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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을 잘못만나 고생 많았던 내 차.
 주인을 잘못만나 고생 많았던 내 차.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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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김여사 사진' 또는 '김여사 동영상'이 인터넷을 지배했던 적이 있다.

▲장바구니를 차 위에 올려놓고 주행하는 장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의 역주행 ▲길 한복판 세차 ▲차량으로 건널목 건너기 ▲역주행을 위해 경차를 들어 옮기는 상황 등 주로 조금 어이없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자동차를 찍은 사진·동영상이었다.

그런 사진과 동영상을 볼 때면, 아내가 운전을 하면서 했던 일들이 생각나 웃음이 난다.

[에피소드①] 기름값 아끼려고 라이트를 안 켰다고?

"왜 라이트를 안 켜고 들어 오냐?"
"기름값 아끼려고..."

어느 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초저녁 무렵. 아파트 주차장으로 한 대의 차량이 라이트도 켜지 않고 들어왔다. 차량번호를 자세히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번호다. 내 차다.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아내.

혹시 라이트 고장이 아닌가 싶어 왜 등을 켜지 않았는지 물었더니, "기름값을 아끼려고"라는 황당한 대답을 한다.

아내의 말에 순간 라이트를 켜면 연료가 소비되는지 혼돈했다. 내가 알고 있는 자동차 상식은 배터리에 의해 라이트가 켜지는 건데, 집사람은 차량유류에 의해 불이 들어온다고 생각했나보다.

[에피소드②]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경고 받은 이유

"고속도로에서 경찰한테 주의 받았어."
"그러게 운전도 미숙하면서 달리지 말라고 했잖아."

아내는 난생처음 고속도로를 운전한다고 며칠 전부터 들떠 있었다. "가능하면 바깥차선을 타라, 그러다가 앞 차량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 싶으면 반드시 뒤 백미러와 좌측을 확인한 후에 추월해라"라는 것과 "당신이 고속도로 주행은 처음이니까 100km를 넘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그렇게 말한 게 문제였다. 100km이하로 주행하는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감시카메라 앞에서 속도를 줄여도 너무 줄였다. 40km. 결과는 인근에 있었던 경관에 의해 과속이 아닌 저속 때문에 경고를 받았단다. 일반 고속도로에서는 최고속도를 100km로 하고 (원활한 차랑 소통을 위해)저속은 50km 이상으로 한다. 다시 말해서 50km이하로 운행을 하면 위반이 되는 거다.

[에피소드③] 정면이 아닌 우측 신호등을 보는 아내

"어! 빨간불인데 왜 가?"
"무슨 소리야 파란불인데..."

아내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화천의 어느 사거리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분명히 빨간불인데 아내는 차량을 움직였다. 큰 소리로 차를 세우라고 말하고 순간적으로 아내가 색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정면의 신호등을 보고 출발하는 게 아니라 우측 신호등을 보는 있는 것이 아닌가! 아뿔싸 하마터면 황천길 갈 뻔했다.

아내의 성씨는 김씨다, 누가 뭐래도 김 여사다

모범 운전자인 김여사를 소개합니다.
 모범 운전자인 김여사를 소개합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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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1988년도에 운전면허증을 땄다. 이 분야에서는 나보다 15년 선배다. 그런데 운전은 다소 서툴다. 소심한 성격 때문에 오랫동안 운전면허증을 장롱에 소중히 보관해 왔기 때문이다.   

아내가 내게 엉뚱한 운전 실력을 선보인 것도 벌써 몇 년이 지났다. 돌이켜 보면 난 졸음운전 때문에 아찔한 사고도 여러 번 겪었는데 아내는 경미한 사고 한 번 내지 않은 모범운전자다.

"당신 때문에 들어간 차량 수리비만 모았어도 차 한 대는 살 수 있겠다."

내 자만운전의 결과인 듯싶다. 차량으로 가로수를 뽑은 경력도 있고, (깊지 않은) 물 속에도 들어가 본 적 있다. 처음 왕 초보운전 실력을 보인 아내는 지금까지 사고 한 번 내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아내가 김 여사가 아니라 내가 왕 초보 신 기사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덧붙이는 글 | '나의 애마 때문에 생긴 일' 공모글입니다.



태그:#화천, #김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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