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7일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부상을 입고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이송한 환자의 손. 당시의 핏자국이 당시의 급박했던 사고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환자는 무너지는 건물 골조 더미를 가까스로 피해 심각한 부상을 면했다.
▲ 리조트 붕괴사고 부상자의 손 17일 발생한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부상을 입고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이송한 환자의 손. 당시의 핏자국이 당시의 급박했던 사고 현장을 보여주고 있다. 이 환자는 무너지는 건물 골조 더미를 가까스로 피해 심각한 부상을 면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병원에 도착한 피해 학생들은 끔찍한 사고 당시의 상황을 힘겹게 회상했다. 18일 새벽 울산광역시 북구 21세기좋은병원에서 만난 김준우(20·아랍어과)씨는 머리 부위에 상처를 입고 압박 붕대로 지혈한 상태였다.

김씨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던 중 오후 9시가 지난 시점에 무대 쪽 지붕이 무너지면서 순차적으로 조립식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건물이 약해 보인다고 생각했지만 설마 무너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너진 구조물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친 김씨는 사고 당시를 기억해내지는 못했다. 김씨는 "구조대가 오기까지 40분가량이 걸렸고, 그전까지는 학생들이 동료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김가현(20·일본어과)씨가 겪은 사고 당시의 순간도 이와 비슷하다.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온 25명의 환자 중 5명이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희생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에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 17일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로 숨진 학생의 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온 25명의 환자 중 5명이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희생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에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 정민규

관련사진보기


무대 오른쪽에 있던 김씨는 레크레이션 행사 도중 사람들이 긴급하게 뛰어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왼쪽편 지붕이 내려앉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김씨도 곧바로 출입구로 내달렸다. 하지만 김씨는 "철근이 무너지면서 입구를 막았고 뛰어 나가던 사람들이 철근에 깔렸다"며 "입구가 막히면서 창문을 뜯어내고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은 학생들의 가족들은 안도하면서도 허술한 행사 진행에 분노를 표시했다. 한 학부모는 "뉴스 속보를 보고 사고 소식을 알았지만, 학교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면서 "가족들이 알음알음 알아보고 병원을 뛰어다녀야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병원으로는 학생들의 가족과 지인들의 전화와 방문이 줄을 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사고 소식 이후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전화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오전 3시 현재 28명이 후송된 21세기좋은병원에서는 7명의 사망자가 있다. 의료진은 "사망자들의 사인은 두개골 골절과 흉부다발성 골절 등 압박사였다"고 밝혔다. 급작스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가족의 울음소리가 적막한 병원 복도를 가득 채웠다. 부상당한 학부모들과 자녀들의 안녕을 확인한 다른 학부모들도 이들의 모습을 보며 눈시울 적셨다.


태그:#붕괴사고, #경주 리조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