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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모습. 18일 날이 밝으며 확인된 체육관은 지붕이 무너져내리고 벽체 등 구조물이 전체적으로 뒤틀리는 든 참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새내기 희망 뺏어간 붕괴현장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모습. 18일 날이 밝으며 확인된 체육관은 지붕이 무너져내리고 벽체 등 구조물이 전체적으로 뒤틀리는 든 참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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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18일 오전 경찰들이 쳐 놓은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이 통제 되고 있다.
▲ 붕괴현장 막은 폴리스라인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18일 오전 경찰들이 쳐 놓은 폴리스라인으로 출입이 통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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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 있는 체육관의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은 무너진 체육관 내부.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 있는 체육관의 지붕이 무너져 10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진은 무너진 체육관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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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18일 오후 3시]

10명의 사망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은 2009년 9월, 준공 당시 임야에서 체육용지로 지목(地目)이 변경됐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해발 500미터에 자리잡은 임야를 체육용지로 변경해준 것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다. 지목 변경은 해당 시·군·구 단체장의 인·허가에 의해 가능하다.

또 이 체육관은 지난 2009년, 두 달 보름 만에 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건축 허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지만 이같이 짧은 공사 기간이 체육관 붕괴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건축 관련자들의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실 시공·용도 변경 허가 등 의혹..."허가부터 준공까지 초날림"

18일 경주시청 건축과에 따르면 붕괴 사고가 난 체육관은 지난 2009년 6월 24일 공사 허가가 났고, 그 해 9월 9일에 준공 허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건축주는 (주)마우나오션개발이고 시공회사는 경북 포항 지역 건설사인 송원종합건설이다. 용도는 운동시설이고 규모는 1205.32제곱미터(약 360평)다.

이후 체육관은 경주시청의 허가를 받아 지목이 변경됐다. 임야에서 체육용지로의 변경이다. 지목변경은 토지의 종류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임야에서 목장용지로, 전(田)에서 학교용지 등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지목에는 전, 답, 과수원, 목장용지, 임야, 체육용지, 광천지, 염전, 대, 공장용지, 학교용지 등이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같은 지목 변경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지적계획과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임야에서 체육용지로 변경할 때에는 고지대라라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산지관리법 상 조건이 까다롭다"며 "방호 대책과 시설물 안전 표지 여부 등의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500m 고지대에 체육시설을 허가해 준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주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지목변경 과정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붕괴 원인 놓고도 논란

붕괴 원인을 놓고도 논란이다. 눈에 의한 자연 재해인지, 부실 공사에 의한 인재인지 여부를 놓고 향후 관심이 집중된다.

이 체육관 지붕은 '샌드위치 패널'로 이뤄졌다. 단열재로 자주 사용되는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에 강한 대신 하중에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샌드위치 패널은 내부 충전재로 스티로폼(EPS·Expanded Poly-Styrene), 우레탄 폼(Urethan Foam), 글라스울(Glass Wool·유리솜) 등이 들어간다. 이에 대해 한 건축 전문가는 "(이번 붕괴 사고는) 눈 무게 때문이 아니다"라며 "샌드위치 패널 지지대가 무게에 못 견딜 만큼 부실시공 됐다"고 말해 인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육관 준공허가를 내준 경주시청 건축과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오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 체육관 구조에서 주요하게 힘을 받는 것은 철골로 이뤄진 H빔"이라며 "건설 당시 계산한 하중 이상으로 눈이 쌓여 붕괴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공사 기간과 관련해 "이 체육관처럼 철골을 조립하는 건식 공법은 콘크리트로 타설하는 습식 공법에 비해 건설 기간이 짧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마우나리조트를 소유·운영하는 (주)마우나오션개발의 지분 50%는 ㈜코오롱이 갖고 있다.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과 이웅렬 회장이 각각 26%, 2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마우나리조트는 지난 2011년 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지진 피해로 한국으로 피난온 일본인과 재일동포에게 무료로 숙박을 제공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고를 수사중인 경북 경주경찰서는 사고수습이 끝나는 대로 리조트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며칠 사이 폭설이 내려 수십㎝의 눈이 강당 지붕에 쌓였는데 제설을 하지 않고 행사를 진행하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또 정상적인 건축허가를 받았더라도 설계도에 따라 올바른 자재를 사용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다.

뽑혀나간 볼트... 부실자재 사용?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18일 오전 건물을 지탱하던 H빔이 너트가 잠겨진채 뽑힌 뒤 휘어 있다.
▲ 콘크리트에서 뽑힌 H빔 고정용 볼트와 너트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 도중 붕괴된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에서 18일 오전 건물을 지탱하던 H빔이 너트가 잠겨진채 뽑힌 뒤 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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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사고가 발생, 100여 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의 체육관이 설계 단계에서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가 난 체육관의 규모는 1205㎡에 이르지만 지붕을 받쳐주는 중앙의 기둥은 없다. 당초 체육관 용도로 설계됐기 때문에 건축물 중앙부분 등에 기둥을 아예 설치하지 않도록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앙 기둥이 없는 조립식 건축물의 경우 가장 취약한 부분이 지붕이기 때문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보통 C형강으로 에펠탑 구조처럼 엮은 삼각형 형태의 골조를 만들어 지붕의 하중을 견디게 한다. 그러나 사고가 난 체육관의 경우, 지붕의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았다. 결국 지붕은 두께 45~70㎝에 이르는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V자로 내려앉았다.

또 천장이 내려앉으면서 샌드위치 판넬을 받쳐주는 외벽의 기둥이 비틀렸고, 옆으로 쓰러지는 과정에서 바닥에 기둥을 고정하는 볼트가 뽑혔다. 이는 당초 설계와는 다르게 약한 강도의 콘크리트가 사용됐을 수도 있다.

시공과정에서 부실자재를 사용했을 수도 있다. 사고가 난 체육관의 지붕에 설치된 철골구조가 무너져 내리면서 찢어지기도 했다. 이는 철골구조의 원자재인 H빔의 강도가 약한 것을 썼을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성한 경찰청장도 18일 오전 사고현장을 둘러본 뒤 "붕괴된 건물의 설계, 시공, 관리까지 엄격한 조사를 벌여 부실시공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작업을 마무리하고 사고원인 조사에 들어간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직까지 체육관 설계도면과 시방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설계도면과 시방서를 확인해 보면 어떤 자재가 쓰였고 어떤 자재가 불량인지를 알 수 있다. 경찰은 "현재로선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 수사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차근차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지난 2009년 완공 뒤 지금까지 한 번도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 체육관은 시설물 안전관리와 관련한 특별법상 안전관리 대상기준 면적인 5000㎡ 이상 규모에 미치지 못해 안전 진단 대상이 아니다. 마우나오션 리조트 본관 건물의 경우, 연면적이 약 2만200여㎡로 관련법상 2종 대상시설인 관광숙박시설이어서 지난해 상·하반기 1차례씩 정기점검을 받았다. / 조정훈 기자



태그:#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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