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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털구름처럼 하늘에 펼쳐진 구름 띠를 세 줄로 ‘三’자처럼 쓰다가 곡선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진 글자다.
▲ ? 새털구름처럼 하늘에 펼쳐진 구름 띠를 세 줄로 ‘三’자처럼 쓰다가 곡선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진 글자다.
ⓒ 漢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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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생겨나는 원리는 구름 덩어리가 중력으로 압축되면서 가스의 작용으로 응고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바로 기체상태의 공기가 별로 굳어지는 것을 보면 우주를 끊임없이 모였다 흩어지는 '기(氣)'의 흐름으로 이해하는 것이 제법 설득력 있어진다.

모든 사물에는 기가 있다(萬物有氣)고 하고, 세계는 보이지 않은 기의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의 몸이 바로 그 기의 가장 구체적이고 궁극적인 실체라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기'란 무엇일까?

중국어로 손님처럼 사양하고 예의를 차리는 것을 객기(客气,kèqi)라 하고, 날씨는 천기(天气, tiānqi), 화를 내는 것은 생기(生气, shēngqì)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한자를 그대로 읽었을 때 우리말 뜻과는 다르다. '기(氣)'에 대한 의미 부여의 차이에서 생겨난 언어 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기(氣)'라고 쓰지만 중국은 그 이전의 본자체인 '气(qì)'를 사용한다.  뭉게구름은 '운(云)'으로 나타내고, 새털구름처럼 하늘에 펼쳐진 구름 띠를 세 줄로 '三'자처럼 쓰다가 곡선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진 글자다. 구름이 바람에 흘러가듯이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움직이거나 또는 그와 같은 기운을 나타내는 말로 점차 의미가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한자인 '氣'는 원래 손님을 접대하는 곡식의 의미였다고 한다.

중국은 도교의 영향으로 고래로 다양한 기공체조가 발달되어 왔다. 기공(氣功)은 '기(氣)'에 '공(功)'을 들이는 것으로 호흡과 부드러운 신체 훈련으로 신체 내의 기의 흐름을 가다듬고 연마하는 체조를 말한다. 리훙즈(李洪志)가 창시한 것으로 알려진 기공체조의 일종 파룬궁(法輪功)이 급속도로 중국인들에게 전파되면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자 중국정부는 태극권을 제외하고 기공체조 단체의 대외활동을 매우 엄격하게 제한, 관리하고 있다.

'기'라는 모호한 개념을 이해하는데 맹자가 말한 '호연지기(浩然之氣)'가 조금은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 맹자는 제자 공손추가 어떤 점에서 뛰어난 지를 묻자 스스로 "남의 말을 잘 이해하고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我知言, 善養吾浩然之氣)"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맹자는 호연지기를 지극히 크고 강한 기운이라고 말하고 의(義)와 도(道)를 통하여 자라고 이것이 없으면 위축된다고 하였다. 또한 호연지기는 우연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의가 쌓여서 이뤄지는 것이고 마음에 흡족하지 않은 데가 있으면 곧 사라진다고 하였다.

'기'가 어떤 일의 형세나 기운을 나타낼 때도 많은데 한신의 기개를 표현할 때는 기개가 산하를 삼킬 듯 하다(气吞山河, qìtūnshānhé)고 하고 항우를 두고는 힘이 산을 뽑고 기세가 세상을 덮을 만하다(力拔山气盖世, lì bá shān qì gài shì)고 표현한다. 결국 한신의 기개가 유방을 도와 천하를 삼킨 셈이다. 제갈공명은 <출사표(出師表)>에서 죽은 선왕 유비의 뜻을 받들어 "뜻과 기개를 넓히라(恢弘志氣)"고 유선에게 충고하며 패전을 예감한 북벌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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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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