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배우 오타니 료헤이(34)가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김한민 감독의 작품 속에서 더욱 진한 남성적인 매력을 드러내는 오타니 료헤이. 올 여름 대작인 <명량>에서 그는 왜군 병사 준사 역을 맡았다. 왜국의 병사였지만, 이순신 장군(최민식 분)을 흠모해 투항하고 조선의 편에 서게 된 인물이다.

한국에서 일한 지 올해로 딱 10년. 어느덧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게 된 것은 물론, 농담까지 썩 잘 하게 됐다. 잘생긴 얼굴과 부드러운 미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느 충무로 배우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유머러스함과 정감까지 갖추게 된 것은 물론이다. 아래는 천만 관객을 기대하고 있는 <명량>의 숨은 공신 중 한 명, 오타니 료헤이와의 즐거운 대담이다.  

"'명량' 김한민 감독, 실제 이순신 장군 같았다"

- 영화 <명량>이 개봉 7일째 600만 관객을 돌파했어요. 역대 최단 기간 600만 기록에, 곧 1000만 돌파로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세운다고 떠들썩합니다.
"사실 '영화에 몇 백만이 들었다' 하는, 스코어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관객이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았는지 아닌지에만 관심이 있죠. 하지만 당연히 천만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되니까 좋고, 모든 참여한 배우와 스태프가 고생했으니까 그 결과가 나오면 정말 행복할 것 같아요."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명량' 오타니 료헤이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실 때는 '이순신처럼 싸우겠다!'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거든요. 그 모습은 정말 이순신 같았고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좀 무섭기는 하지만…. (웃음) 든든하기 때문에 끝까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것 같아요." ⓒ 이정민


- 임진왜란 중 일어난 명량대첩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 일본인 배우로 출연하는데 부담은 없었나요.
"시나리오만 두고 봤을 때, 영화 속의 한 역할이라고만 생각했어요. 역사적으로 깊이 생각하진 않았는데 주위에서 오히려 '이 역할을 해도 괜찮은 거냐'고 물어봤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부담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가장 먼저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어요.

감독님께서 제가 맡은 준사가 일본 쪽에서 봤을 때는 배신자가 되는 인물이라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역할은 정말 매력적이고 멋진 캐릭터라고 설명해주셨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한일 양국의 가교가 될 만한 역할이니까 열심히 해보자'고 하셨어요. 감독님의 말씀이 저에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 김한민 감독과는 <최종병기 활> 이후 두 번째 호흡이네요.
"감독님은 정말 열정이 어마어마한 분이에요. 눈빛을 보면 영화에 몰입돼 있는 느낌을 받아요.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실 때는 '이순신처럼 싸우겠다!'는 열기가 뿜어져 나오거든요. 그 모습은 정말 이순신 같았고 그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어요. 좀 무섭기는 하지만…. (웃음) 든든하기 때문에 끝까지 믿고 따라갈 수 있는 것 같아요."

- <최종병기 활> 때보다 <명량>에서 더욱 눈빛도 좋아지고 연기적으로도 한 단계 성숙해 보이더라고요. 감독님이 칭찬은 안 해주셨나요?
"<최종병기 활>을 할 때는 정말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감독님이 '약하다' '아니다'라고 하셔서 어떻게 해야 하나 속상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이번에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려 주셨어요. '네가 한 것 중에서 가장 눈빛이 좋았다' '잘 했다' '오케이!'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저도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웃음)."

"'활'에 '명량'까지...이제 말 타는 건 자신 있다"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명량' 오타니 료헤이 "촬영이 끝나고 최민식 형님이랑 형수님이 일본 여행을 하신다며 '너도 그때 일본에 있지? 도쿄에서 보자'고 하셔서 도쿄에서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했어요.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저에게 너무 잘 해주셔서 감사해요." ⓒ 이정민


- <명량>은 대작으로 말도 타고 칼도 쓰고 바다도 가르는 등 스펙터클한 장면이 넘쳐요. 촬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체력적인 부분은 모두 다 같이 하는 거니까 힘든 것은 없었어요. 그리고 <최종병기 활>을 찍을 때 말도 워낙 많이 타서 말 타는 건 완전 자신 있어요. 손을 놓고도 잘 타요. 물론 <명량> 찍을 때 말에서 두 번 떨어지긴 했지만. (웃음) 다행히 안 다쳤고 말에 대한 두려움은 <최종병기 활> 때 이미 극복해서 무섭지도 않았어요.

칼로 하는 액션 신도 <최종병기 활> 때 워낙 많이 찍었고요. 액션도 재미있는 게 사실 처음에는 스턴트 배우들이랑 같이 처음에는 '하나, 둘, 셋' 하면서 합을 다 외워서 했거든요. 그런데 후반이 되면 다들 익숙해져서 서로 의논하면서 만들어가고 그래요. 기본적인 것을 다 아니까 나중에는 그 분들과 만들어 가는 게 오히려 더 재미있더라고요.

다만 가장 어려웠던 것은 대본에는 상세히 그려지지 않는데 모두 다 같이 나올 때, 제가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그게 어렵더라고요. 대본에 안 나오는데 알아서 움직여야 하는 동선이 많아서 그게 좀 어려웠어요. 하지만 그것도 주위 배우들과 물어보면서 해서 재미있었고 그러면서 또 우리가 하나가 됐던 것 같아요."

- <명량>에서 어떤 배우가 가장 잘 챙겨줬나요.
"다른 분들도 다 많이 도와주셨는데 이순신 역할의 최민식 형님이 정말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같이 나오지 않는 신이라도 우리 모두 배에 다 같이 있어야 했거든요. 일본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고요. 또 촬영이 끝나고 최민식 형님이랑 형수님이 일본 여행을 하신다며 '너도 그때 일본에 있지? 도쿄에서 보자'고 하셔서 도쿄에서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했어요.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저에게 너무 잘 해주셔서 감사해요."

"마음 속 감정 털어낼 수 있는 따뜻한 역할도 해 보고 싶어"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명량' 오타니 료헤이 "사실 주위에선 타국에서 고생했다고, '힘들었지?'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일 때문에 한국에 오기는 했지만 그동안 친구들도 워낙 많이 생겼고 여기서 생활을 주로 해서 외국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어요. 완전 제2의 고향이 된 것 같아요." ⓒ 이정민


국내에서는 모델로 데뷔해 CF로 얼굴을 알린 오타니 료헤이는 드라마 <소울메이트> <도쿄 여우비> <집으로 가는 길>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 <최종병기 활>을 통해 스크린에 진출했다. 이후 드라마 <히어로> <추적자> <구가의 서> 등 굵직한 작품에도 출연하며 경력 8년의 연기자로 거듭났다.

- 국내에서는 여러 작품을 통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는데요, 일본에서는 어떤가요.
"일본에서는 모델 활동만 잠깐 했을 뿐 아예 연기는 한 번도 안 했었고, TV에도 나온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 수출되고 나니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드라마를 보시고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영화제 등에 가면 일본 분들이, 한국 배우들과는 아무래도 소통이 어려우니까, 저에게 와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속 시원해 하시더라고요. 대화가 된다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됐나요.
"올해로 딱 10년이 됐어요. 드라마를 통해서 연기를 시작한지는 8년이 됐고요. 사실 주위에선 타국에서 고생했다고, '힘들었지?'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는 일 때문에 한국에 오기는 했지만 그동안 친구들도 워낙 많이 생겼고 여기서 생활을 주로 해서 외국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어요. 완전 제2의 고향이 된 것 같아요."

▲ [스타영상] '명량' 오타니 료헤이, "흥행 성공 기쁘고 뿌듯"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정민


- 연기자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면 많이 성장한 것 같은가요?
"하나도 느끼지 못 하고 있어요. 뭔가 해냈다는 건 전혀 없는 것 같아요. '아, 연기를 속 시원하게 잘 해냈다'는 느낌이 없어요. 아직 제 자신이 많이 부족한 것 같고 뭔가 제대로 한 것 같지는 않아요. 물론 한 작품이 끝나면 마무리하는 느낌에서 '아, 끝났다' 그런 건 있지만 늘 부족함이 많이 보이고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 어떤 작품, 어떤 연기를 하면 이런 연기적인 갈증이 다소 해소가 될까요. 
"<명량>에서는 아니지만 최근에 좀 차가운 역할을 많이 했어요. 이제 가족 이야기라든지, 마음이 뜨겁고 열정이 넘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인간미가 있는 역할이요. 제 안의 감정들을 다 털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일본 오사카에 계시는 부모님에게 드리는
오타니 료헤이의 편지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 <명량>에서 준사 역의 배우 오타니 료헤이가 5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타니 료헤이의 부모님은 모두 일본 오사카에 살고 있다. 그는 "어머니는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 한 번 오셨고 아버지는 한 번도 안 오셨다"라며 "하지만 아버지가 늘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내 기사를 검색하고 사진도 꼼꼼히 체크하신다고 전해 들었다. 부모님에게는 그게 또 하나의 기쁨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아버지, 가까이서 챙겨드리지 못 해서 늘 죄송한 마음이에요. 같이 못 있어서 그것도 미안하고…. 앞으로 더 잘 할게요. 무엇보다 아버지 술 많이 하시는데 건강 챙기셨으면 좋겠고요. 아버지는 제가 초대할 테니까 이번에는 꼭 한국에 오셔서 영화 <명량> 같이 봅시다!!! 꼭!"




명량 오타니 료헤이 준사 최민식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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