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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메콩강변 유흥가에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시골에서 올라온  여성들이 많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메콩강변 유흥가에는 가난을 벗어나고자 시골에서 올라온 여성들이 많다.
ⓒ 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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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17살 소녀 다라 케오(Dara Keo)는 어렸을 때 친엄마의 강요에 의해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한 남자에게 자신의 처녀성을 팔아야 했다. 그녀의 나이는 불과 12살이었다. 케오의 엄마는 '하루에 고작 1달러를 버는 상황에서 죽은 남편이 남긴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한 어쩔 수 없는 극단적인 선택이었다'고 항변했다."

지난달 31일, 영국 인터넷 매체인 <메일 온라인>은 캄보디아 소녀 다라 케오가 여성지인 <마리 클레어>와 한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눈이 휘둥그레질 일이지만, 캄보디아에서 어린 여성의 처녀성을 팔고 사는 문제는 큰 이슈가 안 된다. 물론 산업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수도 프놈펜 등 대도시에선 어린 여성의 처녀성을 사고파는 게 금기처럼 여겨지는 분위기다.

케오는 엄마의 강요에 의해 처녀성이 팔리기로 결정된 날, 한 부패한 의사에 의해 처녀막이 온전한지 여부를 검사 받았다고 한다. 그녀의 처녀성을 사려는 고객이 혹시나 그녀의 처녀성을 의심하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그 후로도 케오는(빚쟁이로부터 케오를 넘겨받은 브로커들의 강요로) 여러 차례 처녀막 재생수술을 받아야 했다. 브로커들이 그녀를 숫처녀로 속여 여러 차례 되팔려고 했기 때문이다. 

기사에 따르면 케오는 자신을 산 한 남자에 의해 끌려갔던 때를 회상하며 "나는 (호텔에) 감금된 채 그와 함께 머물러야 했고, (그는) 일주일 동안 콘돔도 없이 나를 수없이 강간했어요..."라고 말했다.

케오를 산 남자는 캄보디아의 유명 정치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케오와 그녀의 어머니는 그의 이름을 밝히기 꺼려했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몹시도 고통스러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팔려간 지 일주일 만에 결국 그녀의 몸은 멍들고 찢기는 등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리고 그 후로도 거의 2주 동안은 걷지도, 소변도 제대로 누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딸 처녀성 팔고 부모들이 받는 돈, 1500달러

학교가는 어린 소녀 앞으로 가라오케 간판이 보인다. 오늘날 어린 소녀의 처녀성을 팔고 사는 문제는 적어도 동남아의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에는 그리 특별한 이슈거리가 되지 못한다.
 학교가는 어린 소녀 앞으로 가라오케 간판이 보인다. 오늘날 어린 소녀의 처녀성을 팔고 사는 문제는 적어도 동남아의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에는 그리 특별한 이슈거리가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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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 나라의 십대 소녀들은 종종 '처녀성'을 사려는 돈 많고 힘 있는 남자들의 주요 타깃이 되곤 한다. 힘 있는 자들 중에는 놀랍게도 고위공무원들과 경찰들도 있다. 전문브로커가 개입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웃주민이 일종의 중개수수료를 받고 어린 소녀들을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다. 고객도 내국인에 한정되지 않는다.

캄보디아 교민 이태영씨도 몇 년 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이씨는 5년 전 쯤 앙코르와트에서 멀지 않은 톤레삽 호수 주변에 살던 한 중년여성으로부터 이와 비슷한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엔 충격이 너무 심해 그녀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중에 또 다른 현지 이웃으로부터 그 중년여성이 브로커로 나서서 이웃집 딸아이의 처녀성을 어떤 남자에게 600달러에 팔아주었다는 소문을 듣고서야, 과거 그 여성이 자신에게 한 말이 진심이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통상 딸의 처녀성을 팔면, 부모들은 대략 1500달러 정도를 받는다고 전해진다. 우리 돈 160만 원 정도다. 캄보디아 봉제공장 근로자의 한 달 최저 임금이 100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소 2~3년 이상을 꼬박 저축해도 모을까 말까 한 큰 돈이다. 당시 케오의 엄마는 빚쟁이에게 시달릴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변명했다. 그래서 딸의 처녀성을 파는 대가로 500달러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앞서 케오의 사례를 보도한 영국 매체는 "케오의 경우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다른 수천여 명에 이르는 캄보디아 소녀들의 처녀성이 해마다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 이익 위해 아이들 존재한다는 인식 있어"

딸의 처녀성을 파는 것에 대해 큰 죄악으로 여기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가난과 빚 때문에 딸의 처녀성을 팔라는 유혹에 쉽게 빠지는 부모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딸의 처녀성을 파는 것에 대해 큰 죄악으로 여기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가난과 빚 때문에 딸의 처녀성을 팔라는 유혹에 쉽게 빠지는 부모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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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런 상황에 처한 어린 소녀들이 부모를 많이 원망하거나 분노를 쏟아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케오 역시 자신이 겪었던 평생 잊지 못할 악몽에 대해 "그저 슬프게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메일 온라인>은 전했다.

이런 이해하기 어려운 심리상태에 대해 응제 티(Nget Thy) 캄보디아 어린이 인권보호센터 대표는 <메일 온라인>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캄보디아인들의 사고방식 때문"이라며 "즉, (캄보디아) 아이들은 자신을 길러준 부모에게 은혜를 되갚아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인권단체 리카드호(Licadho)의 치브 켕 풍(Dr. Chhiv Kek Pung) 회장 역시 이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성 착취 행위를 악용하려는 셀 수 없이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있고, 관련 법 규정도 너무 취약하다"라며 "현재로서는 이러한 악습적 범죄가 쉽게 박멸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캄보디아 내 수십여 개에 이르는 국제 NGO단체들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위험에 빠진 소녀들을 구하기 위해 미용교육이나 컴퓨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성 착취의 위험에 빠져 있을 캄보디아 10대 소녀들을 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법규를 강화하더라도 딸의 처녀성을 파는 것을 큰 죄악으로 여지기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는 이상, 캄보디아 사회 전체에 만연한 이런 범죄는 완전히 사라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태그:#캄보디아, #박정연, #CAMBODIA, #PHNOM PENH, #캄보디아 성매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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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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