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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8대 대선을 석달 정도 앞두고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오마이뉴스>와 만나 "투표시간 연장은 적은 예산으로 새로운 정치를 보여줄 최고의 방법이다"며 "박근혜 후보가 통 크게 받아줬으면 합니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뉴스타파>가 국정원 계정으로 의심되는 트위터 자료가 있다고 갈무리해 보도하자마자 계정들이 일제히 삭제됐다"며 "이렇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즉시 강제 압수수색이라도 해야 한다"고 국정원 압수수색을 촉구했다.(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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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인 정보기관 수장의 발언내용이 외부에 유출되고…." (18일, 국정원 해명자료)

국가정보원(원장 원세훈)이 예상보다 빨리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하 '원세훈 지시사항')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25건'이라는 상당히 방대한 양의 '지시사항'이 공개된 것에 대해 내부에서조차 충격의 여파가 컸던 모양이다. 발언의 진원지인 '확대부서장회의'가 한 달에 한 번 정도 열렸다는 점을 헤아리면 25건은 원세훈 원장 재임 2년에 걸친 분량이다.

하지만 국정원은 특유의 '물타기'를 시도했다. 국가안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내용까지 '행동'을 지시해 '국내정치 개입'이 명백한데도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18일 '원세훈 지시사항'을 공개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오후 7시 30분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 국정원의 업무는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를 위한 것이다"라고 재반박했다.

국정원이 '인터넷 여론전'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 이유

'원세훈 지시사항'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2010년 7월 19일 자에 나온다. 이날 지시사항에는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바로 우리 원이 해야 할 일이라는 점을 명심할 것"이라고 적시돼 있다. 대북심리전을 맡고 있는 심리전단(이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개편됨)에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을 보고했는데 이것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보고서가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터진 '인터넷 댓글 공작' 의혹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는 실재하는 것일까? 진 의원은 의원실에서 입수한 '원세훈 지시사항'의 신빙성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이 보고서가 실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국회 정보위 소속인 유인태 민주통합 의원실을 통해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에게 보고서의 존재 여부를 문의하자 국정원으로부터 이런 답변이 왔다.

"국정원에 확인 결과,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4조(공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서류의 제출)를 근거로 공개할 수 없다."

이를 근거로 진 의원은 이 보고서가 실재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가 '국정원 확인결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다른 자료 요구에서 '그런 자료 자체가 없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없으면 '없다'고 해왔는데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한 것은 보고서가 실재함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진 의원은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이란 SNS·인터넷에서 좌파로 거론되는 사람들을 공격해 젊은층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며 국정원이 이러한 '인터넷 여론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인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실패했을 때 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적된 게 인터넷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배경으로 지목된 것도 나꼼수 등의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SNS 여론이었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으로서 누구보다 앞서서 젊은이들의 여론이 어디를 통해서 영향받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게 정보전의 기본이다. 누군가를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세뇌시키고자 했을 것이다. 여당은 야당보다 앞서서 트위터·인터넷을 통해 여론 전달 및 의견 개진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을 알았다고 본다."

진 의원은 이러한 국정원의 전략과 실행이 대선 결과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종북·친북 논란이 일면서 정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졌다"며 "개개인의 언행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종북으로 뒤집어씌우면서 정치의 입지를 축소시켰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원세훈 원장을 국정원장에 앉힌 것은 결과적으로 성공이었지만 조직은 와해됐다"며 "조직원들이 얼마나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꼈겠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국정원(과 원세훈 원장)이 대선 승리의 주역이냐를 떠나서 대선 개입에 실패했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엄청난 심각한 범죄행위다"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 엄청난 일들이 다행스럽게도 양심 있는 누군가에 의해 밖으로 공개돼서 국정원의 편중된 권력이 정치편향적으로 활용된 내용이 드러났다"며 "이번 사건을 전면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검경은 국정원을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뉴스타파>가 국정원 계정으로 의심되는 트위터 자료가 있다고 갈무리해 보도하자마자 계정들이 일제히 삭제됐다"며 "이렇게 증거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즉시 강제 압수수색이라도 해야 한다"고 거듭 국정원 압수수색을 촉구했다. 

다음은 진선미 의원과 한 인터뷰 일문일답 전문이다.

"원세훈 원장이 조직을 장악했다고 오판했을 수 있어"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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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세훈 지시사항'을 어떻게 입수했나.
"그 부분은 당분간 말하기 어렵다. 국정원이 이미 문제 제기된 부분을 고발하려 하고 있다. 언론에서 '국정원 멘붕 자료유출 경위 조사중'이라고 보도했을 정도로 난리가 났다. 제보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에는 예민한 상황이다. 제보자 상황이 걱정돼 함구하고 있겠다."

- 제보자는 믿을 만하다고 판단하나.
"제보자에게 받은 내용은 검증 절차를 거쳤다. 이전에 국회 정보위원회를 통해 두 가지 질문을 국정원에 보냈다. 하나는 국정원 심리전단에서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존재 여부, 또 하나는 '확대부서장회의 개최' 여부였다. 지난주 금요일(15일)에 답변이 왔다. 첫 번째 질문에는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보통 자료가 없으면 '없다'고 답변한다. 그런 점에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보고서는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질문에는 '맞다, 필요시 부서장회의를 개최해서 논의했다'고 답했다. 우리는 수시로 부서장 회의가 개최됐고, 국정원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그런 회의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원세훈 원장이 확대부서장회의에서 한 발언은 한 달에 한 번 정리해서 올라오나.
"꼭 그런 건 아니다. 우리가 확보한 건 25차례의 발언이다. 지금 잘 보면 국정원이 스스로 근거를 제공해주고 있다. 오늘 국정원이 낸 보도자료를 봐라. '정치적 중립 강조했다'며 관련 내용을 붙였다. 우리가 드러낸 25차례 발언과 일자가 동일하다. 원세훈 원장 발언 관련 보도나 발표내용을 두고 허위라고 하지 않고 '왜곡됐다'고 표현했다. 즉, (원세훈 지시사항이라는) 사실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지시사항은 25차례 이상 있을 수 있다."

- 한 달에 한 번 확대부서장회의를 열었다면 원세훈 원장 재임 기간 40여 개의 발언이 올라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원세훈 지시사항이 더 있다는 얘기인데. 
"그럴 수는 있다. 하지만 국정원이 '필요시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기 때문에 매달 한 번꼴로 지시사항을 발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는 횟수 추정을 통해 대략 그런 식(한 달에 1번꼴)으로 진행됐다는 걸 확인한 것이다."

- 간부들만 보는 인트라망에 올린 것인가. 
"간부들은 직접 회의에서 들었다. 회의에서 강조된 것들을 일반직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됐다."

- 국정원은 원세훈 지시사항의 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보나?
"그렇다. 공개할 수 없다는 말이 사실상 인정한 것이다. 국정원은 '원세훈 원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거나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지 않았다."

- 보안문제가 있을 텐데 왜 원세훈 원장의 발언을 인트라망에 올렸는지 의문이다.
"그동안 원세훈 원장을 두고 정보업무를 다룬 적이 없는 행정직 출신이란 비판이 나왔다. 자기가 조직을 장악했다고 오판했을 수도 있다. 이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것 같다. 국정원 직원 사건 진행 과정에서 몇 차례 국정원 의견을 밝힐 때마다 그런 모습을 보였다. '이게 뭐가 문제냐, 종북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업무일 뿐이다'라는 식이다.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국정원이 종북이란 표현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종북이란 개념으로 사회 비판세력을 공격하고 매도할 수 있으며 (자신들의 국내정치 개입)활동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도 국내 정치활동을 '북한 선동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국정원이 해명보도자료에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선동 내용을 덧붙였다. 국정원 논리는 북한과 같은 의견을 내비치면 종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과 동일하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종북인가. 어느 한 웹사이트에 부화뇌동해서 국민이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 설사 가능성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심각하게 개입하는 행위를 '업무범위'라 이야기할 수 없다."

"25건 문건 중 4대강 9번 나와... 국정원이 국정홍보처냐?"

- 국정원은 "국가안보를 위한 정당한 지시와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원 문제로 지목된 내용 중 하나가 '국정원이 국익·국가안보를 위해서 국민·국가에게 봉사했기보다는 정권안보를 위해 일했다'는 것이었다. 국정원은 국가안보와 정권안보를 구분해야 한다. 지금 국정원의 업무는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를 위한 것이다. 국정원의 역할이 왜곡되기 때문에 종북이라는 험악한 단어를 쓰는 것이다. 허접한 사람이 수장으로 잘못 들어와서 조직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안보의 침해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 이명박 정부 들어서 국정원은 왜 국가안보보다 정권안보를 중요시했다고 생각하나?
"본질적으로 권력의 속성에 그런 부분이 있다고 본다. 제대로 된 국가는 끊임없이 권력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제도와 장치를 도입하고, 권력 행사와 관련해 공무원을 상대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그러지 못했다. 국익을 위한다는 식의 좋은 단어를 남발하면서도 국익을 지키기 위한 실천은 안 했다고 본다. 국정원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홍보한 것을 예로 들겠다. 원세훈 원장 발언 내용을 보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9번의 지시가 내려온다. 국정원이 홍보부서인가.

세종시에 관한 것도 그렇다. 당시 수정안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원세훈 원장이 '4월 국회에서 주요 개혁입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당시 기사를 보면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되도록 국정원이 그 지역 주민을 만나서 회유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쳤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이게 (국내정치) 개입 아니면 뭐가 (국내정치) 개입인가."

- 25개 문건 중 확실한 국내정치 개입이라고 판단하는 게 있나.
"4대강 사업 관련 부분이다. 국정원은 정부사업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의견을 축소시키고자 정부 핵심사업을 9번에 걸쳐 이야기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홍보하라'는 표현도 썼다. 왜 국정원이 홍보하는가.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 추진본부, 국정홍보처에서 다 홍보하고 있는데 말이다."

- 국정원은 정부의 사업이나 성과를 홍보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홍보할 이유가 없다. 왜 국정원이 그걸 해야 하나. 이미 우리나라 안에서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후 북한이 '4대강 사업에 문제 있다'고 지적하니까 그 이후부터는 문제없다고 대응했다는 논리 아닌가."

- 국정원에서는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홍보했다고 할 것 아닌가.
"그게 심각하다는 것이다. 국가안보는 국가의 존립기반인 민주주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는 상태에서 국민 알 권리를 보장돼야 이뤄질 수 있다. 정치 현안과 관련해 국민이 목소리를 내겠다는데 왜 국정원이 함부로 판단할 수 있나. 비판은 오히려 국가 기강을 튼튼하게 해준다. 비판이 있어야 정책이 잘되도록 정부가 끊임없이 점검하고, 정책이 잘 돼야 국가안보가 제대로 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장 '말씀'에 '종북세력'이 많이 나오는 이유

- 왜 이명박 정부는 종북세력이란 단어를 빈번하게 사용하면서 정부 비판세력을 견제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내부의 적"이라는 표현까지 구사하면서 말이다. 
"정권안보를 위해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입과 귀를 막으려 하는 것이다. 한국과 특수관계에 놓인 북한은 우리에게 일종의 트라우마다. 여차하면 '저 사람은 북한과 똑같은 이야기 한다'고 몰아붙이면 사람들로부터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오른쪽으로 지나치게 편향되는 것도 심각하게 국가안보를 해친다고 생각한다. 제대로 된 비판을 못 하게 막으면 반성하고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애초부터 차단·봉쇄해서 국정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만들 수 있다.

노무현 정부 때도 항상 옳았던 건 아니다. 그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정원 탈정치화'를 선언하며 국내보고(독대보고)를 형식적으로라도 받지 않았다. 내부에서 어떻게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반성을 하면서 혹시라도 권력이 남용될 여지를 차단해보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 국정원이 '종북세력'이란 단어를 자주 구사하는 것은 보수세력이 정부비판세력을 '종북좌빨'이라고 낙인찍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그렇다. 국정원이 아주 쉬운 방법을 썼다. 아니, 쉬운 방법 사용에 앞장선 것 같다. 신종 국가보안법 같다. 이야기마다 종북·친북을 거론하는 자체가 우리나라의 건전한 발전을 막는 주요 요인이 된다."

- 하지만 국정원법에 따라 국정원은 국내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어쩌면 이것이 현재 문제의 원천이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앞으로 이 문제는 전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에도 이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시민단체 등과 함께 모여 법안을 만들었다. 외국 정보기관 사례도 검토했다. 국정원은 말 그대로 해외정보, 통일 등과 관련된 것에 한해 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으로 엄격하게 제안해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국가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 민주파 정부에서는 지금과 같은 국정원의 정치개입이 없었다고 생각하나.
"민주정부 시대에는 (전혀) 없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 당시에도 국정원과 관련된 문제는 시비대상이 되기도 했다. 모든 정부가 실수 없이 지속될 수 있겠나. 지금이 이전보다 유독 더했다고 비교할 수는 있지만, 민주정부에서 이러한 사건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는 없다."

- 오랫동안 쌓인 정보기관의 활동방식이 있어서 그런 방식을 개혁하기는 쉽지 않다.
"참여정부 국정원 발전위 보고서에 그런 내용이 나온다. 당시 7개 의혹 사건(과거사)을 정해서 조사했다. 하지만 국정원에서 적극 도와주지 않았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당시에도 국내정치 개입 여지를 막기 위해서 (정보수집) 업무를 제한하고 수사권도 없애야 한다는 논의가 끊임없이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갑자기 이러한 논의가 퇴보돼 옛날로 돌아간 느낌이다. 반성하고, 발전과 변화를 추구하고 있던 움직임이 완전 차단되고 민주정부 이전으로 돌아간 느낌 든다."

진선미 의원, "원세훈 원장, 불법적으로 여론조작 시도" 문건 공개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진선미 민주통합당 의원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재임기간 중 불법적으로 여론조작에 개입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하며 국정원 내부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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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보고서 존재한다"

- 원세훈 지시사항에 나오는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 보고서가 존재한다고 보나.
"그렇다. 남재준 국정원장 후보자도 '국정원 확인결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다른 자료 요구에서는 '그런 자료 자체가 없다'고 한 것과 완전히 대비된다. 기관으로서는 국회의원 요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없으면 없다, 있는데 공개하지 못한다, 그런 정도는 구분해서 밝힌다."

- 지난해 일어난 인터넷 댓글 공작도 심리전단에서 작성한 보고서와 연관됐다고 보나?
"당연하다. 여론조작에 관한 국정원 공작은 2009년부터 계속됐다.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이 뭔가. SNS·인터넷에서 좌파로 거론되는 사람들을 공격해 젊은층 생각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2012년 4월 총선 이후 원세훈 원장은 대선 국면이 진행되는 시기와 대선 직전 두 차례 '종북세력이 사이버 공간에서 선전·선동하는 것에 선제적 대처를 하라'고 지시했다. '선제적 대처'가 뭔가? 먼저 대응해 제압하라는 것 아닌가."

- 왜 국정원이 인터넷 여론전을 강화하도록 보고서를 작성하고, 대북심리를 전담하는 심리전단을 심리정보국으로 확대했을까.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실패했을 때 선거 패배 원인으로 지적된 게 인터넷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 배경으로 지목된 것도 <나꼼수> 등의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SNS 여론이었다. 국정원은 정보기관으로서 누구보다 앞서서 젊은이들의 여론이 어디를 통해서 영향받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그게 정보전의 기본이다. 누군가를 우리 편으로 만들기 위해 세뇌시키고자 했을 것이다. 여당은 야당보다 앞서서 트위터·인터넷을 통해 여론 전달 및 의견 개진을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 방법을 알았다고 본다."

- 그 방법이 먹혔다고 보나.
"먹혔다고 본다. 종북·친북 논란이 일면서 정치를 향한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졌다. 개개인의 언행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종북으로 뒤집어씌우면서 정치의 입지를 축소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지지로 먹고 산다. 누군가 지지를 얻어야 발언하고, 그 발언이 설득력을 얻고 힘을 얻어야 상대방을 설득해낼 수 있다. 그런데 여론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정당 등) 정치집단이 힘을 잃게 된다."

- 그게 먹혀서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것인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국정원 댓글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반응이 선거 이틀 전 발표됐다. 매번 엄청난 변수가 작용하는 대선 시점에서 국정원 댓글사건은 수백만 표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찰의 개입이 문제였다. 토론에서 보였던 우열도 완전히 무시되지 않았나. 또 그 이전에 인터넷을 통해서 '문재인 의자' 등의 정보가 악용돼서 전파됐다."

- 대선 결과로 보면 박 후보 지지 계층은 20-30대 젊은 계층보다 50대 이상이 훨씬 많지 않았나. 인터넷 댓글 공작이 50대 이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의문이다.
"50대도 트위터를 한다. 카카오톡 단체 대화도 위력이 있다. 50대에게 인터넷 댓글 공작이 영향 미쳤다고 본다. 근본적으로는 결과를 통해서 입증해야 한다는 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절차적 정당성·과정의 공정성 자체가 문제였다. 국정원은 지금까지 제기된 원론적 문제를 성찰해야 한다."

-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전략'이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면, 국정원이 대선 승리의 주역인 것 아닌가. 
"총망라되지 않았나 싶다. 모든 조직들이 전체적으로. 그런 생각이 든다. 박근혜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이미지가 '원칙'과 '신뢰'다. 국정원이 주역이냐 등을 떠나서 대선 개입에 실패했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엄청난 심각한 범죄행위다."

- 여러 가지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최측근인 원세훈 원장을 국정원장에 앉힌 게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됐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볼 수도 있다. 실정을 명확하게 평가하는 반대당보다 자신과 가까운 당이 되는 게 좋았을 것이다. 원세훈을 국정원장에 앉힌 게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그러나 조직은 와해됐다. 조직원들이 얼마나 자괴감과 모멸감을 느꼈겠나. 

"또 다른 국정원 제보가 들어올 것으로 본다"

- 여야는 검찰조사 이후에 국정조사를 하는 데 합의했다. 지금은 경찰조사조차 마무리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제 검찰조사를 하고, 국정조사를 하나.
"우리도 이 문제를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고 본다. 경찰·검찰은 인지수사권에 의거해 누군가 고소하지 않아도 조사와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 검·경에서 즉시 수사에 착수해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적극적 수사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엄청난 사건 아닌가. 이건 워터게이트 이상의 사건이다. 국정을 뒤흔들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는 곳이 국정원이다. 그 정보를 이런저런 방법으로 흘려서 국정을 혼란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곳보다 정치적 중립성 보호해야 한다. 이 엄청난 일들이 다행스럽게도 양심 있는 누군가에 의해 밖으로 공개돼서 국정원의 편중된 권력이 정치 편향적으로 활용된 내용이 드러났다.

검·경이 이번 사건을 전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압수수색해야 한다. 증거들이 언제까지 남아 있겠나. <뉴스타파>가 국정원 계정으로 의심되는 트위터 자료가 있다고 갈무리해 보도하자마자 계정들이 일제히 삭제됐다. 증거인멸 우려가 있기 때문에 즉시 강제 압수수색이라도 해야 한다."

- 국정원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나?
"국정원 명칭을 통일해외정보처로 바꾸고 국내정치 개입도 막아야 한다. 업무 자체도 바뀌어야 한다. 최근에 나온 '국정원 개혁을 위한 제안서'에 나온 대로 논의해서 업무 범위를 축소시켜야 한다. 해외·통일 관련 정보를 수집 안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내정보수집 권한은 폐지해야 한다고 본다."

- 완벽하게 국내정보 수집 권한을 폐지할 수 있나.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국정원이 북한과 관련해 권한을 남용할 여지는 있지만, 명문상으로 명확하게 규징한다면 그 부분들은 많이 완화될 거라 본다."

- 우리는 분단 상황이어서 대공문제가 있다. 북한정보 수집은 국내정보 수집과 연계될 수밖에 없지 않나. 
"그렇다 하더라도 원세훈 원장 지시사항 25건은 간첩 확보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그래서 통일정보 수집 등은 남겨 놓더라도 간첩색출이 이렇게 원세훈 원장의 발언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 국정원 공익제보라도 있어야 하지만 국정원직원법상 근무하는 동안 취득한 이야기는 발설할 수 없다.
"그래서 공익제보와 관련한 특별법이 만들어졌다. 그 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건 지시사항이지만 전달 체계를 상상해봐라. 부서회의에서 이렇게 이야기될 때는 얼마나 많이 거론됐겠나?"

- 또 다른 국정원 제보가 들어올 거라고 보나.
"우리는 또 다른 제보자가 들어오길 바란다. 국정원 직원들이 이런 일을 하려고 들어온 것은 아니지 않나. 국정원 명예를 위해서라도 밝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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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선대부속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