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각각 5개 팀이 진출한다. 동부/중부/서부지구의 각 우승 팀과 그 팀들을 제외하고 리그에서 가장 승률이 높은 2개 팀(와일드 카드)이 그 주인공인데, 총 10팀 중 9월 18일(이하 한국시각)까지 3팀이 확정되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워싱턴 내셔널스는 17일에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지구 우승을 확정했고, 18일에는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인 LA 에인절스도 남은 경기와 관계 없이 지구 우승을 확정했다.

먼저 볼티모어는 1997년 이후 무려 17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디비전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 17년 동안 AL 동부지구 타이틀은 뉴욕 양키스가 무려 12번으로 가장 많았고, 보스턴 레드삭스(2007, 2013)와 탬파베이 레이스(2008, 2010)가 2번 씩을 기록했다. 1997년 당시 볼티모어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했으나,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리그 챔피언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1997년 월드 챔피언은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 말린스)였으며, 볼티모어가 마지막으로 월드 챔피언에 올랐던 시기는 1983년이었다.

볼티모어와 같은 메릴랜드 주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워싱턴은 2012년 이후 2년 만에 디비전 타이틀을 다시 가져왔다. 워싱턴은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이후 만년 지구 하위권에 그치다 2012년을 기점으로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워싱턴은 2012년 리그 1위로 진출했던 디비전 시리즈에서 와일드 카드였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맞아 탈락한 적이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달리고 있는 LA 에인절스도 18일 경기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5-0으로 꺾고, 지구 2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메이저리그 최하위 텍사스 레인저스에게 역전패하면서 남은 경기에 관계 없이 지구 우승이 확정되었다. 95승 57패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에인절스는 92승 60패를 기록하고 있는 볼티모어와 3경기 차이로 아직 리그 1위를 위한 경쟁이 남아 있다. 에인절스는 남은 10경기에서 충분히 시즌 100승에도 도전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클랜드는 제프 사마자의 8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116구) 역투에도 불구하고 9회초에만 무려 6점을 허용하는 대참사를 당했다. 오클랜드는 올 시즌 처음 116경기에서 72승 44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으나 이후 35경기에서 11승 24패로 30개 팀 중 가장 큰 하향세를 보이며 와일드 카드 사수도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현재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같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승차도 2경기 밖에 되지 않는다.

포스트 시즌 진출이 확정되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다른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경기들이 남아 있으며, 포스트 시즌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차지하기 위한 성적 유지의 목표도 남아 있다. 보통 우승이 확정된 다음날은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볼티모어는 주전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여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6-1로 꺾고 에인절스를 끝까지 추격하고 있다.

반면 내셔널리그 1위 워싱턴(87승 64패)은 전날 지구 우승을 확정짓고 나서 경기 내용과 관계 없이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었다. 덕분에(?) 애틀랜타는 전날 패배를 설욕하고 5할 승률로 간신히 복귀(76승 76패)했다. 애틀랜타는 최근의 급격한 추락으로 인하여 와일드 카드 경쟁권에서도 이미 멀어진 상태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전통의 강팀으로 군림하던 애틀랜타는 올 시즌 초반에 꾸준히 지구 선두를 달리다 후반기 급격한 부진으로 최근 15경기에서 4승 11패로 수직하강하며 개막전 패배 이후 17일에 처음으로 5할 미만 승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내셔널리그 2위 LA 다저스는 리그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에게 21안타를 맞고 16점을 허용하는 충격적인 패배(86승 66패)를 당했다. 류현진 대신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카를로스 프리아스가 0.2이닝 10피안타 8실점으로 무너졌는데, 다저스 선발투수가 1이닝도 못 채우고 10피안타를 허용한 사례는 1900년 이후 현대 야구사 이래 처음 있는 충격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각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고 다저스에 2경기 차 뒤진 내셔널리그 공동 3위(84승 68패)를 유지하며 각각 리그 와일드 카드 1위와 중부지구 선두를 지켰다. 카디널스는 최근 13승 5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2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역시 최근 10승 2패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피츠버그와 2경기 반 차를 보이는 밀워키가 이들을 따라 잡기는 힘겨워 보인다.

이제 포스트 시즌 남은 티켓 7장을 두고 8개 팀이 최종 순위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판도가 되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남은 3장을 놓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84승 68패), 오클랜드와 캔자스시티(각각 83승 68패) 그리고 시애틀 매리너스(81승 70패)가 각축을 벌이고 있는데, 이들의 운명을 공교롭게도 시즌 100승에 도전하는 에인절스가 쥐고 있다. 에인절스는 시즌 마지막 6경기를 오클랜드와 시애틀을 상대로 각각 3경기씩 치르게 된다.

내셔널리그에서는 다저스와 자이언츠, 카디널스와 피츠버그(81승 70패) 4개 팀이 최종 순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다른 경쟁 팀들이 서서히 멀어지는 상황이라 4개 팀 모두 충격적인 추락이 없는 한 탈락할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홈 어드밴티지를 조금이라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 최종 순위 경쟁에서는 이미 지구 우승을 확정지은 리그 1위 워싱턴까지 5개 팀이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의 운명은 23일부터 25일까지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치러지는 다저스와 자이언츠의 라이벌 3연전을 통하여 윤곽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메이저리그포스트시즌 가을야구경쟁 시즌막판순위경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