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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대 김수현, '미소 속에 손인사'  16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SBS드라마스페셜 <별에서 온 그대> 제작발표회에서 대학강사 도민준 역의 배우 김수현이 손인사를 하며 미소짓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404년 전 UFO를 타고 조선 땅에 온 외계인이 여전히 같은 모습으로 서울에 살고 있다는 황당한 상상에서 시작, 외계에서 온 남자와 지구를 떠나고 싶은 여자의 위험천만하고 발랄달달한 이야기를 담은 팩션 로맨틱 코미디다. 12월18일 수요일 밤 10시 첫방송.

배우 김수현 ⓒ 이정민


합을 맞춘다는 것은 연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독백으로 극을 끌어가는 모노드라마가 아닌 이상, 작품의 질은 여러 출연자의 연기가 만들어 내는 화학작용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연기자 사이에 합이 맞는지는 작품이 성공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하다.

김수현이라는 배우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이 '합'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김수현의 가장 큰 장점이자 김수현 연기의 근간이 바로 이 합을 맞추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김수현은 아직 나이가 어린 배우임에도 상대 배우와 기가 막힌 합을 이루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김수현이 본격적으로 시선을 끌기 시작했던 KBS 2TV <드림하이>에서도 김수현은 수지와 합을 맞추며 꽤 괜찮은 장면을 만들어냈다. 아이돌이 대거 출연했던 이 드라마에서 이상하게도 거의 모든 배우가 김수현과 합을 맞출 때는 연기가 자연스러워졌다. 이때부터 김수현은 상대의 연기를 살리고, 느낌을 끌어내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여줬다.

MBC <해를 품은 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와 독대하는 장면에서, 그는 왕의 위엄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두려움을 내비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처음에 이 장면을 보고 김영애라는 대배우에 집중했지만, 김수현의 연기로 김영애의 권위와 표독스러움이 더욱 강조된 것을 보면 김수현이 하늘 같은 연기자와도 합을 잘 맞춘다고 판단하게 됐다.

영화 <도둑들>에서 김수현은 톡톡 튀어 다니는 전지현을 극 안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도둑들>의 예니콜(전지현 분)은 김수현이 없었다면 절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김수현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전지현을 받쳐줬고, 덕분에 전지현은 활개를 치고 다닐 수 있었다.

심지어 김수현은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도 이현우와 합을 이뤄냈다. 그 합이 너무 잘 맞는 바람에 일부 관객들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동성애 영화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김수현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합을 잘 맞춘다.

 18일 첫 방송 된 SBS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

SBS <별에서 온 그대>의 한 장면. 도민준(김수현 분)과 천송이(전지현 분). ⓒ SBS


최근 방송되는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수현은 기가 막히게 합을 맞춘다. 물론 전지현의 연기는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그 연기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분명히 김수현이다. 김수현은 통통 튀는 전지현을 딱 잡아주면서 극에 사실성을 부여하고, 감정의 폭을 끌어 올린다.

김수현이 합을 맞추는 방식은 한결같다. 김수현은 언제나 상대의 감정을 더 크게 만들고, 자신은 그 감정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방식으로 연기한다. 보통 더 강하고, 직접적이며, 화려한 연기를 선보이려는 경향이 많은 것에 비해, 김수현은 자기를 확 드러내지 않으면서 차분하게 감정을 극대화한다. 

김수현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상대와 합을 맞추면서도, 필요할 때는 자신이 시선을 확 끌어오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상대의 호흡에 철저하게 맞추다가도, 극의 흐름에 따라 필요할 때는 자신이 전면에 나서며 감정선을 끌어 올린다. <도둑들>에서 예니콜을 구하기 위해 시선을 빼앗던 장면이나,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최종 결투씬, <별에서 온 그대>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여 당황하는 천송이를 구하는 장면 등이다.

이 젊은 배우는 상대가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 호흡에 따라 합을 맞추는 데 선수다. 그러다가도 필요하면 자기가 전면으로 나설 수 있는 연기력을 지니고 있다. 김수현을 보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떠오른다.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속 청춘스타였지만, 나이를 먹고 <장고: 분노의 추격자>에서 캘빈 캔디로 분해 희열감을 안겼던 그 말이다. 이런 감정을 김수현에게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배우의 10년 뒤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지종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rjsee.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김수현 전지현 도민준 천송이 별에서 온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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