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은은 영화 <회사원>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상업영화의 단역을 거쳐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에서는 김강우 정진영과 어깨를 나린히 하는 조연으로 2시간 내내 스크린을 누볐다.

이채은은 영화 <회사원>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상업영화의 단역을 거쳐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에서는 김강우 정진영과 어깨를 나린히 하는 조연으로 2시간 내내 스크린을 누볐다. ⓒ 더블엠 엔터


|오마이스타 ■취재/조경이 기자|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으로 불리는 배우 이채은. 그만큼 서울독립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 서울기독교영화제, 신상옥영화제 등에서 연기부문 상을 모두 휩쓴 인재다. 연기력에 있어서는 이견이 없을 만큼 이채은의 이름 석 자는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하나의 규정된 틀에서만 놀 줄 아는 연기자로 머무는 것은 누구에게나 답답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독립영화에서 주연만 맡아 오던 그녀가 영화 <회사원>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상업영화의 단역을 거쳐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이하 <찌라시>)에서는 김강우·정진영과 어깨를 나린이 하며 2시간 내내 스크린을 누볐다.

실제로 만난 이채은은 지적인 보이스톤과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대를 더욱 집중시키게 만드는 특별한 마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무덤덤한 듯 차분하게 보이지만 간간히 터져 나오는 해사한 미소는 여전히 10대 소녀가 아닌가 할 정도. 전도연과 신예 김고은의 이미지를 섞어 놓은 듯 한 오밀조밀한 비주얼과 차분한 분위기가 매력이었다. 그런데 의외로 취미가 운전이라며, "베스트 드라이버"라고 해맑게 웃어 보였다.

"실제 성격은 솔직한 편인 것 같고 장난기도 되게 많은 편이에요. 근데 낯가림이 심하긴 해서 처음 본 분들 앞에서는 그런 면들이 잘 안 나오는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친한 사람들한테는 보이는 이미지보다 훨씬 장난도 많이 치고 애교도 많은 편이에요.

운전을 2000년부터 시작했어요. 특히 주차를 엄청 잘 해요. 저 주차하는 거 보면 다들 깜짝 놀라요. '여자가 왜 이렇게 주차를 잘 하냐'고요.(웃음) 언제부터인가 차랑 저는 한 몸이에요. 저만의 공간. 고민이 있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는 집에 올라가기 전에 차에 한참 있다가 생각하고 올라가기도 해요. 소리를 엄청 크게 틀어놓고 운전할 때도 있고요. 차는 정말 저의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이채은이 연기활동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은 신앙이다. 그는 엄지원·한혜진·이승철 등이 다니는 서울드림교회에서 예배를 보는 그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경공부도 함께 할 수 있는 '한마음센터'라는 모임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넘어 상업영화로...더 많은 분들께 연기 보여드리고파"

 영화 '찌라시: 위험한 소문' 찌라시 만드는 미스김 역의 이채은을 만나다

▲ 이채은 "<찌라시> 김광식 감독의 전작인 <내 깡패 같은 애인>에 단역으로 출연했어요. 그때 감독님이랑 인연이 됐고 저를 기억하고 있었다가 <찌라시> 준비하고 있을 때 다시 만나 뵙게 됐어요. 감독님이 커피 한 잔 하자고 해서 나갔는데 오디션 자리인 줄은 몰랐어요." ⓒ 더블엠엔터


이채은은 영화 <찌라시>에서 찌라시를 생산하는 박사장(정진영 분)의 직원인 미스김 역으로 그동안 상업영화 출연 작품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의 배역을 맡았다. 후에는 자신의 신인배우를 죽게 만든 범인을 쫓는 우곤(김강우 분)과 그를 도와주는 박사장을 따르는 조력자로 활약한다. 더불어 자신을 짝사랑하는 백문(고창석 분)과는 티격태격 멜로라인도 있다.

"<찌라시> 김광식 감독의 전작인 <내 깡패 같은 애인>에 단역으로 출연했어요. 그때 감독님이랑 인연이 됐고 저를 기억하고 있었다가 <찌라시> 준비하고 있을 때 다시 만나 뵙게 됐어요. 감독님이 커피 한 잔 하자고 해서 나갔는데 오디션 자리인 줄은 몰랐어요. 시나리오 나오면 보여주신다고 했죠. 사실 제 역할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나중에 미스김 역으로 캐스팅해주셨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미스김 역할은 다른 인기 있는 여배우가 할 거라고 생각하고 기대를 전혀 안 했는데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채은은 주연배우인 김강우·정진영의 캐스팅에 앞서 가장 먼저 캐스팅됐다. 시나리오 초고에서 미스김 역은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촬영을 하면서 계속 신이 늘어났다고. 이채은은 "원래 정진영·김강우·고창석만 출동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감독님이 저를 추가해서 화면을 좀 더 풍성하게 비추려고 했다"며 "박사장이 출연할 때 저를 붙박이로 따라붙게 해서 배역이 더 잘 보였다. 감독님이 '너라는 배우를 세상에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저의 은인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연기활동 이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는 부분은 바로 신앙. 모태신앙인 이채은은 현재 엄지원·한혜진·이승철 등이 다니는 서울드림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있다.

"사실 '이제는 상업영화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주위 사람들도 가지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고 스스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 싶었어요. 근데 눈으로 보면 어떻게 가야할지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뚫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 관문을 김광식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열게 된 거 같아요." ⓒ 조경이


이채은은 '독립영화계의 000'라는 수식어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그런 수식어로 인해 상업영화로 못 넘어가면 어떡하나 두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감사한 수식어지만 타파해나가지 못할까봐 고민이 많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제는 상업영화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주위 사람들도 가지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고 스스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기를 보여드려야겠다 싶었어요. 근데 눈으로 보면 어떻게 가야할지 보이는데 이걸 어떻게 뚫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 관문을 김광식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열게 된 거 같아요.

정진영 선배님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는 직원 역할을 맡은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었어요. 정말 대선배인데 권위의식이 없으세요.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하시고 스태프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 다 외워서 불러주시고. 성품이 너무 좋으세요.

또, 자신의 대사를 손으로 다시 한 번 써보세요. 사실 그 정도의 선배님이면 그냥 하셔도 훌륭할 텐데 정말 더욱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스스로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상대 배역을 맡은 까마득한 후배에 대해서도 연기에 대한 지적은 안 하려 하시고 상대 배우로서 존중해주세요. 굉장히 좋은 선배님을 만난 것 같아요."

2014년 상업영화로 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인 이채은은 "지금은 저라는 배우를 처음 보셨고 낯설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천천히 많은 작품을 통해서 대중한테 다가가고 싶다"며 "제 연기 인생을 짧게 보고 있는 건 아니고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똑같이 연기할 테니 꾸준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오마이프렌드]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 동문인 배우 이미도

 윤계상 소속사 에이리스트와 전속계약한 이미도.

이미도. ⓒ 에이리스트


이채은의 '오마이프렌드'는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 동문인 배우 이미도.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26년> 등에 출연하며 안정된 연기력으로 충무로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도는 엄청 재미있고 굉장히 유머러스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면 주변 분위기를 밝게 해주는 친구입니다. 그런 면이 부럽기도 하고요. 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주는 친구입니다. 제일 친한 대학교 동기에요. 앞으로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더욱 보여줄 것이 많은, 내공이 엄청난 여배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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