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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동성당에서 향린교회로 내려오는 골목길 2층에 자리잡은 티벳-인도 전문음식점 '포탈라'를 운영하는 민수(본명 텐진 델렉)씨와 이근혜씨 부부.
 2011년 <오마이뉴스> 인터뷰 당시 민수씨와 이근혜씨 부부의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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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네팔을 떠나 한국 땅을 밟은 건 17년 전이었다. 불법체류자 신분탓에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하루하루 보내던 민수씨(티베트명 라마 다와 파상·38)는 2006년 아내 이근혜씨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결혼이민(F-6) 자격으로 지금껏 한국에 머물렀다. 티베트음식점 '포탈라'를 운영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소설 <나마스테>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아이들이 자라 학교에 갈 때가 되면서 민수씨는 귀화를 결심했다. 서류와 면접심사는 큰 어려움 없이 통과했지만, 3월 12일 통보받은 결과는 '귀화 불허'였다. 법무부는 그의 '품행 미단정'을 불허 사유로 들었다. 2011년 식당 철거에 반대한 일로 민수씨가 지난 2월 벌금형(500만원)을 확정판결 받았고, 1997년 10월부터 2007년 1월까지는 불법체류자였던 점 등을 볼 때 품성과 행실이 바르지 않다고 했다. 민수씨는 법무부 결정이 부당하다며 법정싸움을 시작했다(관련 기사 : "아버지 목숨값 1억4천 날릴 판...막막하다").

25일은 1심 결과가 나오는 날이었다. 그런데 재판부(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판사 이승택)는 이날 민수씨에게 "선고를 9월 3일로 연기한다"고 알렸다. 그가 지난 22일에 신청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때문이었다. 민수씨는 자신의 귀화불허결정 원인인 국적법 5조 3호가 헌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내용을 판단해 본 뒤 9월 3일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판결은 이날 바로 나온다. 하지만 재판부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결정할 경우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소송 절차가 멈춘다.

민수씨 쪽 백신옥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선고 연기가) 나쁘게 보이진 않는다, 신중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품행단정'이란 말은 보기만 해도 뭘 의미하는지 알기 힘들다"며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예측가능성도 없는데다 시행령 등 하위 규정에 기준이 나오지도 않는다"고 했다. 특히 민수씨의 경우 갑작스런 철거위기로 항의집회에 나간 것인데, 외국인들은 이 모호한 규정 때문에 자신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자칫하면 퇴거대상이 된다는 점 역시 그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 2012년 '품행 단정'의 상세한 기준이 없어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법무부에 기준 마련을 권고했다.

'위헌법률심판' 기다리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강제 출국당할 수도"

그런데 재판을 마친 민수씨는 '선고 연기로 시간을 번 셈 아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하루 전 민수씨는 재판 관련 서류를 발급받지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갔다. 그는 여기서 '강제퇴거명령대상자'라는 얘기를 들었다. 벌금 500만 원 때문이었다.

출입국관리소 쪽은 일단 1~3심 판결문과 벌금납부확인서, 혼인관계증명서 등을 일주일 안으로 제출하라고 했다. 그 뒤 자신들이 판단해서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부인 근혜씨는 "(출입국관리소 쪽에서) 귀화 불허 취소소송이 중요한 게 아니다, 체류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더라"고 했다. 그가 강제 출국을 당하더라도, 소송은 고향 네팔로 돌아가서 진행하면 된다고 얘기했다.

백신옥 변호사는 출입국관리소의 판단 기준이 너무 자의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출입국관리소에 내부지침이 있는데, 이건 공무원들이 책상에 붙여놓고 자기들끼리만 아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재판에서 만난 출입국관리소 관계자가 그에게 '지침이 있는지 없는지 기억을 못하지만, 10만 원짜리 벌금형만 받아도 '죄질이 나쁘다'는 생각이 들면 퇴거시킨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백 변호사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며 "정말 기준이 불명확하고, 출입국관리소가 마음만 먹으면 눈 깜짝할 사이에 강제 출국당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단 명령대상자가 되면 무섭다"며 "민수씨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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