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한재림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한재림 감독이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실제로는 관상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한재림 감독. 그가 영화 <관상>을 들고 추석 극장가로 돌아온다. "관상을 믿진 않는다"고 밝힌 이종석 역시 출연한다. "21살 때 어머니가 점을 보고 오셔서는 '너 25살에 잘 된다고 하더라'는 말을 들었다"는 그는 25살이 된 지금, 대선배인 백윤식과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등과 호흡하며 배우고 또 배웠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관상>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연출을 맡은 한재림 감독과 배우 백윤식,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조정석, 이종석이 참석했다.

<관상>은 처남 팽헌(조정석 분), 아들 진형(이종석 분)과 깊은 산 속에서 살아가는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이 조선 최고의 관상쟁이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정재는 야망을 숨긴 수양대군 역을, 백윤식은 나라를 지키려는 신하 김종서 역을 맡는다. 김혜수는 내경을 한양으로 부르는 기생 연홍으로 분한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가 크게 웃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가 크게 웃고 있다. ⓒ 이정민


한재림 감독은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고 엄청난 분들과 했구나 싶다"면서 "'전생에 나를 구한 상'이라고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운을 뗐다. 앞서 <연애의 목적> <우아한 세계> 등을 연출한 한 감독은 이정재를 캐스팅할 당시 영화 <하녀> 속 이미지를 떠올렸다고 털어놨다. 한 감독은 "야망이 천박하지 않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기품 있는 모습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조정석이 맡은 팽헌은 영화의 완급을 조절하는 인물이다. 한 감독은 "팽헌이 영화를 부드럽게 풀어주기도 하고, 어떤 순간 강력한 드라마로 전환하기도 하는데 조정석씨는 뮤지컬 경력도, 연기 경력도 오래돼서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감독은 "이종석은 키도 크지만, 뒷모습이 정말 슬퍼 보인다"면서 "운명을 거스르려는 진형 역에 딱 맞았다"고 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연홍 역의 배우 김혜수가 자신의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연홍 역의 배우 김혜수가 자신의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 이정민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김종서 역의 배우 백윤식이 연홍 역의 배우 김혜수와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를 칭찬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김종서 역의 배우 백윤식이 연홍 역의 배우 김혜수와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를 칭찬하고 있다. ⓒ 이정민


"수양대군, 역사적 인물 아니었다면 남장여자 건의하고플 정도"

처남으로 조정석을 맞은 송강호는 "워낙 재능이 넘치는 배우"라면서 "연기적인 면이나 외적인 면이 정말 유쾌하더라.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송강호와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을 들은 조정석은 촬영 전부터 긴장을 많이 했다고. 조정석은 "떨리면서도 '어떤 분일까' 궁금했는데 첫 촬영 때는 정말 편했다"면서 "송강호 선배님과 많은 신을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엄청난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수는 단숨에 시나리오를 읽고 수양대군 역을 탐낸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를 시작하고 나서 가장 재밌게 본 시나리오였다"고 평한 김혜수는 "그동안 송강호가 보여주지 않았던 면까지 반드시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혜수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진 수양대군이었기에 실존하는 역사 속 인물이 아니었다면 내가 감독님을 졸라서 '남장여자로 하자'고 건의하고 싶은 정도였다"고 캐스팅 비화를 공개했다.

지난 2012년 영화 <도둑들> 무대인사 당시 김혜수와 함께했던 이정재는 <관상> 시나리오가 김혜수에게 간 것을 알고 직접 반응을 묻기도 했다. 이정재는 "'누나, 시나리오 봤어?'라고 물었더니 '어 봤어! 수양 너무 좋아!'라고 하더라"고 수양 역을 탐냈던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이정재는 "백윤식 선생님의 출연작을 다 봤다"면서 "젊은 호흡에 매 순간 감탄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혀를 내둘렀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팽헌 역의 배우 조정석이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팽헌 역의 배우 조정석이 내경 역의 배우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운명을 거스르려는 자 Vs. 자신의 소임을 다하려는 자

영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조정석은 "모든 것이 늘 어렵다"고 털어놨다. 제일 힘들었던 부분은 날씨였다. "우리는 정말 행복한데, 날씨가 안 도와줬다"고 전한 조정석은 "춥기도 하고 지난겨울에 눈이 정말 많이 왔다"고 했다. 조정석은 촬영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이종석은 "송강호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개그 프로그램 속 만담 같았다"고 미소 지었다.

<관상>에는 역사 속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조화를 이룬다. 배경은 계유정난이다. 사극에 처음으로 도전한 한재림 감독은 "그간 계유정난이 많이 다뤄졌기 때문에 똑같은 것을 보여준다는 것은 흥미가 없었다"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한 감독은 운명을 거스르는 사람과 자신의 소임을 다하려는 사람의 욕망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관상가 역을 위해 실제로 관상을 공부하지는 않았다. 송강호는 "영화를 찍으면서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김혜수는 "송강호가 왜 송강호인지 알 수 있는 영화"라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극 중 긴 머리를 하고 한복을 입는 이종석은 "첫 촬영에서 (송강호에게) 따귀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열 대를 넘게 맞았는데도 아픈 줄 몰랐다. 그만큼 긴장하면서 찍었다"면서 "사극을 찍으면서 내가 굉장히 머릿발이 심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관상>은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이정재, 이종석, 조정석, 한재림 감독, 배우 백윤식, 김혜수, 송강호가 아자를 외치고 있다.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관상>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이정재, 이종석, 조정석, 한재림 감독, 배우 백윤식, 김혜수, 송강호가 아자를 외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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