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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네 이웃의 아내>

JTBC <네 이웃의 아내> ⓒ JTBC


22일, 재미있는 연예 기사 하나가 보였다. 요즘 지상파 월화드라마의 시청률이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가요무대> 에도 못 미친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지난 21일에 방송된 지상파 월화드라마들 중 1위를 차지한 SBS <수상한 가정부>의 시청률은 고작 9.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아래 동일)에 불과했다. MBC <불의 여신 정이>는 9.3%, KBS2 <미래의 선택>은 8.5%를 기록해 KBS <가요무대> 시청률인 10.3%보다도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모두 <가요무대> 시청률보다도 못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현재로서는 월·화요일에 딱히 볼만한 드라마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테다. 작품성이 뛰어나고 수고를 많이 한 작품이고를 떠나서, 10%를 넘기지 못하는 드라마들이라면 일단 대중에게 어필할만한 무언가가 부족했다는 뜻이다.

<불의 여신 정이>는 최종회였던 22일 방송마저도 한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9.6%로 21일에 보여준 9.3% 보다는 0.3%P 올랐지만, 최종회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는 더없이 굴욕적인 시청률이 아닐 수 없다. 그야말로 초라한 종영이며, 쓸쓸한 퇴장이다. 주연 배우가 문근영·이상윤이었는데도 말이다. 여기에 반환점을 돈 <수상한 가정부>와 아직 초반인 <미래의 선택>은 시청률에 대해 확언을 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좀처럼 청신호의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불의 여신 정이>의 종영으로 다음 주부터 새로 선보이는 하지원·주진모 주연의 <기황후> 가 지상파 월화드라마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 기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시작 전부터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에 휩싸여 한 차례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미 한 번 찍힌 드라마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은 아닐 테다.

지상파 드라마라고 해서 대중이 믿고 보는 시대는 지났다

 tvN <빠스껫 볼>

tvN <빠스껫 볼> ⓒ tvN


사실 지상파 월화드라마가 허우적대고 있는 이면에는, 케이블·종편 드라마 세력의 성장이 숨겨져 있기도 하다. 이들은 조용히, 그리고 은밀하게 지상파 드라마를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지상파 월화드라마의 굴욕이 단지 그들만의 문제점들을 짚고 넘어가는 것으로 끝낼 게 아니라는 의미다.

JTBC 월화드라마 <네 이웃의 아내> 는 시청률 3%(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아래 동일)를 이미 넘겼고 분당 시청률은 4.4%까지 기록했다. tvN에서 새로 선보인 <빠스껫 볼> 의 첫 회 시청률은 1.7%, 최고 2.5%를 기록했다. 이들 모두 케이블·종편 드라마의 시청률로는 상당히 긍정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케이블·종편 방송의 드라마 제작 환경은 아무래도 지상파 드라마보다 열악할 수밖에 없다. 광고 수주를 지상파 드라마만큼 따내질 못하고, 대중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데 갑절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파 드라마보다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괄목할 만하며, 칭찬을 해줄 만한 일이다.

'일단 지상파에 걸어두기만 하면 모든 것이 탄탄대로다' 하는 식의 정의는 오래 전에 허물어진 듯하다. 지상파 드라마라고 해서 대중이 믿고 보는 시대는 지났다. 셀 수 없을 정도의 채널이 존재하고 있는 요즘, 대중의 신뢰도가 지상파에만 매여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은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요즘 지상파 월화드라마는 체면치레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기본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낮은 시청률은 단지 대중을 덜 자극한다는 이유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이제 대중은 작품성, 재미, 흥미, 몰입도, 가치, 교훈 중 어느 요소 하나라도 확실히 갖췄다면 그 작품에 빠져들 준비가 되어 있다. 10% 미만의 시청률은 아직 그 어느 것도 확실하게 갖고 있지 못하다는 뜻이다.

그 요소들을 케이블·종편 드라마들이 점점 손에 쥐고 있는 듯하다. 메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이 말이다. 이제 지상파가 갑절로 뛰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굴욕' 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단어를 보란 듯이 떼어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음대성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topicasia.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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