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타임> 포스터

<어바웃 타임> 포스터 ⓒ UPI코리아


유독 한국 극장가에서만 사랑받는 영화들이 있다. 2003년 개봉했던 <러브 액츄얼리>가 바로 그런 경우다. 개봉 10주년 기념판이 재개봉할 만큼 <러브 액츄얼리>는 한국 관객들에게 널리 사랑받은 21세기 '크리스마스용 영화'의 대명사가 됐다. 그 시간동안 양산된 각종 패러디와 오마주가 이를 증명한다.  

개봉 4주차를 맞은 <어바웃 타임>이 <러브 액츄얼리>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러브 액츄얼리>의 제작사와 감독인 워킹 타이틀과 리차드 커티스가 다시 한 번 손잡은 이번 작품은 지난 5일 개봉 이후 24일까지 누적 관객 224만을 돌파하며, 연말 극장가 커플 관객들의 '완소영화'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대로라면 300만 돌파도 불가능한 수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천만 영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변호인>과 24일 개봉 첫날 33만을 동원한 <용의자>의 틈바구니 속에서 당당히 2, 3위 자리를 차지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개봉주 박스오피스 1위를 거친 <어바웃 타임>은 꾸준하게 스크린 수를 유지하며 관객을 불려왔다. 3위에 오른 24일 역시 431개를 스크린을 유지하며, 300개 대인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은 물론 전도연의 <집으로 가는 길> 등을 제쳤다.

 자국인 영국 흥행 기록에 육박하고 있는 <어바웃 타임>의 한국 흥행 성적.

자국인 영국 흥행 기록에 육박하고 있는 <어바웃 타임>의 한국 흥행 성적. ⓒ 박스오피스모조


더욱이 한국 관객들의 '<어바웃 타임> 사랑'은 자국인 영국에서의 흥행기록을 넘볼 기세다. 지난 9월 영국에서 개봉한 <어바웃 타임>의 최종 흥행기록은 1200만 달러(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11월까지 석 달에 걸쳐 거둔 이 조촐한 성적은 개봉 3주 만에 960만 달러를 거둬들인 한국과 비교하면 더 초라해 보인다.

미국에서의 성적도 마찬가지다. 지난 11월 1일 북미에서 제한 개봉한 <어바웃 타임>은 차츰 상영관을 넓혀지만 12월 23일까지 1520만 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여배우 레이첼 맥아담스가 티켓박스를 발휘하는 배우도 아닐뿐더러, <러브 액츄얼리>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의 명성도 통하지 않은 탓으로 풀이된다. 

크리스마스를 넘어 연말연시까지 장기 흥행이 이어질 경우, <어바웃 타임>의 한국 흥행성적은 영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어바웃 타임>의 한국 흥행은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볼 때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타입슬림이란 소재에 로맨틱 코미디의 달달함, 그리고 사랑에 대한 성찰을 버무린 이 '워킹타이틀'표 멜로영화에 대한 사랑이 영국, 미국을 넘어 전세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이례적인 결과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어바웃타임 러브액츄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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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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