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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습시위 "무능정권 물러나라" '세월호 참사 관련 특검 실시'와 '무능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연행되었다.
▲ 대학생 기습시위 "무능정권 물러나라" '세월호 참사 관련 특검 실시'와 '무능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연행되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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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어버이날 오후 2시 15분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회원 150명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로 향했다. 경찰은 막아선다. 가려는 이와 막으려는 이들의 충돌. 그런데 10분 뒤, 양측의 대치를 뒤로 하고 세종대왕 동상에 8명의 대학생이 오른다. 긴박하게 자리를 잡는 학생들. 곧 플래카드가 펼쳐 진다.

"유가족을 우롱하는 박근혜는 물러가라"

짧지만 강렬한 찰나. 동상에 올라갈 때부터 경찰에게 강제로 끌려 내려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분 30초. 그러나 여운은 길었다. "이것이 국가인가?"를 물으며 "무능정부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그들의 외침은 두고두고 회자됐다. 민심을 대변한다는 정치인들이 무력하기 그지없을 때, 유가족의 슬픔과 분노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억눌리고 있을 그 때, 어찌 보면 무모했던 그들의 시위는 작지만 크게 벌어질 숨통이었다.

그들은 누구일까? 왜 그들은, 그들보다 훨씬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이들도 입밖에 꺼내기 주저하는 '대통령 퇴진'을 외쳤을까?

지난 11일, 서대문 인근 카페에서 세종대왕 동상 시위에 참여한 이종건 감리교신학대 도시빈민선교회 회장을 만났다. 여전히 앳돼 보이는 22살의 청년은 세종대왕 동상 시위 때 휴대용 확성기로 자신이 초안을 쓴 성명서를 읽어나간 이다.

'박근혜 퇴진'을 서슴없이 외쳤던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 단언했다. 이 사회를 제대로 바꾸는 일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그 이후의 대안을 만드는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확대일로에 있는 지금의 촛불시위도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 했다.

세종대왕 동상에 오른 8명의 청년들. 그들은 왜 동상에 올랐을까?

다음은 이종건 회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지속적으로 빈민운동...용산참사 때도 연대활동"

이종건 도시빈민선교회 회장 이 회장은 광화문 시위를 "무서웠지만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다고 기억했다.
▲ 이종건 도시빈민선교회 회장 이 회장은 광화문 시위를 "무서웠지만 할 수밖에 없었던 일"이었다고 기억했다.
ⓒ 손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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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자. 정체가 뭔가?
"우리는 감리교신학대학교에 있는 도시빈민선교회(도빈)라는 동아리, 사람됨의신학연구회(사신연)라는 학회 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이다. 도빈은 예전부터 빈민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용산 참사 때도 연대활동을 했고, 노숙인 거리상담 등의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재능교육 해고자를 위한 기도회를 주관하고 있다. 회원은 8명밖에 안 되지만 현실 참여의 역사와 전통이 있는 동아리다. 사신연은 삶으로 공부하는 것을 모토로 하는 신학 학습모임이다. 책으로 만난 공동체를 통해 '사람됨'이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를 향해 실천하고자 한다. 회원은 11명으로 알고 있다."

- 현실에 대한 깊은 관심이 세종대왕 동상 시위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들린다. 당시 시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면서 청와대로 가자고 했다. 왜 청와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건가?
"세월호 사고에 분노했을 때부터 청와대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유가족 분들, 실종자 가족 분들이 갖는 분노는 정당한 분노다. 그분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해 청와대로 가려 했는데, 경찰이 진도에서부터 막아섰다. 게다가 유족 사이에 사복경찰까지 배치하고 종북몰이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청와대로 가서 항의해야 했다. 당장 청와대로 가는 것은 안 될 테니 뭘 먼저 해야 할까 생각했고, 청와대 앞마당으로 불리는 광화문에서 국민들에게 호소하자고 뜻을 모았다. 국민들의 공감을 먼저 얻어야만 정말로 청와대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광화문이 매우 상징적인 공간이기도 하고."

- 왜 세종대왕 동상이었나?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세종대왕이 하신 말씀 중에 '백성의 분노는 정당하다'는 말이 있다. 통치자에 대한 분노는 어떤 것도 정당하다는 것이다. 문헌에도 나와 있다. 우리의 취지와 세종대왕의 말씀이 정말 딱 맞지 않나? 그런 점에서 수백 년 전의 왕만도 못한 대통령, 전혀 민주적이지 않는 대통령에게 우리의 목소리를 전하는 장소로 세종대왕 동상만큼 적절한 곳이 또 없었다. 처음부터 세종대왕 동상을 목표로 계획한 시위는 아니지만 청와대로 가자는 목소리를 어디서 외치면 가장 좋을까를 고민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의견이 모아졌다."

- 짧은 시간 동안 일사불란하게 사다리를 타고 동상 위에 올라가 플래카드를 펼치고 성명서를 뿌렸다. 그리고 휴대용 확성기로 낭독하고. 매우 조직적인 움직임이었는데 전에도 이런 시위를 많이 해봤나?
"아니다. 이런 기습시위는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이번처럼 조직적인 시위도 처음이다. 사실 사다리에 오를 때는 떨어질까봐 무서웠고, 일단 (내가)올라가고 나니 다른 사람들이 올라와 보지도 못하고 연행될까봐 두려웠다. 그런데 일단 올라가니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는 필요한 만큼 준비했고, 준비한 대로 외쳤을 뿐이다."

- 동상에 오를 때부터 모두 끌려 내려올 때까지 걸린 시간은 6분 30초 정도에 불과했다. 끌려 내려오고 나서는 어땠나?
"시간이 짧아 성명서도 다 읽지 못했다. 끌려가면서도 마지막까지 떠오른 말은 사전에 친구들과 이번 시위에 대해 논의하고 밥 먹으면서 늘 했던 말들이었다. '박근혜 퇴진, 유가족 요구안 수용하라, 청와대 가자'였다. 연행되면서도 그 세 가지 말만 계속 외쳤다."

- 이런 시국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준비하면서 무섭지는 않았나?
"물론 무서웠다. 후배들 걱정도 되고. 그러나 무서운 건 어쩔 수 없다. 무서웠지만 했다. 이 시위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보니 무서워도 안 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금의 민주주의도 누군가 무서움을 이기고 싸워서 이루어진 것 아닌가? 앞으로의 민주주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무서움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한 시대다."

"우리의 배후가 누구냐고?"

팔 꺾인 채 연행되는 대학생 '세월호 참사 관련 특검 실시'와 '무능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연행되었다.
▲ 팔 꺾인 채 연행되는 대학생 '세월호 참사 관련 특검 실시'와 '무능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감리교신학대 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에 올라가 기습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강제연행되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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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행되고 어디로 갔나?
"처음에는 종로서로 갔는데 다 수용할 공간이 없어서였는지 여기 저기 돌다가 동대문서로 갔다. 유치장으로 가기 전에 진술서를 썼다. 두 차례 진술서를 쓰는 데에만 8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모두 묵비권을 행사했다. 32시간 만인 10일 새벽 1시 즈음 차가 끊기니 내보내 주더라.(웃음)"

- 밖에서는 응원과 지지가 굉장했다. 유치장에 있을 때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나?
"이렇게 기사가 크게 나고 뜨거운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는 짐작조차 못했다. 면회 오시는 분들이 '밖에서 많이 지지한다, 공감해 하더라'라고 했을 때는 그냥 우리에게 용기를 주려고 한 말이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나와서 보니 정말 많은 분들이 지지해 주더라. 솔직히 기분도 좋았다.

댓글도 열심히 봤는데, 사이트마다, 언론사마다 논조가 달랐다. 반대하시는 분들의 주장은 주로 '너희가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는가'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월호 문제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문제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

- 함께 연행되었던 친구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아직도 연락이 안 되는 친구들도 있다. 10일 자정 즈음에 형사들이 유치장에 들어와서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주고 휴대폰을 모두 가져갔다.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SNS를 보겠다고 써 있더라. 처음에는 주동자가 누구냐고 묻다가 배후세력이 누구냐, 윗선 단체가 있지 않느냐고 집요하게 물었던 것을 보니 휴대폰을 조사해서 배후를 찾겠다는 것 같았다. 내 휴대폰은 시위 현장에서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누가 주워서 갖다 줬다. 그래서 내 휴대폰과 다른 친구 한 명의 휴대폰만 살아있다."

- 배후가 있나?
"없다. 순수하게 우리들만의 생각으로 계획했고 실행했다."

- 일각에선 '종북세력'이라고 주장할 듯도 한데, 어떻게 생각하나.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종북이 무엇을 말하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북한이랑 연결되어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을 반대하면 종북인가? 북과 연계되어 있는 것이 종북이라면 우리와는 거리가 멀다. 비슷한 단체와 관련되어 있는 곳도 전혀 없다. 우리는 다들 전도사이고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다.(웃음) 경찰들도 자꾸 우리의 배후를 묻는데, 굳이 배후를 밝히라면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하나님 말씀이다."

- 벌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데, 감당은 되나?
"시위를 준비하면서도 벌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벌금은 내지 않을 생각이다. 정식 재판을 청구할 것이다. 이런 일을 벌였다고 연행한 것도 이해가 되지 않고, 해야 할 말을 막는 것도 억압이다. 벌금형에 동의할 수 없다. 물론 우리 모두의 생각은 아니다. 부모님들 문제가 걸려 있다. 심각한 것은 가족 문제다."

- 집에서는 어떤 탄압이 진행되고 있나?
"어떤 친구는 유치장에서 나오자마자 고향에 끌려갔고, 집에서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아예 전화를 꺼두고 있는 친구도 있다. 가장 큰 탄압을 받고 있는 친구는 용돈이 완전히 끊겨 버린 친구다.(웃음) 물론 '잘했다'고 지지해 주시는 부모님도 있다. 나는 어머니는 걱정하시지만 아버지는 잘했다고 응원해 주셨다."

- 신학대생이라 교단차원의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지 않나?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감리교단 차원에서 적극 지지해줬다. 학교나 교단 차원의 불이익은 전혀 없을 것이다. 물론 길게 보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박근혜 퇴진은 끝이 아니라 시작"

- 성명서를 보니, 세월호 사건의 근본적 원인을 '공공재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걸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인 규제들을 철폐'한 것에서 찾고 있다.
"세월호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 이명박 정권이 박근혜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계속된 규제완화가 국민의 목숨을 자본과 맞교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사건만 봐도 선장조차 비정규직이었다. 생명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아야하는 직업도 비정규직이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말이 되나? 이런 상황에서도 노동 유연화를 말하는 박근혜가 세월호 사고에서 정말 자유롭나?"

- 그런 구조적인 원인은 물론이거니와 구조작업도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우리 세대는 대형 참사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해야할 기관들이 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있다. 그 기관들이 잘 연계하면 최소한 단 한명이라도 구조할 수 있었는데 구조자가 0명이다. 기관들이 국민의 질타를 두려워하고 상부에서 눈치도 많이 주고, 현장 중심의 구조활동이 보장되지 않았다. 위계적이고 계급적인 우리의 현실이 그대로 나타났다. 앞으로 어떤 사고가 나도 저런 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결국 정부 책임이다."

-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인가? 그것이 해결책인가?
"아니다. 시작이다. 퇴진한다고 해서 그 다음 대통령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 그 첫 번째 단추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다. 퇴진의 의미는 청산이다. 어떻게 청산해도 (세월호 사건은) 아픔으로 남을 것이고 아파하겠지만 국민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구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통한 청산이다. 모든 것을 자본으로 가치 환산하는 사회, 안전하지 못한 사회에 계속 아이들을 노출해야 하는 것 등 꼬리를 무는 문제들은 여전히 남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한 후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박근혜 대통령이 나온다. 그래서 대통령 퇴진은 시작일 뿐이다."

- 하지만 야당 등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에 힘을 실지는 않고 있다.
"야당이 대통령 퇴진을 말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런데 야당은 정치집단이다. 정치적이어야 한다. 그러라고 세금 내고 뽑아 준 것 아닌가? 작금의 사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국민의 뜻이 무엇이냐를 봤을 때 박근혜 대통령 퇴진밖에 답이 없다. 말을 못하는 이유는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릴까 두렵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치집단이 정치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존재 이유가 없다. 감정에만 호소하는 정치집단이라면 왜 필요한가?"

- 정치권이 너무 소극적이거나 기회주의적이라는 비판은 계속 있어 왔다. 그렇지만 정치권 말고도 별다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촛불시위도 확대되고 있지만 과연 촛불시위만으로 될까 싶은 걱정도 있다.
"10일 '국민촛불'에서 친구 한 명이 '촛불로는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기 위안으로는 안 된다. 촛불이 시작일지언정 마지막이어서는 안 된다. 촛불이 마지막이라면 세종대왕 동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그동안 많은 촛불을 봤다. 정부 앞에서, 지금 우리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대상 앞에서 우리의 의견만 표명하는 것으로는 어떤 진전도 없다. 세월호 희생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행동 세월호 참사 25일째인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문화광장에서 학생,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행동'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모습이 모니터에 비치자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행동 세월호 참사 25일째인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문화광장에서 학생,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진실을 밝히는 국민촛불행동'이 열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생전 모습이 모니터에 비치자 참가자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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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이 시작이면, 다음은 뭔가?
"뭐가 다음인지는 모른다. 우리는 촛불 세대다. 촛불 다음에 뭐가 있을지는 솔직히 모른다. 그러나 우리끼리 위안을 삼는 운동은 한계가 분명하지 않나? 촛불로 시작해서 촛불로 끝나지 않았으면 싶다. 뭔가 대안을 찾아보려는 시도를 계속해야 한다. 우리가 동상에 오른 것도 촛불 다음을 찾아보려는 시도였다."

- 아직 대안의 모습이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상당한 자극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응원해 준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나?
"동상에 오르면서 하고 싶었던 말과 같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 다 알고 있지 않나? 성명서에 유령이 가득하다고 썼다. 우리의 분노와 억울함, 슬픔이 실체 없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실체화 되지 않고 있다. 조금씩 촛불로 실체화가 시작되고 있다. 어서 거리에 사람들이 넘쳐났으면 좋겠다. 거대한 분노가 모이면 어디로 향할지 분명해질 것이다. 거리로 나오라. 같이 청와대로 가자."

- 또 다른 계획을 세운 것이 있나?
"아직 계획이 없다. 있어도 말하지 않겠지만.(웃음) 집회에 가서 원래 했던 대로, 동상에 오르기 전에 했던 것처럼 연대하고 우리 깃발세우고 해야 할 말을 해나갈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간다는 이종건 도빈 회장은 수줍음을 많이 타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그러나 세종대왕 동상 시위와 세월호 사고에 대한 의견을 밝힐 때는 눈빛이 바뀌었다. 그 눈빛은 확신을 가질 때 나오는 것이었다. 세상의 부조리, 부당한 것에 대한 저항의 정당성을 깊게 신뢰하고 있었다.

어찌 보면 동상에 오른 것은 아무 것도 아니다. 술에 취해 오를 수도 있고, 장난삼아 한 번 올라가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자기 행동에 대한 확신의 눈빛을 가진 이들이 오른 동상은 더욱 우뚝 솟는다. 아직 확신이 없는 이들이 확신을 갖게 만들 정도로 우뚝 솟는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 동상은 가야할 길을 알려 주는 지표가 된다.

거짓과 부정, 권모와 술수가 난무하는 시대에 작은 확신이 큰 길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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