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의 출연진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의 출연진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여기저기 '복고' 열풍이다. 이러한 가운데 '응답하라' 시리즈로 재미를 본 tvN이 또 다른 프로그램 <근대가요사 방자전>(이하 <방자전>)을 선보인다. <방자전>은 2년 만에 복귀하는 주병진을 필두로 정원관 김완선 변진섭 김태원까지 현존하는 '전설'을 한데 모아,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음악을 통해 당시를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11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들이 내세운 것은 '생생함'이었다. 이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게 된 방송인 박미선은 "요즘 추억을 내세우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그런 프로그램이 '옛날에 이랬다더라, 이런 일이 있었다더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방자전>에선 '우리가 그랬었지'라고 이야기한다"며 "실제 그 (상황) 속에 있었던 이들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자연스럽고 실감 나고, 에피소드도 마음에 와 닿더라"고 말했다.

주병진 또한 "'응답하라 1994'가 드라마 속 연기로 (시청자의) 추억 여행을 도왔다면 우리는 시청자와 살아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라며 "그게 '냉동회'라면 이건 '활어'와 같다. 정말 싱싱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방자전>이 내세우는 또 다른 콘셉트는 '음악'이다. 그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요즘 노래와 다른 당시의 노래로 신선함을 주겠다는 것이 <방자전>의 전략이다. 때문에 <방자전>은 지금의 가수들이 리메이크할 만한 당시의 숨겨진 명곡을 소개하는 '리메이크 위원회', 당시의 전설 같은 노래를 들어 보는 '위대한 노래 VS 불멸의 노래' 등의 코너를 마련했다. 문희현 PD는 "당시의 음악에 담긴 메시지,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방자전>의 차별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송 선배'들의 의미있는 일침..."요즘 녹화장, 전쟁터 같다"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에 출연하는 방송인 주병진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에 출연하는 방송인 주병진 ⓒ CJ E&M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에 출연하는 방송인 박미선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에 출연하는 방송인 박미선 ⓒ CJ E&M


이날 이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방송 제작 환경, 그리고 시청자의 방송 수용 행태에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다. 먼저 "요즘 시대는 프로그램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고 운을 뗀 주병진은 "오로지 시청률에 준해 프로그램의 재미 여부를 따지다 보니 요즘과 같은 프로그램 제작 방법이 정착된 것 같다"고 일침을 가했다.

"과거엔 1시간짜리 프로그램이 있다면 녹화는 1시간 30분 정도였어요. 그런데 요즘엔 프로그램 하나 녹화하는 데 5시간, 6시간이 걸려요. 그래서 그걸 1시간짜리로 편집하면 그 리듬감은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을 정도로 빠르죠.

그런데 시청자는 그게 현실인 줄 알아요. 그렇게 과정을 무시하고 결론만 대다 보니 사람들이 과격해지고, 현실도 그 스피드를 따르게 돼요. 여러 명이 MC를 하면 재미있죠. 말이 많으니까. 하지만 그 한 마디를 방송에 내보내기 위해 무한경쟁을 해요. 남의 말을 끊는다든지 비밀을 폭로하고, 무시하고…." (주병진)

"이런 것들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주병진은 "진짜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 음식에 첨가물을 계속 타니 제대로 된 방송은 (시청자가) 재미없어한다"며 "이런 방송에 대한 방송국 중역들의 인식부터 바뀌면 제작진과 출연진의 생각도 바뀔 거고, 그러다 보면 국민 정서도 바뀌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 포스터

tvN <근대가요사 방자전> 포스터 ⓒ CJ E&M


옆에서 주병진의 말을 곰곰이 듣던 박미선 또한 "어느 순간부터 방송 제작 환경이 프로그램 하나에 5~6시간씩은 녹화를 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나도 그게 익숙해졌는데, 주병진의 말을 들으니 '예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요즘엔 (이미지가) 과소비된다'는 느낌이 든다"고 고백했다.

이어 "요즘 녹화장은 '전쟁터' 같다.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과장해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놓은 박미선은 "나 또한 남편(이봉원)과 행복하다고 이야기해도 그런 부분은 재미가 없어서 방송에 안 나온다. 대신 '싸웠어요'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간다"며 "늘 누군가를 물어뜯어야 방송이 된다. 정말 이런 현실은 바뀔 필요가 있는데, 또 시청률이 안 나오면 '재미없다'고 하는 게 슬픈 현실인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방자전>은 그런 부담에선 벗어났다는 것이 출연진의 전언이다. 주병진은 "우리도 그런 기준에 맞추어 가야 하는가, 시청률만 지향해 가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프로그램의 지향점을 밝혔고, 박미선 역시 "방송에서 누군가를 험담하는 게 유머인 줄 아는데, 아니다"라며 "이렇게 '착한 방송'은 오랜만이어서 편했다. 서로 칭찬만 하는 모습에 요즘 방송에 익숙한 나는 '괜찮을까' 싶었지만, 이게 맞는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방자전>은 오는 14일 오후 11시 20분에 첫 방송 된다.

근대가요사 방자전 주병진 박미선 응답하라 1994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