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가 FA 역대 최고액을 경신하였다. 강민호는 13일 4년 간 75억 원에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2005년 심정수(현대 유니콘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가 세운 60억 원 기록을 9년 만에 갈아치우게 되었다.

하지만 강민호의 75억 원은 심정수의 60억 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당시 심정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의 타자였다. 60억 원이라는 액수가 큰돈임에는 틀림없지만 과하다는 여론보다는 그 정도 받을 가치가 있다는 여론이 더 지배적이었다.

이는 심정수와 같은 해에 FA 계약을 체결한 박진만(4년 39억 원)과 2004년에 도장을 찍은 정수근(6년 40억6000만 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두 선수가 받은 금액에 대해 큰 이견을 보인 사람들을 많지 않았다.

그러나 강민호의 경우에는 이미 계약 전부터 여러 말들이 오갔다. 강민호의 몸값이 100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FA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어 거품이 심하다는 여론이 대세였다.

결국 강민호가 75억 원에 계약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그 액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압도했다. 심지어 강민호와 계약을 체결한 롯데 자이언츠 배재후 단장의 입에서도 75억 원은 시장의 수요공급법칙에 따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리고 만약에 강민호가 원 소속팀인 롯데가 아닌 다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면 액수는 더 올라갔을 것이고 논란은 더욱 가중되었을 것이다.

FA 선수들의 몸값 논란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2012년 이택근(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이적)과 2013년 김주찬(롯데 자이언츠에서 KIA 타이거즈로 이적)이 나란히 4년에 50억 원을 거머쥐면서 도마 위로 올랐다.

결국 역대 프로야구 FA 계약 총액 1, 2, 4위가 모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인데 이는 이 선수들이 실제 가진 실력보다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으며 많은 액수를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강민호, 이택근, 김주찬 모두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임에는 틀림없지만 과거 심정수처럼 리그 최고의 선수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볼 때 FA 계약 체결에 따른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FA 계약 당사자들이 그에 걸맞은 실력을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과열된 FA 시장을 구단들의 합의 하에 진정시키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건 쉽게 조정이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에 SK 와이번스의 최정이 이번 강민호의 FA 계약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정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지만 아직 과거 심정수와 같은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내년 시즌 최정이 더 나은 활약을 통해 스스로 논란을 종식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최근 몇 년 새 생긴 FA 거품 논란이 내년에는 사라지길 기대해본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sky_fund)에도 게재하였습니다.
강민호 롯데자이언츠 심정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평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기사를 직접 써 보고 싶은 마음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스포츠,연예,사회 등 각종 분야에 대한 것을 써 보고 싶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