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루라기, 파이팅! 영화 <호루라기>의 시사회에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서울시교육청 문용린 교육감, 박한울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호루라기, 파이팅! 영화 <호루라기>의 시사회에서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서울시교육청 문용린 교육감, 박한울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황서연


때로는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영화로 이루어지는 사회고발이 큰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현실의 변화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는 아동·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도가니법'을 만들어냈다.

이처럼 영화를 통해,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세상을 바꾸려는 이들이 있다. 11일 오후 7시 서울 여의도CGV에서 영화 <호루라기> 특별 시사회가 열렸다. <호루라기>는 학교폭력 피해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박한울씨(20)가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영화다. 학교폭력 피해자가 포함된 고등학생 20명이 제작진으로 참여했다.

영화는 단순히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학교폭력 피해자가 겪는 학교 내 부당한 대우를 설명하는 데 집중했다.

박한울씨는 '학교폭력예방운동가'로 활동하며 피해학생들을 상담하고 지원해온 이다. 그가 영화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는 많은 이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다. 박씨는 "학교폭력을 근절하려면 타인이 받은 상처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는 공감 능력과 타인을 용서할 수 있는 관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의 현주소를 말하다

또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영화 <호루라기>의 한 장면

▲ 또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아요 영화 <호루라기>의 한 장면 ⓒ 박한울씨 제공


영화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남학생의 자살 장면으로 시작된다. 우연히 남학생의 자살 장소에 함께 있게 된 주인공 '소영'은 그의 자살을 부추긴 아이들에 의해 살인자로 누명 씌워지며 또 다른 학교폭력의 희생자가 된다.

영화는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경각심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대신 피해학생이 아이들만의 사회에서 고립되고 소외받는 방식과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아이들, 학교의 담임 선생님, 마지막으로는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에게까지 믿음을 잃어버린 '소영'의 모습은 학교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위태로운 상황에 놓여 있는지 전한다.

피해자로서 고통받고 있던 '소영'의 말을 믿어주지 않던 엄마가 딸의 방 앞에서 '엄마가 미안하다'며 우는 장면에서는 감동이 전해졌고, 자신이 똑같이 학교폭력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진실을 말하고 '소영'을 돕기 위해 용기를 내는 장면에서는 일순간 장내가 숙연해졌다. 시사회가 끝난 후 관객들은 영화를 제작한 학생들에게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는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할게요 영화 <호루라기> 시사회에서 박한울 감독과 연기자들을 격려하는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노력할게요 영화 <호루라기> 시사회에서 박한울 감독과 연기자들을 격려하는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 ⓒ 황서연


이날 시사회에는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과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 학교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 등이 참석했다. 학교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던 정 의원은 <호루라기>의 취지에 공감, 이 영화의 제작과 배급을 후원하고 있다. 그는 "박한울 감독의 영화가 큰 파동을 일으켜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지는 학교폭력 해소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용린 서울시 교육감은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을 6년간 맡았던 경험이 있다"며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학교폭력에 진지한 관심을 갖게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 교육감은 "폭력을 행사한 학생과 폭력을 당한 학생 모두 학교폭력과 무관심의 피해자이며 전 국민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울 시사회를 마친 영화 <호루라기>는 10월 25일 대구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시사회를 가진다. 시사회 이후에는 각 학교와 일반에 무료로 영화를 배포해 학교폭력 예방교육에 쓰이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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