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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원대 학교법인이 매각대금의 30%를 보너스로 한다는 계약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논란이 되고 있는 목원대 대덕문화센터(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소재)
 목원대 학교법인이 매각대금의 30%를 보너스로 한다는 계약서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논란이 되고 있는 목원대 대덕문화센터(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소재)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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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목원대 일부 이사들이 학교 자산을 매각할 경우 매각 대금의 30%를 보너스로 받기로 밀약했다는 서류와 증언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법인 측은 뒤늦게 법인 직원이 이사장과 이사회 직인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

학교법인 목원대 이사회(이사장 박영태)는 정이사 5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사위원회(이하 특감위)를 구성하고 대학 대덕과학문화센터 매각 의혹과정을 조사하고 있다.

특감위 중간 조사결과를 보면 일부 법인 관계자들이 학교재산 매각대금을 사적으로 나눠가지려 했던 정황이 담겨 있다. A 전 임시이사는 법인 측이 학교자산인 대덕문화센터를 매각하려 하자 돌연 회사를 설립한 후 매각업무를 전담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대덕문화센터(연면적 2만4364㎡)는 재단법인 대덕전문연구단지관리본부가 관리해 오다 지난 2003년 목원대 재단 측에 '교육용'으로 활용할 것을 조건으로 268억 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목원대 재단 측은 지난해 교육용 시설인 대덕과학문화센터를 오피스텔을 지으려는 회사에 매각을 추진했다.

교육용 부지를 오피스텔용으로 매각하려 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논란은 지난해 1월 A 전 임시이사가 설립한 회사와 당시 B 법인 이사장 간에 체결한 계약 내용이다. 계약 내용에는 대덕문화센터를 400억 원 미만의 금액에 팔 경우 3%의 수수료를, 400억 원 이상에 팔 때는 30%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돼 있었다. 400억 원에 팔 경우 120억 원이 수수료로 지급된다는 얘기다.

논란이 일자 현 박영태 법인 이사장은 지난 달 5월, 계약서 내용이 위조됐다며 전 임시이사와 법인 직원 등 두 명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임시이사 체제에서 대덕센터 매각을 추진하면서 법인 직원이 이사장과 이사회 직인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400억 이상에 팔면 30% 준다' 계약... 노조 "부정부패 척결의지 있나" 

하지만 의혹이 커지고 있다. A 전 임시이사가 설립한 회사는 설립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고 자본금도 5000만 원 미만에 불과하다. 500억 원 상당의 학교재산을 매각하면서, 설립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신뢰하기 어려운 유령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게다가 이 대학 김원배 총장은 지난해 10월, 학교 직원들에게 경찰 수사의뢰를 지시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사의뢰를 하지 않다가 8개월이 지난 최근에서야 법인 이사장을 통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총장은 또 최근 법인 이사회에 출석해 "계약은 법인 직원(당시 7급)이 한 일로 나는 몰랐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도 김 총장은 지난 2월 업무를 주도한 해당 법인 직원을 오히려 6급으로 승진시켰다. 해당 법인 직원은 1억 원의 발전기금(신학관 복원기금)을 임의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대학의 총무처장은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법인 감사보고서를 의도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총무처장은 지난 4월 이사회에 출석해 법인감사가 벌인 감사보고서에 대해 '보고서 자체가 없다'고 부인하다 이사들이 추궁하자 뒤늦게 이를 시인한 후 원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목원대 특감위는 김 총장과 박 이사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중이다.

목원대 제2 대학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총장과 이사장이 부정부패를 척결할 의지가 없고 감당할 능력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덕문화센터 매각과 관련한 일체의 문서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학생회 행사와 관련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을 대가로 3900만 원의 리베이트를 수수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학교 직원과 법인기금을 임의 사용한 법인 직원을 인사조치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오는 14일까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대응 수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목원대, #계약서, #대덕과학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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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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