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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정당이 선거 전략으로 이기고 진다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다"며 "시민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정당이 선거 전략으로 이기고 진다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다"며 "시민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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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과 여론조사기관만 모르는 게 있습니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소망하는 것을 해결하는 정치인, 공직자가 누군지 다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시민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말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어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있습니다. 일희일비하지 말자. 정말 태산처럼 중심을 잡아야겠다."

2014년 새해 첫날을 전후로 지방선거 예비주자 지지도 조사가 언론에 쏟아졌다. 많게는 10%p, 적게는 7%p까지 새누리당 후보를 따돌리는 민주당 후보가 있으니 그는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여의도 정치권에는 '이명박의 청계천'처럼 '박원순표'가 없어서 재선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 과연 그는 어떤 생각일까.

지난 2일 <오마이뉴스>는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사 6층 시장실에서 박 시장과 약 1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일희일비 안 해... 시민 원하는 일 하는 게 최고 전략"


임기 초에 비해 박 시장은 체중이 줄었고, 그의 서류더미는 더 높아졌다. 비서진은 "저 서류더미가 언젠가는 무너질 텐데 저걸 어떻게 방지할까 고심 중"이라고 했다. 시민운동 시절부터 일중독으로 유명했던 박 시장은 여전히 서류더미와 파일들 속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행정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정치는 여전히 낯선 모양이었다. 여전히 여의도식 정치에는 달갑지 않은 눈치였다.

그는 "정당이 선거전략으로 이기고 진다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은 이미 마음 속에 다 있다, 어떻게 시민 속으로 들어갈 것인가. 거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선거 전략을 맹목적으로 생각하고 골방에서 전략을 만들어 낸다고 일이 되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눈에 띄는 박원순식 정책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그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청계천은 사실 대단한 프로젝트"였지만, "아쉬운 점은 (이명박 전 시장의) 임기 안에 모든 걸 다 끝내려고 무리를 한 탓에 조선시대 토목 기술의 총합이 완전히 무너져 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이미 계약된 지하철9호선 관련 내용을 다 뜯어 고쳐 맥쿼리에 지급했을지도 모를 3조2000억 원을 아꼈다"면서 "이것보다 큰 일이 어디 있느냐"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장은 "우리 사회 화두는 새로운 변화"라며 "과거 성장 중심에서 지금은 삶의 질, 개인 행복으로 바꿨고, 과거 하드웨어식 건설에서 지금은 섬세한 행정과 창조적 사회로 가는 문화예술의 상상력이 오히려 개인의 삶과 사회 발전, 그리고 경제 발전에 기여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 시장은 "큰 변화를 이미 시민들이 원하고 있고, 그걸 깨닫고 있다"며 "이를 정확히 간파하고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선거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쭙지 않은 정치공학으로 사람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진정한 정치인이 아니다"며 "우리 시대에 대한 큰 통찰과 비전으로 섬세하게 정책을 만들어 시민의 삶을 바꾸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선거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사건에 대해 그는 "기본적으로 지난 대선 당시 국정원 등 국가기관 선거개입 의혹사건은 너무나 심각한 선거부정 사건이었다"며 "그것을 제대로 인정하고 본질적으로 해결하려는 대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선거부정은 민주주의 근저를 흔드는 일"이라며 "나도 피해자다. 국정원 사찰 피해자였고, 또 박원순 제압문건도 나왔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그럼에도 서울시를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중앙정부가 잘 하기를 기대한다"며 "내가 할 수 있는 단위에서 서울시만이라도 좋은 정책을 만들어 다른 지자체와 중앙정부에 파급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박 시장은 '선심성 행정 시비'에 휘말린 경전철 사업과 관련해 조목조목 그 타당성을 지적하면서 "이것은 선심성 사업이 아니"라며 "반드시 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난 7월에 밝힌 경전철 사업 발표는 법정 계획이었고 선심성이 아니다"고 밝힌 뒤 "노선이 어디에 생기느냐에 따라 경제가 달라지기 때문에 노선에 굉장히 예민한데 '어느 노선을 해라, 말라' 단 한마디 하지 않고 상당히 엄밀하게 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이번에 정말 지하철 취약 지역에 경전철을 깐다"며 "취약지역인 강북, 서남(관악), 동북 이런 데를 보충하는데 이것은 기존의 9개 지하철 노선을 보완, 연결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시장은 "오세훈 전 시장 때와 달라진 게 있다면 수요가 많아지도록 환승역을 추가한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자동차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데 지하철로 어디든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면 굳이 자동차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진다, 종국에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도시를 만드는데 그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시대적 과제들이 중첩되고 있다"며 "민주주의 기초가 흔들리고 경제위축도 계속되고 있는데 혼란과 갈등, 방황이 계속되는 이때 지혜롭게 화합하는 게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시민들의 요구 사항이나 바라는 점을 적은 포스트잇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 의지를 밝힌 박원순 시장은 수많은 시민의 염원과 소망을 어떻게 충실하게 이행해 나갈지 관심을 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시민들의 요구 사항이나 바라는 점을 적은 포스트잇을 보여주고 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 도전 의지를 밝힌 박원순 시장은 수많은 시민의 염원과 소망을 어떻게 충실하게 이행해 나갈지 관심을 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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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한 일문일답 기사는 <신년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태그:#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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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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