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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와 <(사)생명의숲국민운동>은 2012년 7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한국의 아름다운 숲' 50곳 탐방에 나섭니다. 풍요로운 자연이 샘솟는 천년의 숲(오대산 국립공원), 한여인의 마음이 담긴 여인의 숲(경북 포항), 조선시대 풍류가 담긴 명옥헌원림(전남 담양) 등 이름 또한 아름다운 숲들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우리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아름다운 숲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이 땅 곳곳에 살아 숨쉬는 생명의 숲이 지금, 당신 곁으로 갑니다. [편집자말]
광릉수목원의 녹음이 싱그럽다.
▲ 광릉수목원의 녹음 광릉수목원의 녹음이 싱그럽다.
ⓒ 이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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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숲에는 총 5,710여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 광릉 수목원의 녹음 광릉숲에는 총 5,710여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 양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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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월은 숲이 가장 싱그러울 때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혜택을 받고 산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천혜의 자연환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없다는 것. 그런데 이런 아쉬움을 말끔히 해소시켜줄 만한 곳이 있다. 바로 국내 유일의 국립수목원인 광릉' 국립수목원'이다.

지하철 1호선 의정부역 5번 출구에서 21번 버스를 타고 1시간 남짓 달리면 광릉 국립수목원 입구다. 버스가 30분쯤 달리자, 울창한 숲이 나타났다. 광릉숲이다.

500년 위엄의 역사를 자랑하는 광릉 숲

광릉숲은 조선조 제7대 세조대왕이 묻힌 광릉의 부속림 중 일부로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와중에도 '임업시험림'으로 보호·관리되어 왔다. 500년 넘는 세월동안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광릉숲에는 총 5710여 종의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단위면적당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다고 하니 '500년 관리'의 위엄이 느껴진다.

광릉숲은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숲이다. 이 숲은 지난 2010년 6월 2일 유네스코로부터 세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설악산(1982), 제주도(2002), 신안 다도해(2009)에 이어 국내 4번째다. 광릉숲 전체가 지난 2001년 '천년의 숲'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광릉 국립수목원은 이 숲 안에 있다. 버스정류장에 내려 수목원 입구로 갔다. 이곳은 매표소가 따로 없다. 100% 사전예약제기 때문이다. 관람객 수를 제한해 산림보호를 하기 위해서다. 또, 관광객들의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다. 보통 때라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토요일 점심(3월 25일)이었지만, 쾌적하게 숲을 느낄 수 있었다.

광릉수목원은 100% 사전예약제다. 관람객 수를 제한해 산림보호를 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다.
▲ 광릉 국립 수목원 예매 티켓 광릉수목원은 100% 사전예약제다. 관람객 수를 제한해 산림보호를 하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서다.
ⓒ 양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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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개원한 광릉수목원의 현재 공식명칭은 국립수목원이다. 지난 1999년 5월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됐다. 포천시 소홀읍 직동리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은 광릉숲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면적은 1118ha, 국립수목원이 품은 주요 식물군을 둘러보는 데만도 3시간이 걸린다. 이 3시간도 실은 여유 없이 관람할 때나 가능한 시간이다. 천천히 둘러본다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국립수목원의 전체 면적 중 1/10인 1018ha는 자연림이다. 그중 100ha의 공간에 전문전시원, 산림생물표본관, 산림동물원, 난대온실 등이 조성되어 있다. 전문전시원의 경우 식물의 특징이나 기능에 따라 15개의 테마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숲 속의 피톤치드 샤워

전나무는 나무 중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 산림욕하기 가장 좋은 숲으로 꼽힌다.
▲ 전나무숲 전나무는 나무 중 가장 많은 피톤치드를 뿜어내 산림욕하기 가장 좋은 숲으로 꼽힌다.
ⓒ 양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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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추천하라면 '숲생태관찰로'를 꼽고 싶다. 40~50m 높이의 숲 가운데 나무데크로 폭 2m의 길이 나 있다. 이 울창한 숲길은 수목원 안에서도 가장 좋은 산림욕 코스로 꼽힌다. 구간은 약 2킬로미터, 천천히 걸어서 1시간 반쯤 걸린다.

이 숲길을 걷다보면 뭔가 시원한 느낌이 든다. 마치 숲이 뿜어내는 기운이 몸 속에 스미는 느낌이다. 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 때문이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병원균·해충·곰팡이에 저항하려고 내뿜거나 분비하는 물질이다. 삼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되며 살균작용도 된다.

국립수목원은 도시에서처럼 쫓기듯 관람해서는 그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없다. 방문한 날 모든 곳을 다 둘러보는 것 보다 한 곳을 마음 편히 즐기다 가는 걸 추천한다. 숲에 오는 이유는 숲의 신선한 정기를 충분히 받으려는 것 아닐까.

태풍에 쓰러진 나무에서 대통령의 나무까지

2004년 여름 들이닥친 곤파스에 쓰러진 나무
▲ 태풍 곤파스가 쓰러뜨린 나무 2004년 여름 들이닥친 곤파스에 쓰러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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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숲길을 걷다보면 바닥에 쓰러져 있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바로 2004년 여름 태풍 곤파스가 광릉숲을 덮쳤을 때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것. 20m는 족히 될 나무가 뿌리까지 드러낸 상태로 바닥에 누워있다. 쓰러진 나무 앞에 있는 안내판에 따르면 태풍 피해의 심각성과 자연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그대로 두었다고 한다.

학생들이 안내판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
▲ '나이테' 정보 안내판 학생들이 안내판을 보며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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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진짜 나이테를 보며 학습할 수 있다.
▲ '나이테' 안내판 옆에 있는 나무 밑동 학생들이 진짜 나이테를 보며 학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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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고요한 숲길 한가운데 뜨악한 풍경일 수 있지만 나름 의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숲 생태탐방로 곳곳에는 학생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안내판이 있었다. 나무테를 설명하는 표지판은 나무 밑동 바로 옆에 있어 안내판과 실제 나무를 비교해 학습할 수 있었다.

광릉 수목원 안 육정호에서 작은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닌다.
▲ 육정호 맑은 물의 물고기떼 광릉 수목원 안 육정호에서 작은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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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생태탐방로를 빠져나오니 한눈에 다 들어오는 작은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맑은 물에 작은 물고기 떼가 많았다. 관람객들은 호숫가에서 물고기들을 관찰했다. 호수를 지나 길을 따라가니 공터가 나오고 그 한가운데 은행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예사롭지 않아 보여 다가가 보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심은 나무였다. 
박 전 대통령은 39년 전인 1970년 이곳에 14년생 은행나무를 심었다. 보통 14~15년생 은행나무의 높이는 3미터 정도라고 한다. 지금 이 나무의 높이는 약 15미터로 39년만에 약 10미터 정도 성장한 셈이다.
▲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 식수 박 전 대통령은 39년 전인 1970년 이곳에 14년생 은행나무를 심었다. 보통 14~15년생 은행나무의 높이는 3미터 정도라고 한다. 지금 이 나무의 높이는 약 15미터로 39년만에 약 10미터 정도 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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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970년 제 25회 식목일을 맞아 광릉숲 국립수목원에서 전나무·잣나무 조림행사를 실시했다. 그때 심은 기념식수라고 한다. 광릉수목원에는 이승만, 윤보선, 최규하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직접 대통령들이 이곳에 와서 나무를 심었다(아직 박근혜 대통령의 나무는 없다).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
▲ 광릉수목원에 핀 꽃 꽃이 하나둘 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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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릉 수목원은 수도권 시민들이 당일에 다녀오기 무리가 없다.
▲ 빽빽한 전나무숲 광릉 수목원은 수도권 시민들이 당일에 다녀오기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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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연한 봄이다. 주말에 하루 정도 나들이를 떠나면 어떨까. 서울에서 1시간 30분 거리이니 한 번에 다하겠다고 생각하지 말고 천천히 즐기자.

방문할 때는 꼭 국립수목원 홈페이지(http://www.kna.go.kr)에서 사전예약을 해야한다. 홈페이지 상단에서 방문하기를 누르면 예약하기 항목이 뜬다. 예약하기 페이지에 들어가면 방문예정일에 예약자가 몇 명인지 파악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는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내고 그 숲의 가치를 시민들과 공유하여 숲과 자연, 생명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한 대회로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유한킴벌리(주), 산림청이 함께 주최한다. 생명의숲 홈페이지 : beautiful.forest.or.kr | 블로그 : forestforlife.tistory.com

<광릉 국립수목원>

개원일 : 화요일 ~ 토요일
휴원일 : 일 · 월요일, 1월1일 · 설 · 추석연휴
입장시간 : 4~10월 - 09:00~18:00 / 11월~3월 - 09:00~17:00
입장료 : 어른 1,000원 / 청소년 700원 / 어린이 500원
문의: 031-540-2000
홈페이지: http://www.kna.go.kr



태그:#수목원, #광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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