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꼭두새벽부터 시작된 스케줄이 끝나는 시간은 하루를 꼬박 넘긴 오전 1시. 피곤할 법도 하건만, 정작 본인은 "'바쁘다' '힘들다'는 것을 의식할 겨를도 없었다"고 했다.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 KBS W <시청률의 제왕>, 스토리온 <렛미인 시즌4> 등에 출연하며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레이디제인의 이야기다.

레이디제인의 2014년 상반기는 유난히도 숨 가빴다. 그 시작은 지난 2013년 10월 <황금어장-라디오스타>였다. 솔직하면서도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주목받은 이후, 고정 프로그램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부지불식간에 이렇게 됐다"는 레이디제인의 말이 딱 맞았다. 스케줄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더니 여기까지 왔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제가 사실 이렇다 할 특색이나 개인기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나마 다른 프로그램의 여자 패널, 보조 MC와 비교한다면 나이가 조금 있는 편이잖아요. 제 나이에 걸맞게 사람 사는 이야기나 연애 이야기 등을 조금 더 자유롭고 솔직하게 할 수 있는 게 저의 유일한 장점인 것 같아요. 다행이라고 생각하죠."

"예능하면서 생각 조금씩 바뀌어...고민 많이 한다"

 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레이디제인 "사실 예전에는 'TV에 출연하기 싫어'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때마다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앨범을 만들지. 하고 싶은 것만 어떻게 하고 사냐'고 했죠. 처음엔 등 떠밀려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방송도 생각하는 것만큼 녹록한 일은 아니에요." ⓒ 이정민


대중이 기억하는 것은 '방송인'의 모습이겠지만, 레이디제인은 원래 가수다. 지난 2006년 허밍어반스테레오의 2집에 객원보컬로 참여했던 그는 밴드 아키버드, 티라미스로, 또 솔로 가수로 활동해왔다. "앨범은 언제 나오느냐"고 묻자 레이디제인은 "그게 참 딜레마"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에는 앨범을 내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 냈는데, 이제는 돈을 버니까 시간이 없다고 했다.

"아무래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의식해서 (고민)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제가 뭘 하고 있는 건지 잊을 것 같더라고요. 뭘 하려고 여기에 왔는지, 뭘 하는 사람인지 잊을 것 같아서요. 사실 예전에는 'TV에 출연하기 싫어'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때마다 회사에서 '돈을 벌어야 앨범을 만들지. 하고 싶은 것만 어떻게 하고 사냐'고 했죠. 처음엔 등 떠밀려서 (방송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방송도 생각하는 것만큼 녹록한 일은 아니에요."

 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레이디제인 "예전엔 가사를 쓸 때도 '나만의 메시지나 철학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지금은 대중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어요. 대중이 원하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쉬운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어렵다는 것을요." ⓒ 이정민


예능 이전에 음악을 했고, 홍대 인디신에서 주목을 받았던 레이디제인이다. '현실에 순응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는 새로운 활동을 통해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이해하게 됐다. 레이디제인은 "음악만 고집하는 사람들은 그것을 할 것이고, 조금 더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다면 TV에 출연할 것"이라면서 "십센치나 장미여관 등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기꺼이 망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앨범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원래 가진 유쾌함이 표출됐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방송을 하면서 음악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바뀌었어요. 예전엔 가사를 쓸 때도 '나만의 메시지나 철학을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물론 중요하죠. 하지만 지금은 대중성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어요. 대중이 원하는 것은 가장 편안하고 쉬운 것이면서, 동시에 가장 어렵다는 것을요. 제게 맞는 대중성은 어떤 모습이냐고요? 음...유쾌하고 발랄한 거요. 그런 것을 추구하고 싶어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지만...착하기만 하면 '편집'이죠"

 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언젠가는 메인 MC도 꿈꾼다는 레이디제인은 "그러려면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내공을 갖춰야 한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이정민


레이디제인은 방송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두고 "볼매"라고 칭했다. 단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볼수록 매력 있다'는 뜻이다. 착하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겠지만, 예능에서 레이디제인의 역할은 확실하다. 2~30대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때론 입바른 소리, 독한 소리도 해야 한다. 예전엔 '난 그런 사람 아닌데...'라는 생각에 부담을 느꼈다면, 이제는 기꺼이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많은 프로그램의 진행을 돕고 있지만, 레이디제인이 하고 싶은 프로그램은 시사·교양이다. 그는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는 있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진행도 해보고 싶다"면서 "음악 전문 프로그램도 좋다"고 미소 지었다. 지금은 보조 MC의 역할을 맡고 있지만, 언젠가는 메인 MC도 꿈꾼다. 레이디제인은 "그러려면 사람을 아우를 수 있는 내공을 갖춰야 한다"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수 레이디제인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레이디제인이 대체 누구야?"라는 대중의 질문에 답한 것이 올 상반기였다면, 하반기는 "레이디제인이 알고 보니 가수였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그녀. 방송인과 가수라는 두 가지 직업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합의점을 찾겠다고 했다. 노래하는 사람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얘기하는 사람도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순간순간 집중하고 녹아든다면 무대 위의 모습과 예능 속 모습이 확연히 달라 보이지 않을까요? 그런 그릇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레이디제인 로맨스가 더 필요해 용감한 기자들 렛미인 시청률의 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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