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퀄리트 스타트를 기록하고도 시즌 4승을 올리지 못했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서 6이닝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패전의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 왔지만 7회말 타선이 동점을 만들면서 패전을 면했다. 전날까지 1.93이었던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12로 소폭 상승했고 경기는 연장 접전 끝에 필라델피아가 3-2로 승리했다.

위기관리능력 뽐내던 류현진, 5회 위기에서 2실점

다저스는 22일 경기에서 필라델피아에게 0-8로 완패를 당했다. 물론 선발 매치업에서는 다저스의 폴 마홀름이 필라델피아의 클리프 리에게 뒤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 점도 내지 못하고 패한 것은 생각해 볼 문제다(실제로 다저스는 최근 7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7득점에 그치고 있다).

우완 A.J. 버넷을 상대하는 다저스는 칼 크로포드와 야시엘 푸이그를 테이블세터로 배치하고 한동안 1번으로 나서던 디 고든을 7번으로 내렸다. 반면에 필라델피아에서는 작년 시즌 류현진에게 연타석 홈런을 터트렸던 체이스 어틀리를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세월호 희생자 추모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1회 어틀리가 빠진 필라델피아의 상위 타선을 상대로 단 9개의 공만을 던지며 땅볼 3개로 가볍게 요리했다. 지난 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개막전과는 달리 자신 있는 투구가 돋보였다.

다저스는 1회 1사 후 푸이그의 2루타로 기회를 잡았지만 중심 타선인 헨리 라미레즈와 맷 켐프가 나란히 삼진으로 물러나며 선취점을 얻지 못했다(애드리안 곤잘레스는 볼넷 출루).

2회초 1사 1,2루의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3회에도 버넷과 벤 르비어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미 롤린스를 루킹삼진, 말론 버드를 병살로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4회에도 1사 후 카를로스 루이스에게 3루타를 허용했지만 제이슨 닉스를 3루땅볼로 유도하며 홈에서 루이스를 잡아냈다. 이어 프레디 갈비스마저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5회의 흐름도 3회와 흡사했다. 버넷과 벤 르비어의 연속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은 것. 하지만 이번에는 1사 후 버드에게 1타점 2루타, 라이언 하워드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점을 내주고 말았다. 류현진으로서는 19이닝 만에 허용한 실점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5회말 곧바로 추격의 점수를 올렸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류현진의 기여도 있었다. 다저스는 팀 페데로위치의 2루타와 류현진의 보내기 번트, 크로포드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곧바로 한 점을 만회했다.

5회 다소 흔들렸던 류현진은 6회 7,8번을 잘 처리하며 이닝을 무난히 마치는 듯 했지만 2사 후 투수 버넷에게 3번째 안타를 맞고 말았다. 이어진 르비어까지 안타를 치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롤린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다저스는 중심타선으로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나면서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날렸다. 6회까지 10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7회부터 마운드를 크리스 위드로에게 넘겼다.

경기 내내 빈공에 시달리긴 했지만 다저스 타선은 역투한 류현진을 패전 투수로 만들진 않았다. 다저스는 7회말 공격에서 고든의 발로 만든 2루타와 3루도루로 만든 2사 3루 기회에서 대타 저스틴 터너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8회부터 본격적인 불펜싸움을 이어가던 양 팀은 연장 10회초 도미닉 브라운의 결승타에 힘입어 필라델피아가 3-2로 승리했다. 다저스는 결승점을 내주는 과정에서 크로포드와 라미레즈가 충돌하며 주자를 2루까지 출루시키는 어이없는 실수는 저지르고 말았다.

8개의 땅볼 유도하며 실점 최소화, 득점 지원 아쉬워

6이닝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회를 제외하면 한 이닝에 2명 이상의 주자를 내보냈고 빠른 공의 구속도 90마일(시속 145km) 언저리에 그쳤다. 많은 피안타 갯수와 매회 위기를 맞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분명히 류현진의 구위는 썩 좋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현진은 5회를 제외하면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아내며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18개의 아웃카운트 중에서 8개의 땅볼을 유도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5일 휴식 후 등판한 경기에서 최고의 구위를 뽐내는 류현진이 4일 밖에 쉬지 못하고 나선 경기에서 이 정도의 투구내용을 보여준 것도 고무적이다. 류현진의 몸이 빡빡한 메이저리그 일정에 적응해 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다만 1번타자 르비어와 투수 버넷에게 각각  3안타를 맞았던 부분은 류현진이 더욱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류현진은 작년 시즌에도 특정타자에게 집중타를 맞으며 고전한 바 있는데 이런 약점을 올 시즌까지 이어갈 필요는 없다.

문제는 다저스의 답답한 타선이다. 전날에도 클리프 리의 구위에 막혀 무득점에 그쳤던 다저스 타선은 이날도 류현진을 전혀 돕지 못했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2경기에서 마운드에 있는 13이닝 동안 득점지원을 3점밖에 받지 못했다.

홈에서 5경기를 치른 다저스는 아직도 다저스타디움에서 5연전이 남아있다. 등판간격이 바뀌지 않는다면 류현진은 오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경기에서 4월의 마지막 등판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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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LA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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