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49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중국 출신의 장예모 감독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장이머우 감독 ⓒ 이정민


한 자녀 규정을 어긴 중국의 '국민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약 13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9일 중국 장쑤성 우시시 빈후구 인구계획출산국은 장이머우 감독 부부에게 748만 위안(약 13억 원)의 벌금 징수 고지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장이머우 감독은 지난해부터 '3~4명의 여자가 있고, 최소 7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의혹을 받았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중국 당국도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

장이머우 감독은 결국 지난 11월 "전통 관념을 따르려다 보니 2남 1녀의 자녀를 두게 됐다"고 고백하며 "어떠한 처벌도 받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3~4명의 여자가 있다는 소문은 강하게 부인했다.

장이머우 감독은 규정보다 2명 더 많은 자녀를 두고 있다는 이유로 13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지만 일부 현지 언론에서 전망했던 최대 2억 4000만 위안(약 416억 원)보다는 크게 낮은 금액이다.

중국은 1976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도입하여 이를 위반하면 사회부양비 명목으로 벌금을 부과해왔다. 거주 지역의 1인당 평균가처분 소득을 기준으로 당사자의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 벌금이 결정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부모 가운데 한 사람이 독자일 경우 2명까지 자녀를 출산할 수 있도록 완화했다.

최근 수년간 중국은 출산율이 줄어드는 반면 고령화가 진행되어 노동인구가 급격히 감소했고, 일부 가정에서는 첫 자녀가 딸일 경우 버리는 등 사회적 문제까지 지적되면서 수십 년간 이어진 한 자녀 정책은 막을 내렸다.

1988년 영화 <붉은 수수밭>을 연출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대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장으로 떠오른 장이머우 감독은 중국의 색채와 상업성을 갖춘 다양한 작품으로 칸, 베니스 영화제에서도 수상 경력을 쌓았다.

장이머우 한 자녀 정책 붉은 수수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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