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전지훈련을 마치고 기념 촬영에 임하는 인천 선수단 지난 2월 7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축구경기장에서 2014시즌 괌 전지훈련을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괌 전지훈련을 마치고 기념 촬영에 임하는 인천 선수단 지난 2월 7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축구경기장에서 2014시즌 괌 전지훈련을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상민


지난 시즌 시·도민 구단 중 유일하게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했던 인천 유나이티드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창단 이래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의 선수단 내 큰 변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평소 스타플레이어에 의한 경기 운영이 아닌 단단한 조직력을 무기로 치열한 전쟁터에 나섰던 인천이었기에 선수단 개편 과정으로 인해 조직력이 와해되지 않겠느냐 등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예상보다 큰 폭에 걸쳐 선수단 변화가 이뤄졌다. 오죽하면 김봉길 감독이 "시즌 중보다 겨울 이적시장이 더 피곤하다"며 깊은 한 숨을 내쉴 정도다. 이번 선수단 개편은 인천이 모기업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기업구단과 달리 자체적인 운영 자금을 만들어야 하는 시민구단인데다가, 최근 경제 불황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예산이 대폭 삭감되어 피할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지난 시즌 주축 멤버가 대거 팀을 이탈했다. 주장 김남일과 측면 공격수 한교원이 동시에 전북으로 둥지를 옮긴 것을 시작으로, FA였던 손대호와 전준형이 각각 중국 항저우 그린타운과 광주FC로 떠났다. 그밖에 고액 연봉자였던 김태윤을 비롯해 출전 빈도가 다소 적었던 김재웅이 안양FC로 1년 임대되는 등 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출혈이 컸던 만큼 나름대로 대체 자원을 수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래프트에서 수준급의 실력을 지닌 김도혁(연세대)과 김대중(홍익대)을 자유 계약으로 영입했고, 호남대의 도약을 이끌었던 윤상호와 김태준을 데려오는 등 신예 자원을 충당했다. 또 여기에 배승진(요코하마FC), 김용찬(경남), 김진환, 김봉진(이상 강원), 용현진, 이상희(이상 상무) 등 저예산 고효율의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빈자리를 메웠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팀 내 최선임으로 FA 신분이었던 설기현과 권정혁과의 2년 재계약에 동시 성공했다는 점이다. 인천 입장에서는 지난해 김남일이 주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보여주었던 팀 내 긍정의 효과를 전파했던 부분을, 또 다른 최선임인 권정혁과 설기현이 이어서 도맡아 후배들을 일선에서 잘 이끌어주길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훈련 후 재밌는 컨셉 사진을 찍고 있는 인천 선수단 지난 2월 7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축구 경기장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재밌는 컨셉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훈련 후 재밌는 컨셉 사진을 찍고 있는 인천 선수단 지난 2월 7일.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 내 축구 경기장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이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재밌는 컨셉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이상민


여기에 지난 시즌 부주장이었던 박태민을 비롯하여 이천수, 남준재, 최종환, 구본상 등 지난 시즌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던 기존 선수들이 든든한 지원군으로 나설 전망이다. 또 다행인 점은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센터백 듀오' 이윤표와 안재준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부동의 센터백 듀오로 나서서 짠물 수비를 아낌없이 선보였던 두 선수 모두 현재의 회복 속도대로라면 3월 중순에서 하순 무렵에 복귀가 예상된다. 재활 훈련으로 1차 괌 전지훈련에는 참가하지 못했던 두 선수는 2차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부터 선수단과 함께 동행해 서서히 몸 상태를 끌어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그밖에 외국인 선수진 역시 새롭게 바뀌었다. 지난해 임대로 인천 유니폼을 입었던 찌아고와 디오고가 원 소속팀으로 각각 복귀했고, 광주와 대전에서 뛰며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주앙 파울로가 새롭게 영입되었다. 그 외에 2012시즌 '봉길매직'의 중심에 섰던 이보가 재 영입되었으며 몬테네그로 특급 공격수 니콜리치 또한 새롭게 인천의 푸른 전사로 합류했다.

코칭스태프에도 약간의 변화가 이뤄졌다. 기존에 골키퍼 코치를 맡았던 김현태 코치가 계약이 종료됨에 따라 떠났고, K리그 통산 240경기 출장에 빛나는 이용발 연세대 코치가 새롭게 합류했다. 이용발 코치는 연세대 선배인 김봉길 감독과 함께 첫 프로팀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밖에 새로운 수비 코치로 전북에서 오랜 시간 동안 프로 무대 코치 경험을 지닌 김현수 코치도 팀에 함께 합류했다.

인천 선수단은 지난 1월 13일부터 2월 7일까지 약 4주간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괌에서는 체력 향상에 무게를 두고 강도 높은 훈련이 진행되었고, 특별히 큰 부상자 없이 무사히 훈련을 마쳤다. 괌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자체 청백전에서는 긴장감이 떨어지기는커녕, 흡사 전쟁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살아남기 위한 선수들의 치열한 혈투가 펼쳐졌다. 수비 라인 조직력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전체적인 팀 전술의 큰 틀은 다행히도 지난 시즌의 좋았던 모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 보였다.

지난 8일 오전 귀국한 선수단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10일 포토데이 행사를 갖고, 다음날인 11일부터 21일까지 일본 구마모토에서 그리고 2월 24일부터 3월 1일까지는 제주에서 각각 2차, 3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인천 선수단은 한국과 일본의 프로팀·대학팀 등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인 실전감각을 다질 예정이다.

괌에서 1차 전지훈련을 무사히 마친 김봉길 감독은 "괌에서 혹독한 훈련을 진행했는데 큰 부상자 없이 계획했던 대로 훈련을 잘 마치게 되어 기쁘다, 남은 기간 동안 조직력을 극대화하는 데 무게를 두고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올 시즌 정말 힘든 여정이 되겠지만 팬들의 성원이 있는 한 두려울 것은 없다, 올 시즌에도 팬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는 축구를 펼쳐보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다툼이 예상되는 2014시즌. 타 구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을 보유한 인천으로서는 '산 넘어 산'의 여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인천은 강한 자신감으로 무장함과 동시에 특유의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바탕으로 1부 리그(클래식)에서의 생존을 넘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획득의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인천의 도전이 시즌 말미 아름다운 마무리로 맺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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