차치하고서라도 넘어지면 무조건 경고의 규정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손보아야 하는 규정이다.

큰 공격을 할 때는 그만큼에 위험부담이 있다. 큰 발차기를 하다가 넘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이렇게 큰 공격, 화려한 공격을 하게 되어 넘어질 때 경고는 없는 것으로 규정을 바꾸어야 한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선수에게 점수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경기를 하는 선수에게 경고를 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태권도의 크고 화려한 발차기는 경기에서는 다시 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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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와이즈뉴스(http://www.whysnews.com), GTN-TV(http://www.gtntv.co.kr), 내외신문(http://naewaynews.com), 위키트리,최주호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ohmynews.com/rkeldjs)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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