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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균 중앙대 교수
 오성균 중앙대 교수
ⓒ 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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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사회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했잖아요. 단지 맹목적인 경제 효율성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동체 인식이 커지고 있어요. 내년 대학원에 새롭게 문을 열게 되는 독일유럽학과는 새로운 사회에 걸맞은 사람을 키워낼 겁니다."

나즈막한 그의 목소리에서 작은 울림이 느껴졌다.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감도 뭍어났다. 오성균 중앙대 교수(독어독문학과)다. 오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을 제대로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면서 "(독일은) 인구 규모나 분단국가, 수출주도형 경제 등 우리나라와 여러 유사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1년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이 발효되고, 지난 대통령 선거 때 '경제민주화'가 이슈화되면서 국내서도 이른바 '독일 붐'이 일고 있다. 게다가 독일은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경제성장과 복지를 이뤄내, 이미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독일 보쿰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은 오 교수는 올해 문을 연 독일유럽연구센터(ZeDES)의 교육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올해초 국내 대학에 처음 들어선 독일유럽연구센터 자체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독일유럽연구센터, 하버드-도쿄대 등에 이어 중앙대에 첫 설립

그의 말대로 독일유럽연구센터는 국내에서 중앙대가 유일히다. 독일정부가 운영하는 최대 학술교류기관인 독일학술교류처(DAAD)가 지난 1990년부터 세계 주요대학에 연구센터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를 비롯해, 일본 도쿄대, 중국 베이징대 등 11개 국가에 모두 20개의 독일유럽연구센터가 있다. 올 3월에 세워진 중앙대 연구센터는 아시아 국가에선 세번째다.

- 한국에 독일유럽연구센터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하던데.
"물론이다. 독일학술교류처에서 아시아에 세번째 연구센터를 설치할 나라로 한국과 인도 등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독일 정부에서 한국의 역동적인 발전 등을 감안해 한국을 선정했다.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 위상을 확인하는 쾌거라고 생각한다."

- 국내에서도 내로라는 대학들이 연구센터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했을 것 같다.
"2012년 10월에 국내 모든 대학과 연구소를 대상으로 (독일학술교류처에서) 공모절차를 진행했다. 서울에 있는 주요 명문대학들도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이후 독일학술교류처에서 파견된 정밀실사단이 주요 대학 등을 상대로 정밀 실사를 진행했고, 올 2월에 중앙대가 최종 선정됐다."

- 왜 중앙대가 선정됐을까.
"중앙대는 지난 2001년부터 한독문화연구소를 세워서 독일에 대한 다양한 연구과제를 수행해 왔다. 그동안 독일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많은 연구를 위해 독일의 협력기관들과 함께 일을 해왔던 것이 학술교류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 싶다."

실제 한독문화연구소는 지난 13년에 걸쳐 독일 노벨수상작가인 귄터 그라스를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여는 등 독일의 수많은 석학과 지식인들과 교류를 해왔다. 이번에 독일유럽연구센터를 유치하면서 연구소의 역할이 확대 개편됐다. 독일학술교류처는 중앙대 독일유럽연구센터에 향후 10년 동안 250만유로의 연구 지원금도 지급한다.

또 중앙대 독일 유럽연구센터는 지난 9월부터 국회의원과 공무원, 기업인,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최고위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국내서 독일과 유럽을 주제로 한 최고위과정도 처음이다. 오 교수는 "정치권을 비롯해 정부인사 등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독일 공부모임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면서 "4개월에 걸쳐 독일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해 국내외 석학의 강연과 토론 등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식 가치 대신 공동체 중심의 유럽적 가치를 알려나갈 것"

- 내년부터 대학원에 독일유럽학과가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그렇다. 국내에서 정식 대학원 과정으로 독일유럽학과가 만들어지는 것은 처음이다."

- 기존 다른 대학원의 지역전문가 과정 등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나.
"우선 독일학술교류처에서 지원하는 국내 유일의 독일유럽 전문가 과정이다. 당연히 독일과 유럽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공부하는 최초의 학위과정이다. 특히 유럽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독일전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 학과의 목표다."

오 교수는 "11개학과에서 20명의 교수들이 참여하게 된다"면서 "정치와 경제, 사회, 복지, 통일 등 독일 유럽 최고의 전문가와 강사진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앙대 대학원의 독일유럽학과의 입학생들은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의 대학에서 현지 연수를 1년 동안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오는 11월10일까지 신입생 원서를 받는다. 다시 오 교수의 말이다.

"독일 유럽학과 학생들은 독일 베를린자유대를 비롯해 유럽의 대학에서 자신의 전공에 맞춰 1년동안 현지 연수를 하게됩니다. 물론 현지 연수비용은 독일 학술교류처에서 장학생 자격으로 전액 지원해요. 다른 어떤 대학원에서도 볼수없는 혜택이죠."

오 교수는 "현지 연수를 통해 보다 깊이있는 독일유럽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다른 학교와 차별성있는 현장형 지역전문가를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어떤 대학원도 이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곳이 없다고 했다. 그만큼 자부심이 대단했다.

"연구센터와 학과가 만들어지는 것은 단순히 독일과 유럽지역을 연구하는 것 이상이에요. 미국식 가치에 편중돼 있는 우리 사회에 공동체와 복지를 중시하는 유럽적 가치를 알려나가는 것이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보다 균형된 시각으로 정책들을 만들어가는 효과도 있죠. 앞으로 경제민주화와 복지 등 다양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텐데 독일 유럽전문가들이 나름대로 우리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겁니다."

덧붙이는 글 | 중앙대학교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1기 신입생은 오는 11월10일까지 모집한다.(http://zedes.cau.ac.kr/20121010/mail/mailzine1310.html)



태그:#독일유럽연구센터, #오성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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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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