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희망' 손흥민의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손흥민의 소속팀 바이엘 레버쿠젠은 29일 모나코 그리말디포럼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서 벤피카(포르투갈)와 제니트(러시아) 모나코(프랑스)와 함께 C조에 속했다.

레버쿠젠 입장에서는 최상은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 만한 조편성이다. 3그룹에 편성된 레버쿠젠은 1,2그룹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벤피카-제니트를 만났다. 4그룹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AS 모나코와 한 조가 되었지만, 레알,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첼시 등 우승권 강호들을 피한 것을 감안하면 부담이 덜하다.

반면 확실한 절대강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은 맨유(잉글랜드)에 이어 A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레버쿠젠은 맨유에 두 번 모두 완패했으나 A조 최강이던 맨유가 최종전에서 샤흐타르를 잡아준 덕에 나머지 두 팀을 제치고 힘겹게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조별리그에 비하여 올해 레버쿠젠의 조편성은 '4중'으로 요약할 수 있다. 우승 후보는 없지만 뚜렷한 약체도 없을 만큼, 팀간 전력차가 크지 않다.

최근 몇 년간 라다멜 팔카오 등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한 모나코의 전력 향상이 가장 두드러지지만 올 시즌 초반 리그앙에서 1승 2패(17위)에 그치며 출발이 썩 좋지않다. 전통의 명문이었지만 불과 2년여 전만 해도 2부 리그를 맴돌다가 1부 승격 후 오랜만의 챔스 복귀라 경험 면에서도 불안요소가 있다.

벤피카와 제니트는 우승후보는 아니지만 모두 자국리그에서 전통의 명문이고 유럽클럽대항전 경험도 풍부한 단골손님이다. 레버쿠젠의 입장에서는 어느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매 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C조가 어쩌면 진정한 죽음의 조가 될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은 두 번째 챔피언스리그를 고대할 만하다. 지난 시즌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8경기나 출전했지만 득점없이 도움 2개를 올리는 데 만족해야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총 12골에 도움 7개를 작성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표였다. 레버쿠젠도 다소 아쉬운 경기력 속에 16강에서 파리 생제르망에 완패하며 조기 탈락했다.

올시즌은 초반부터 분위기가 좋다. 지난 시즌 승점 1점차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간신히 사수한 레버쿠젠은 플레이오프에서 코펜하겐(덴마크)를 물리치고 2년 연속 32강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1.2차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꿈에 그리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득점 포문을 열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입단 2년차를 맞이하면서 확실하게 팀의 주축으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분데스리가에서만 어느덧 풀타임 4년차인 데다 지난 여름 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으며 자신감과 경험이 더욱 성장했다. 전매 특허인 폭풍 같은 돌파와 정확한 슈팅은 경기를 거듭하며 점점 물이 오르는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약점으로 꼽히던 기복만 줄인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올시즌에는 병역 혜택을 노릴수 있던 아시안게임 출전 불발의 아쉬움을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적으로 만회하려는 의지가 클 수밖에 없는 손흥민이다.

한편 또 다른 한국인 유럽파 지동원이 속한 도르트문트는 아스날(잉글랜드), 갈라타사라이(터키), 안더레흐트(벨기에) 등도 D조에 편성됐다. 챔피언스리그 전통의 강자이자 올시즌 만만찮은 전력 보강에 성공한 아스널이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지만, 원정팀의 무덤으로 꼽히는 이스탄불을 홈으로 하는 터키의 명문 갈라타라사이 역시 만만치 않아서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지동원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분데스리가와 챔스 조별리그 초반까지는 경기에 나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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