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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동편에서 어린이 만화 <타요타요>의 타요 캐릭터 랩핑을 한 서울 시내 버스가 서 있다.
▲ 활짝 웃는 '타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동편에서 어린이 만화 <타요타요>의 타요 캐릭터 랩핑을 한 서울 시내 버스가 서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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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민한 게 타요 캐릭터들의 '눈'이었습니다. (버스 헤드라이트 위치 때문에) 눈을 어디에 붙이냐가 제일 어려운 문제였어요."

'꼬마버스 타요' 시내버스(아래 타요버스) 아이디어를 처음으로 제안한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의 말이다. 버스에 붙일 캐릭터 이미지를 출력한 후에도 하루 종일 버스 앞에 서서 '눈을 어디에 붙여야 가장 예쁠까'를 고민했단다.

임진욱 대표는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눈과 입 모양만 잘 표현되면 전체적으로 실제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면서 이같이 털어놨다.

임 대표의 '세심한' 고민 때문일까. 실제 캐릭터와 매우 흡사한 타요버스가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 속 캐릭터들이 브라운관에서 튀어나온 듯했다. 아이들에게도 인기 폭발이다. (관련기사: "'타요' 못 탔다고 울고 불고... 대구에서도 올라온다")

타요버스를 최초로 구상한 임 대표는 수 년 전부터 이러한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아이디어 제안과 더불어 버스 기획·제작 작업도 그가 대부분 도맡아 진행했다.

그는 "꼬마버스 타요가 2006년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일반 시내버스에 캐릭터를 입히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마침 서울시에서 아이디어를 물어와 제안했고, 바로 'OK' 사인이 떨어져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타요버스를 만들게 됐다는 임 대표는 "이 정도까지 아이와 부모들이 관심을 가져줄지 상상 못 했다"면서 "앞으로 버스 내부도 캐릭터로 꾸며 아이들에게 더욱 친숙한 시내버스를 만들어 보겠다"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타요버스 말고도 서울시가 최근 시행하기 시작한 '버스 돌출형 표지판'을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버스 앞문이 열리면 번호판이 측면으로 펼쳐져 바로 노선번호를 볼 수 있도록 한 게 바로 그의 '작품'인 것이다. 이외에도 '장애인 전용버스', '버스 미술관' 등도 전부 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일간지 사진기자 출신인 임 대표는 "일하고 공부하면서 배우거나 생각한 것들을 버스라는 '도화지'에 구현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앞으로도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타요버스, 버스 '앞면' 디자인 바뀐 덕분에 가능했다

꼬마버스 타요 시내버스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
 꼬마버스 타요 시내버스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임진욱 동아운수 대표.
ⓒ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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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요버스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타요버스 제작 과정을 담은 사진
ⓒ 꼬마버스 타요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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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요버스 아이디어를 어떻게 내게 됐나.
"2006년 꼬마버스 타요 캐릭터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이거 괜찮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도 버스를 타요 캐릭터처럼 만드는 걸 생각해봤지만, 그때는 버스 구조상 작업하는 게 불가능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현대자동차·대우자동차에서 나오는 버스 앞면 모양이 바뀌기 시작했다. 앞면이 평평해졌기 때문에 타요 캐릭터의 눈·코·입을 붙여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곧바로 캐릭터 제작사인 아이코닉스 김종세 상무를 만나 같이 타요버스를 만들어보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저작권이나 비용 등이 문제였다. 버스회사 대표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때마침 서울시에서 '2014년 대중교통의 이용의 날을 맞아 진행할 행사가 없을까'라고 물어왔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 타요버스 아이디어를 말씀드렸다. 서울시에서도 'OK' 사인을 내렸다. 그때부터 아이코닉스 쪽과 같이 '꼬마버스 타요' 시내버스 4대를 만들기 시작했다."

- 타요버스 제작 작업에도 직접 참여한 건가.
"저랑 아이코닉스 둘이서 거의 모든 제작 과정에 참여했다. 아이코닉스는 캐릭터 디자인 등을 제공했고, 저는 이걸 버스에 어떻게 붙일지 기획하는 작업을 맡았다."

- 타요버스를 만들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가장 고민한 게 타요 캐릭터들의 '눈'이었다. 눈을 어디에 붙이냐가 제일 어려운 문제였다. 버스 헤드라이트 위치와 캐릭터 눈 간격을 맞추는 작업이 매우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캐릭터 이미지를 출력한 다음에도 하루 종일 버스 앞에 서서 '눈을 어디에 붙여야 가장 예쁠까'를 고민했다. 눈과 입 모양만 잘 표현되면 전체적으로 실제 캐릭터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또 원래는 실제 캐릭터와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버스 유리창도 이미지로 전부 가렸었다. 그런데 버스운행규정 등에 걸린다는 지적이 들어와 개시 행사 하루 전날에 다시 전부 떼어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게 지금의 타요버스다. 2주 만에 이 모든 작업을 끝마쳤다."

- 타요 캐릭터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있나.
"그냥 좋다. 버스 모양의 캐릭터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면, 대중교통인 버스 이미지도 친숙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타요버스를 만들지 못했을 때도 캐릭터 홍보 차원에서 우리 회사 버스 위쪽에 '머리띠'처럼 타요 캐릭터를 붙여 운행토록 했다."

타요버스 제작비 1대 300만 원... "확대운행, 비용문제 해결이 우선"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동편에서 어린이 만화 <타요타요>의 캐릭터 랩핑을 한 서울 시내 버스. 위에서 부터 타요, 라니, 로기, 가니.
▲ 서울 한복판에 나타난 <타요타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광장 동편에서 어린이 만화 <타요타요>의 캐릭터 랩핑을 한 서울 시내 버스. 위에서 부터 타요, 라니, 로기, 가니.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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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요버스를 향한 시민 반응이 폭발적이다. 예상했나.
"깜짝 놀랐다. 이 정도까지 아이와 부모들이 관심을 가질 줄은 몰랐다.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 서울시는 타요버스를 계속 운행해달라는 시민 요청에 따라 확대 운행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 그래도 어제(30일) 박원순 시장님과 타요버스와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서울 시내버스 100여 대 정도로 확대해보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비용 문제를 무시할 수 없다. 4대를 만드는 데 제작비만 1200만 원이 들었다.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아이들이 버스를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버스 옆면 광고는 그대로 두고 앞면만 타요 캐릭터로 바꾸는 식의 방법을 고민 중이다."

- 타요버스 확대 운행을 대비해 따로 진행 중인 작업이 있나.
"현대차에서 나온 버스에 타요 캐릭터를 입히는 작업을 시도 중이다. 지금은 대우에서 나온 버스 4대에만 타요 캐릭터 작업을 한 상태인데, 사실 서울 시내버스 차종의 80%는 현대차다. 현대차 버스에 어울리는 타요 디자인을 찾으면 바로 이미지를 부착해볼 계획이다.

또한 지금 나온 타요버스는 내부가 꾸며지지 않은 상태다. 아이들에게 더 큰 즐거움을 주기 위해 '타요 캐릭터 음성 안내방송 서비스'나 '캐릭터 전시' 등의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버스 안에 탔을 때도 실제 캐릭터를 만난 것처럼 친숙한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

- 타요버스 외에도 그동안 '돌출형 번호판', '버스 미술관', '장애인 전용버스'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학 때 사진학과를 나와 <중앙일보>에서 13년 동안 사진기자로 일했다. 이후에도 대학원을 다니면서 광고와 관련해 공부했다. 일하고 공부하면서 배우거나 생각한 것들을 버스라는 '도화지'에 구현하고 있는 것뿐이다. 돌출형 광고판, 타요버스, 버스미술관, 독도사진전 같은 아이디어도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버스사업조합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도 아이디어 실현에 한몫했다. 조합에서 도와주지 않았다면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쳤을 사업들이다."

- 앞으로 또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면 그때 알려주겠다(웃음). 저는 버스를 하나의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버스는 불특정 다수와 만날 수 있는 하나의 매개체다. 앞으로도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태그:#꼬마버스타요, #타요버스, #타요 시내버스,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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