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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net <댄싱9>의 진행을 맡은 오상진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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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et <댄싱9>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춤이라는 역동적인 예술에서 오는 강렬함도 한몫하지만 뛰어난 실력을 갖춘 매력적인 참가자에 대한 애정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 31일 <댄싱9>의 첫 생방송 무대가 펼쳐졌다. 그러나 처음부터 불협화음이 일었다. 일단 특정 팀에 유리하게 편성된 가산점과 애매한 심사기준이 도마에 올랐다. 너무 큰 가산점 덕택에 경연이 끝까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과가 나왔고, 이 때문에 긴장감이 현저히 떨어졌다. 게다가 아무리 객관적일 수 없다지만 제멋대로의 심사기준 역시 시청자가 동감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이런 총체적 난국에서 생방송의 진행을 맡은 오상진 역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프리 선언 이후 처음 맡는 프로그램에서, 오상진은 생방송 무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의 반감을 부채질했다. MBC <위대한 탄생> 등을 진행했던 '프로 아나운서'였기에 시청자의 기대는 컸지만, 오상진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첫 번째로 발성이 아쉬웠다. 오상진은 진행하는 내내 수차례 음 이탈 현상을 내며 특유의 매끄러운 발음을 이어가는 데 실패했다. 시청자는 진행자가 실수할까 봐 보는 내내 조마조마해야 했다. 진행자라면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안정감을 심어줘야 한다. 이에 비춰봤을 때, 오상진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오상진은 긴장감 조율에 실패했다. 물론 프로그램 자체의 설정에서 긴장감 조율에 실패한 측면도 있지만, 오상진은 목소리의 강약과 감정의 높낮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특히 웃음기 묻어난 목소리로 경연에서 패배한 팀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오상진은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고, 그의 진행은 중구난방식이었다.

 23일 밤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슈퍼스타K4 결승전에서 사회자 김성주가 딕펑스(왼쪽)와 로이킴을 소개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슈퍼스타K4> 결승전 생방송 당시 딕펑스(왼쪽)와 로이킴(오른쪽) 사이에서 진행하는 김성주 ⓒ 이정민


오상진의 무리한 진행을 살펴보면 같은 방송사에서 프리선언을 한 김성주와 비교된다. 프리선언 이후 한동안 부침을 겪었던 한성주는 이후 tvN <화성인 바이러스>, Mnet < 슈퍼스타K > 같은 케이블 프로그램은 물론,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도 캐스팅됐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것은 단순한 행운만은 아니다.

김성주는 < 슈퍼스타K >에서 긴장감을 자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1분 후에 공개됩니다"라는 멘트는 결과가 궁금한 시청자에게 짜증을 유발하는 한마디일 수 있지만, 결코 부적절한 발언은 아니었다. 김성주는 그 멘트를 감정이 최대한 고조된 시점에서 뱉었다. 오상진의 "1분 후 공개됩니다"가 김성주와 달랐던 이유는 그가 감정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정이 고조된 시점에서는 비록 짜증은 날지언정 결과를 궁금해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감정 없이 활기차고 밝기만 한 멘트는 짜증만 유발할 뿐이다. 

김성주는 착실하게 자신만의 진행 세계를 구축했다. 그것은 그가 각종 구설에 오를 때도 그의 위치에 치명타를 입히지 않는 강력한 무기였다. 설령 대중과 김성주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을지언정 '그래도 진행은 잘한다.'는 평가는 그의 본질을 대변해 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김성주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였다.

오상진은 이제 지상파 방송국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프리선언 당시, 대중은 그를 응원했다. 잘나가던 김성주가 사표를 던졌을 때와는 사뭇 다른 반응이었다. 그러나 오상진이 진행 능력의 한계를 뚜렷하게 드러낼 때, 그가 전직 인기 아나운서로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그다지 길지 않을 수 있다.

오상진만의 스타일로 대중과의 소통, 프로그램의 전반을 아우르는 강약 조절을 해낼 때, 그를 찾는 방송은 늘어날 것이다. 초반의 부진을 딛고 그가 진정한 진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오상진 김성주 댄싱9 슈퍼스타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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