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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는 이별을 해야 했고, 또 누군가를 다시 만나야 했다.

4일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에서는 청룡부대에서 전출신고를 마치고, 이기자부대에 입소를 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함께한 전우들 간의 포옹 속엔 뜨거운 눈물이 있었고, 새로운 전우들을 맞이하는 생경함 속엔 살벌한 긴장감이 흘렀다. 헤어짐과 만남으로 인한 감동과 공포가 함께 공존했던 시간이었다.

<진짜 사나이> 멤버들에게 청룡부대는 유난히 살가운 곳이었다. 이곳 분대장인 설민호는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미가 흐르는 군인이었다. 이동근 일병은 다른 부대 그 어떤 일반병사보다도 멤버들과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으며, 그로 인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그들과 함께 부교를 만들고 체육대회를 치렀다. 같이 밥을 먹었고, 같이 잠을 잤으며, 같이 가족을 그리워하고, 또 같이 눈물을 흘렸다. '저러다 헤어질 때의 아쉬움을 어떻게 감당하려고…'라는 생각을 하게할 만큼 멤버들과 청룡부대 병사들의 우정은 한없이 깊어만 갔다. 남자들 간에 쌓는 정이라는 것이, 전우애라고 붙여진 그들의 투박한 사랑이, 이토록 진한 감동을 주리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바다.

부대 안에서도 이렇게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될 수 있다니! 수많은 병사들이 부교 위에 일렬로 서서 설민호 분대장의 아내에게 꽃을 전달하고, 설민호가 그의 아내를 위해 멤버들에게 둘러싸여 응원의 박수와 축하의 노래 속에서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도 하기 힘든 프러포즈가 아니었을까? 이를 허락한 '윗분'들의 센스도 대단했고, 아이디어를 짜낸 멤버들의 센스에도 감사할 일이다. 멤버들에게 청룡부대는 이렇게까지 라도 챙겨주고 싶고, 뭔가를 해주고 싶은 애틋한 부대였던 것이다.

청룡부대에서의 일주일이 하루 같았을 멤버들은 스스로도 모르게 일 년치의 정이 한꺼번에 들지 않았을까. 그래서 청룡부대를 떠난 마지막 순간, 멤버들의 눈시울이 유난히 붉고 뜨거웠던 것일 게다. 류수영의 긍정적 마인드도 이 순간에서만큼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의 정에 호주사람 샘 해밍턴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손진영은 마치 가족을 잃은 듯 애달팠고, 박형식의 눈은 이런 헤어짐이 모질게 여겨질 정도로 슬프게 느껴졌다.

퇴소명령 받은 김수로, '맏형'의 퇴장 

 지난 4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퇴소명령을 받은 김수로.

지난 4일 방송된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퇴소명령을 받은 김수로. ⓒ MBC


그 중에서도 김수로의 눈물이 가장 안타깝고 감동적이었다. 멤버들의 맏형이자, 대표로 전출신고를 해야 하는 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간 전출신고를 제대로 할 수조차 없게 된다. 하지만 그 동안 함께한 전우들과의 뜨거운 우정을 도무지 떨쳐낼 수 없는 그는 저절로 흐르는 눈물을 막을 길이 없어 주먹을 불끈 쥐고 자기 허벅지를 쳐가면서 참는 데까지 참았다. 그 모습이 뭉클했다. 그렇게 참아가면서 떨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출신고를 하는 그의 우직함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김수로는 어깨부상을 당했다. 그 때문에 멤버들과 함께 훈련을 받을 수가 없었다. 전우들과 정을 쌓는 것으로는 하루가 찰나였겠지만, 그들의 고생을 바라보고 있을 때를 생각하면 하루가 천일 같았을 것이다. 전출신고를 하는 순간, 그는 다른 멤버들 마음에는 없는 납덩어리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있어야만 했다. 미안함, 그것이 그의 눈물을 더욱 아프고 아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를 향한 안타까움은 여기서 그치질 않았다. 김수로는 이기자부대에서 더욱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게 된다. 이곳에서는 멤버들의 훈련을 바라보는 것조차 허용되지를 않았다. 어깨부상으로 인해 수색대원 훈련을 받을 수가 없다는 결정이 내려져 퇴소조치를 당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진짜 사나이> 촬영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멤버의 퇴소조치 앞에서, 김수로 본인은 물론 모든 멤버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기자부대에 입소하기 전 김수로는 지난 3주 동안 재활치료를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아 80% 이상 회복되었다며 좋아했다. 바로 전날 주사 두 대까지 맞아서 끄떡없다고 호언장담을 하면서 처음 촬영을 했을 때와 같은 새로운 각오와 의욕을 보였다. 모두가 반가워했고, 미더워했다. 이제 같이 훈련 받고 같이 노고를 나눌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이기자부대 군의관은 그에게 수색대원 훈련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고, 그것도 모자라 아예 부대에 머물 수도 없게끔 퇴소명령을 내렸다. 김수로는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그리고 자신의 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던 것을 자책해야만 했다. 촬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서가 아니라, 멤버들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짐이 되는 것이 몹시도 안타까운 마음, 그의 미안함에 진정성이 느껴졌다. 그의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사실 <진짜 사나이> 에서의 김수로는 맏형의 이미지보다는 그 누구보다 의욕과 체력이 넘치는 열혈병사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어필되던 멤버였다. 못하는 것이 없고, 거칠 것이 없으며, 두려울 것이 없던 무적의 병사. 그 힘으로 멤버들을 이끌었으며, 그 열정으로 어느 부대에서든 최고라는 인정을 받았다. 어깨파열도 그의 의욕을 막을 수는 없었다. 군의관이 체크할 당시 아픔이 느껴지는데도 어떻게든 훈련을 받기 위해서 아픈 척 하지 않을 정도라면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그런 그가 결국은 훈련에서 열외가 되고 퇴소를 당하고 말았다. 고개를 떨구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의 의욕이 감동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했다. 자신 때문에 다른 멤버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대로 물러나는 단호함이, 그러면서도 멤버들이 걱정되어 흘리는 눈물이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의 의욕보다 멤버들을 위하는 배려를 우선순위에 둔 그의 마음, 참으로 가치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가.

김수로가 <진짜 사나이>의 맏형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반가운 일이기도 하다. 쓸쓸한 뒷모습을 보이면서 퇴소를 하기는 했지만 김수로는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시청자들은 그 때가 언제가 되던, 완전히 완쾌가 되어 <진짜 사나이>로 다시 복귀하는 그 순간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거라는 사실을 말이다. 감동의 아이콘은 언제든 두 팔 벌려 대환영이니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진짜사나이 김수로 이기자부대 청룡부대 설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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