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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부산 금정구 시의원으로 출마한 옛 한나라당 후보가 실종된 상태에서 당선이 된 적이 있다. 뒤에 그 후보는 숨진 채 발견됐는데, '한나라당은 시체가 나와도 당선된다. 한나라당은 개가 나와도 당선된다. 허수아비도 한나라당이면 당선된다' 하는 말들이 근거 없는 소리가 아님을 입증하였다.

부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나 무소속으로 시의회가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민선 6기 부산시의회의 새누리당 이외의 시의원은 단 한 명(이성숙 민주당 비례대표)이고, 민선 5기에서도 역시 한 명(김영희 민주노동당 비례대표)이다. 1997년 첫 민선에서는 무소속 한 명(이송학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민자당 의원이었다. 최근 민선 5, 6기 때는 야권이나 무소속 시의원은 2%도 되지 않는 현실이다.

왼쪽은 손동호 후보와 오른쪽 김명석 후보이다.
 왼쪽은 손동호 후보와 오른쪽 김명석 후보이다.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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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새정치민주연합, 51세) 후보와 손동호(무소속, 48세) 후보 각각 부산 북구 제3선거구(금곡동, 화명2동)에 출마하였다. 부산광역시의회에 진출을 노리고 있다.

김명석(1963년생) 후보와 손동호(1965년생) 후보는 비슷한 연배이다. 두 후보는 북구시민네트워크 대표(손동호), 제6대 북구의회 의원(김명석)으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있는 편이다. 손동호 후보는 20년 경력의 시민운동가로 '부산6·4지방선거시민후보추천위원회'의 시민후보로 선정됐다. 김명석 후보는 4년간의 꾸준한 구의원 활동으로 어느 정도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김명석 후보
 김명석 후보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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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9시가 넘은 시간 김명석 후보와 동행을 하였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20년지기 친구와 함께 유권자들에게 인사를 하며 명함을 건네고 있었다.

"지난 4년간 북구의원으로서 활동하면서 지역에 할 일이 정말 많다는 것을 느꼈으나, 상위법령 및 시스템의 문제, 무엇보다도 북구의 열악한 재정문제 때문에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면서, 지역주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하려면 시의원이 돼야겠다고 결심하였습니다"라며 출마의 계기를 밝혔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해 일한 공로로 2012년 부산광역시 기초의회 장애인 정책 우수의원으로 선정되었음을 밝히기도 하였다.

"시예산의 적절한 분배를 통해 우리 지역에 필요한 예산이 아닐 때는 과감히 양보하여 부산시가 윈윈(win win)할 수 있는 시의원으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여야 간 상호 선의의 경쟁과 상생을 통한 부산균형발전이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재선이 확실시되는 북구의원에 만족하지 않고, 시의원에 도전을 하고자합니다"라며 기자와 헤어졌다.

손동호 후보
 손동호 후보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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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작년 12월쯤 '북구 심야버스 운행을 위한 서명'을 하는 현장에서 손동호 후보의 얼굴을 처음 보게 되었다. 그 후 화명 지하철역 근처에서 다시 보게 되었다. 우리 지역의 시의원 예비후보의 모습이었다. 한번씩 마주칠 때마다 질문을 했었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민후보가 뭐냐는 질문에 후보는 아래와 같이 답하였다.

"허울만 좋은 제2의 도시는 7조 원의 부채로 재정파탄의 도시입니다. 출산율 꼴지, 노령인구 급증, 인구의 역외유출에 공무원들의 징계는 솜방망이, 이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더 이상은 새누리당을 믿고 있을수는 없기 때문에 부산시민단체는 시민후보을 선정하였습니다. 시민후보추천위원회는 부산의 일당이 독식하는 구조를 깨트리고 실제적인 풀뿌리 자치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당공천이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시민단체에서 후보를 추천하였습니다."

시민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 27일 부산의 일당독점구조 타파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깃발로 내걸고 2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여 출범했다. 시민후보(부산시의원)로 박민성 사회복지연대 사무처장과 손동호 북구시민네트워크 대표를 선정했다.

손 후보는 선거비용 마련을 위해 손동호 펀드를 출시하였다. 선거비용 제한액 5000만 원을 모금 폭표액으로 하며, "높은 이자는 못 드리는 대신 추락하는 부산을 살리겠습니다"라며 펀드가입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새누리당이 아닌 시의원후보가 당선될지, 언제나처럼 우리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또 다시 증명될지, 나홀로 선거운동의 결과는 어떨지에 결과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2014 지방선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태그:#김명석, #손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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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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