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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의 갈 길을 잃어버린 KBS, MBC, SBS. 이들 지상파 3사 뉴스를 매일 감시하고자 합니다. 이들이 지상파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그날까지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는 계속됩니다. [편집자말]
"쌍용차 국정조사 약속 이행하라!"

24일 오후 서울역 앞 광장에서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전국금속노조가 개최한 '쌍용차 해고자복직! 비정규직 정규직화! 국정조사 실시! 범국민대회(아래 범국민대회)'에서 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새누리당이 약속했던 쌍용차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자리기도 했다. 새누리당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김무성 당시 총괄선대본부장, 황우여 대표는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 취임 후, 국정조사 대신 여야합의체를 통한 해결로 입장이 급선회했다. 여야합의체는 별 성과없이 5월 종료됐다. 이후 6월 초 쌍용차의 2009년 회계조작 근거가 새롭게 밝혀지면서 국정조사 요구가 다시 제기 됐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관련기사 : "쌍용차 회계조작 결정적 증거, 국정조사만 남았다").

이번 범국민대회에는 시민 8441명이 조직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대회선언문에서 "즉각 쌍용차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약 5천 명(경찰 추산 280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일부는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뒤 롯데백화점, 을지로 입구를 거쳐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있었다. 청계광장 주변 일민미술관 앞 인도를 차단한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며 시위대를 저지했다. 남성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시각 지상파 3사의 주요뉴스에서는 '쌍용차'도 '최루액'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6개월을 축하하며,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는 칭찬 릴레이만 펼쳐나갔다.

국민 3명 중 2명은 국정운영 지지? 

24일 지상파 3사의 첫 헤드라인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 취임 6개월 맞이 자체 여론조사 결과였다. KBS는 64.3%, MBC는 65.8%, SBS는 70.4%의 응답자가 국정운영을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약 6개월간 박근혜 정부가 가장 잘한 일로 대북정책이 나왔다는 결과를 전했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 관련 여론조사 결과
▲ KBS 뉴스9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 관련 여론조사 결과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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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은 대북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 mbc 뉴스데스크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잘한 일은 대북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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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이틀간 조사하고 응답률을 공개한 SBS
▲ SBS 8시 뉴스 유일하게 이틀간 조사하고 응답률을 공개한 SBS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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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여론조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방송 3사 모두 여론조사 기관을 통해 전국 성인남녀 1천 명을 조사했고,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3.1%p라 밝혔다. 기간은 KBS, MBC가 23일 하루, SBS가 23~24일 양일간 조사했다. 또 응답률을 밝힌 것은 SBS뿐으로 12.1%라 말했다.

응답률은 여론조사에서 표본오차와 신뢰수준만큼 중요한 수치다. 몇 명에게 물어 몇 명이 답했냐는 수준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1천 명을 조사했는데 응답률이 12.1%라는 것은 약 8300명에게 물어 1000명만이 답했다는 뜻이다. 결국 SBS 여론조사 결과를 뜯어보면, 국민 8300명 중 704명만이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했다고 말한 것이 된다.

응답률이 낮은 여론조사는 결과를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여론조사 후폭풍이 이를 잘 보여준다. 당시 CBS는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장 후보로 대결했던 오세훈 새누리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의 지지도 차이가 20.3%p로 큰 격차가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응답률 6.7%의 조사였다. 개표결과 오세훈 후보가 0.6%p차로 아슬아슬하게 당선됐다.

이 때문에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선거와 관련 있는 여론조사 결과의 응답률은 반드시 기재하도록 돼 있다. 이번 발표에 이 조항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영방송이라면 더 공정하게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공표할 책임이 있다.

MBC는 민주당을 싫어해

이번 여론조사 보도에서도 MBC의 야당 '디스'(고의로 반대·비하 함)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대통령 지지도와 함께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관한 여론을 함께 조사한 것. MBC <뉴스데스크>는 2번째 꼭지로 <박근혜 정부 최대과제 '경제활성화'…"민주당 국회 돌아가야">를 보도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추가 여론조사를 했다.
▲ mbc 뉴스데스크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추가 여론조사를 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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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서 기자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는 국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응답이 70.5%로 압도적으로 많았다"라며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는 국정조사로 마무리하고 여야가 민생을 논의해야 한다가 51.5%, 특검을 통한 수사는 39.4%였다"고 밝혔다.

KBS <뉴스9>는 "대통령과 여야 정당 간의 청와대 회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78.1%"였다고 이야기했다. SBS <8시뉴스>는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부담에 찬반이 팽팽이 맞선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으로 민생과 일자리 문제를 방송 3사가 공통으로 지적해지만, 일자리 문제에서 노동이슈는 제외됐다. 쌍용차 국정조사나 재능교육 종탑농성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 24일은 재능교육 노동자들이 서울 혜화동 종탑에 올라 농성을 시작한 지 200일째를 맞는 날이었다(재능교육의 농성은 2075일째).


태그:#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시뉴스, #뉴스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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