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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는 23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학교 1기의 성과를 짚어보고 2기의 과제를 점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혁신학교는 빛난다" 전교조는 23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학교 1기의 성과를 짚어보고 2기의 과제를 점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 이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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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1기의 성과를 평가하고, 2기를 전망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23일 오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혁신학교와 공교육패러다임 변화 토론회'를 열었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진보교육감 시대는 기회는 기회인데 매우 위험한 기회일 수 있다. 생명과 평화, 노동, 인권이라는 가치를 우리 교육체제에 어떻게 녹아들게 하고 실천할지 고민을 한다"며 "진보교육시대에 (혁신학교를)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형 혁신학교의 씨앗을 뿌린 곽노현 전 서울교육감은 "요즘 국민과 시민 역할 하기 정말 힘든 시대다. 그나마 희망을 찾는다면 혁신학교다. 오직 혁신학교만이 빛난다"며 "6·4 교육대첩의 일등공신은 혁신학교의 성공이었다"고 자평했다.

혁신학교 전국에 590개... 전체 학교의 9.6%

손동빈 전교조 학교혁신특위 집행위원장(신림중학교 교사)은 '혁신학교 – 1기 평가와 2기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혁신학교를 파일럿 스쿨(pilot school)과 허브스쿨(hub school)로 정의했다.

파일럿 스쿨은 공교육의 '정상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공교육의 내용변화와 발전이라는 전향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다. 허브스쿨은 자신의 학교를 명문학교로 만드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인근 학교의 발전을 함께 도모하는 학교로서, 혁신학교는 지역의 거점학교와 네트워크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고 손 위원장은 강조했다.

손 위원장에 따르면 혁신학교는 현재 전국적으로 강원과 경기, 광주, 서울, 전남, 전북 등 6개 지역에 모두 590개교가 문을 열었다. 혁신학교는 유치원(경기에 8곳)을 비롯해 초중고교, 특수학교(광주에 3곳)에 운영되고 있다. 혁신학교 비율은 전체 학교의 9.6%다.

손 위원장은 "혁신학교는 주로 공모형을 통해 지정되는 것으로 교직원과 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를 통해 지정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혁신학교의 양적 확대 목표 달성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밝혔다.

혁신학교 운영 '만족도 높다' 78.7%

혁신학교에 대한 학교 구성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교육청이 최근 발표한 2013년도 혁신학교 운영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8.7%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년(2012년)도에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75.2%)보다 3.5% 포인트 가량 높아진 수치다.

구성원별로는 교사들의 만족도가 85.5%로 가장 높았고, 직원(78.6%), 학부모(75.5%), 학생(75.2%) 등이 뒤를 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82.8%, 중학교 74.8%, 고등학교 73.4% 등의 순이었다.

손 위원장은 "혁신학교는 교사들의 자발성에 기초한 수업연구활동 등이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생활협약 등을 통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학교교육의 주체로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의 조사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전북의 연구결과, 혁신학교가 일반학교에 비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교사역량 강화와 민주적 협의 문화, 수업공동체 순으로 나타났다.

손 위원장은 "이런 점에서 최근 전북교육청이 교무회의 의결기구화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혁신학교의 성과를 일반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혁신학교, 일반고 위기의 새로운 해법"

백병부 경기도교육연구원은 '일반고 위기와 혁신학교'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일반고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성취압력을 높이고, 수월성을 중시하는 구패러다임과 학교혁신과 형평성을 중시하는 '신패러다임'으로 구분했다. 일반고 위기의 새로운 해법으로 '혁신학교'가 유효하다는 것이다.

백 연구원은 "혁신학교는 전통적인 학업성취의 손실 없이 대안적, 미래적 역량 개발에 성공했다"며 "혁신학교는 신패러다임에 입각한 해법을 제시해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상위권 학생들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백 연구원은 또 "따라서 혁신학교를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확대하면 '무늬만 혁신학교'로 고립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며 "혁신학교 확대는 중학교를 중심으로 확대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력 개념을 바꾸자"

천보선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혁신학교운동과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한국교육의 위기를 관료주의와 시장화의 결합에서 찾았다.

천 소장은 "1995년 교육개혁안은 기존의 암기 위주의 획일적 교육의 문제를 극복하겠다면서 시장화 패러다임을 도입했다. 20여년 가까이 지난 지금 완전한 실패로 판명됐다"며 "문제의 극복은커녕 오히려 관료주의와 결합하면서 한국교육을 더욱 기형화시키고 교육위기를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천 소장은 '학력'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발달이라는 교육적 관점에서 혁신학교가 학력증진에 더욱 효과적이지만, 발달적 성취가 아닌 '시험성적'을 기준으로 학력이 저하됐다고 폄훼되고 있다는 의미다.

천 소장은 "그러한 관점이 비교육적이고 비본질적임에도 잘못된 오랜 관행과 교육문화에 익숙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영향을 주고 있다"며 "결국 기존의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과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민정 북서울중학교 교사와 박인숙 서울형혁신학교학부모네트워크 공동대표, 신동하 교육희망네트워크 정책위원, 박이선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부회장, 박현숙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 등이 지정토론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는 이형빈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연구원(경희대 강사)이 맡아 진행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함께 싣습니다.



태그:#혁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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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입니다. 교육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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