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찰이 진도로 가던 세월호 유가족들을 미행하다 적발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유가족들은 "우리가 잠재적 범죄자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는 내용의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한 직후여서 파문이 예상된다.

19일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아래 가족대책위)에 따르면 가족 대책위 소속 30여 명의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7시 30분경, 전북 고창 고인돌 휴게소에 들렀다. 이들은 진도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 중이었다.

휴게소에서 한 유가족이 양복 입은 남자를 보고 아는 척을 했다. 이 유가족은 지난 9일, 청와대 행진 당시 마주친 경찰이라고 여기고 "경찰 아니냐, 여기 왜 왔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 남자가 부인했으나 다른 유가족까지 다가와 재차 따지자 안산 단원경찰서 정보과 정보관임을 인정했다.

또 이 휴게소에서 점퍼를 입은 한 남자가 한 유가족에게 다가와 "왜 치고 가냐"고 시비를 걸었다. 이에 사과를 했으나 유가족은 점퍼 입은 남자가 경찰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유가족은 앞서 적발된 경찰관에게 "점퍼 입은 사람은 경찰 아니냐"고 따졌고 그는 부인하다 결국 점퍼 입은 남자도 경찰이라고 털어놨다. 두 경찰관은 유가족들에게 "보호하러 온 것"이라며 해명했다.

"우리가 잠재적 범죄자냐"... 경찰, "유가족에게 사과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불법 미행이라며 격분했다. 경찰 신분을 밝히지 않고 왜 미행했는지 강하게 항의했다. 이후 김형기 가족 대책위 부위원장 등 일부 유가족들은 차머리를 돌려 안산 단원경찰서로 찾아가 이번 일에 대해 항의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으나 실종자 구조는 언급하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이에 안산의 유가족 30여 명은 진도로 이동해 실종자 가족들과 논의를 한 뒤 가족 대책위의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현장에 있던 유경근 가족 대책위 대변인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우리를 보호한다면 신분을 떳떳하게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미행한다는 것은 경찰이 우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통해 그동안 정부가 유가족들을 어떻게 대우했는지 보여준다"며 "앞에서는 좋은 소리를 하면서 뒤로는 이런 식의 행태를 보여왔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경운 안산 단원경찰서 정보과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유가족들에게 경찰 업무에 관해 협조할 일이 있을까 해서 동행하게 된 것"이라며 "유가족들이 갑작스럽게 내려가게 돼 미리 알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과장은 경찰 신분을 숨긴 것에 대해서는 "정보관들이 현장에서 당황하는 바람에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며 "미행이라고 오해를 빚은 것에 대해서 유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태그:#세월호 침몰사고, #유가족 미행, #경찰 미행, #단원경찰서
댓글45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