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김성주·성동일·이종혁·윤민수·송종국 등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김성주와 그의 아들 김민국.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김성주·성동일·이종혁·윤민수·송종국 등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김성주와 그의 아들 김민국.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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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연일 화제다. 출연하는 아이들은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어디를 가나 대중의 이목을 휩쓸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나친 관심이 아이들의 순수함을 앗아갈 것이라는 우려다.

제작진도 아이들의 동심을 걱정해 타 방송 프로그램 출연이나 인터뷰 등을 지양하고, 악플이나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달라 부탁하고 있다. 시청률을 위해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지나친 관심을 자제하길 요구해야 하는 제작진의 입장이 곤혹스러울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에는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학교생활 사진이 노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이로 인해 여기저기서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계속 보고 싶다면 대중이 관심을 자제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이 스스로를 '스타'로 느끼는 순간 <아빠! 어디가?>에서 보인 순수한 모습은 빛이 바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책임은 대중만의 몫이 아니다.

 통신사 광고에 출연한 가수 윤민수와 그의 아들 윤후

통신사 광고에 출연한 가수 윤민수와 그의 아들 윤후 ⓒ KT올레 CF 갈무리


지나친 관심은 지나친 노출에서 출발

많은 이들이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의 책임을 대중에게 묻는다. 그러나 대중은 죄가 없다. 노출된 만큼 반응하기 때문이다. 대중이란 그런 것이다. 오히려 책임은 아이들의 부모와 제작진, 상업주의에 열을 올린 기업들에게 더 물어야 한다. 이들은 아이들의 순수성을 우려하면서도 꾸준히 대중에게 노출시키고 있다.

배우 이종혁과 그의 아들 준수는 한글 학습 프로그램 광고를 촬영했다. 가수 윤민수와 그의 아들 윤후 그리고 배우 성동일과 그의 아들 성준은 모 통신업체 광고를 촬영했고, 성동일 부자는 최근 패션 화보 촬영까지 마쳤다. 이로 인해 <아빠! 어디가?>가 아니더라도 TV만 틀면 쉽게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한글 학습 광고에 출연한 배우 이종혁의 가족

한글 학습 광고에 출연한 배우 이종혁의 가족 ⓒ CJ에듀케이션즈


그런데 이 아이들은 여느 아역스타처럼 스스로 자신의 이미지를 노출시키길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단순하게 아빠와 단둘이 여행가는 게 좋아서 시작한 방송 출연이었을 것이라 추측한다. <아빠! 어디가?>에서 보인 아이들의 꾸밈없이 순수한 모습은 이를 방증한다.

결국 아이들을 프로그램 외적으로 수없이 노출시킨 주체는 부모의 욕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상업주의에 열을 올린 기업들도 한 몫 거들었다. 순수한 동심은 상업화됐다.

이는 TV에서 전방위로 아이들이 노출되는 결과를 낳았다. 아이들을 대중의 관심 속으로 밀어 넣어 놓고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 달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런 현상은 애초에 우려했던 현상이기도 했다. 강궁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그램 인기가 식었을 때 아이들이 느낄 공허감"을 우려했다. 그랬다면 <아빠! 어디가?>를 기획하면서 방송 외적으로 아이들의 이미지를 노출시키는 것을 금지하도록 했어야 했다. 만약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진다면 제작진 또한 책임이 있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김성주·성동일·이종혁·윤민수·송종국 등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성동일의 아들 성준.

MBC <일밤-아빠! 어디가?>는 김성주·성동일·이종혁·윤민수·송종국 등이 자신의 자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사진은 성동일의 아들 성준. ⓒ MBC


아이들을 걱정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길

강궁 PD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인터뷰를 금지하거나 자신들이 출연한 방송을 보여주지 않는 건 제작진과 아빠가 함께 하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방송 초기에 아이들에게 생길 부작용을 걱정해 했던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사례가 분명히 있었다. 방송인 김구라의 아들 김동현군의 사례다. 김동현군은 또래의 아이들과 다른 예능감으로 일순간에 스타가 됐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자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하고 광고 촬영도 했지만, 시간이 지난 후 대중의 관심이 점차 줄어드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물론 김동현군이 방송에 이용당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거나 인기가 식었을 때의 공허감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멀어지는 현상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어쩌면 <아빠! 어디가> 아빠들의 우려가 현실이 되어 돌아올 수 도 있다. 대중의 마음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광고를 통해 아이들의 이미지가 소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그때의 우려스러운 마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아이들의 순수함을 지키고 싶다면 아이들을 걱정했던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당부하고 싶다.

아빠 어디가 일밤 윤후 성준 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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