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남자사용설명서>(이하 '남사용')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이시영을 주목해보자. 전작 <커플즈>에서 살짝 보인 그녀의 매력에 아쉬웠다면, 이번 작품을 접해보자. 이시영의 본 매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2008년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 이제야 상업 영화 주연으로서 시험대에 올랐지만 정작 본인은 "최대한 튀지 않으려 했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영화 속 만년 조감독 최보나가 '남자사용설명서'라는 수상한 교육용 비디오테이프를 만났을 때부터 이시영은 마음껏 자신을 풀어놓고 뛰어놀기 시작했다.

엉성함과 정극을 오가는 영화를 떠올리며 이시영에게 나름의 키워드를 던졌다. 나름 진지할 수도 있고, 인터뷰 흐름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질문일 수 있다. 이시영은 본인만의 순발력을 발휘 성실하게 답했음을 미리 밝힌다.

- 여자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한국 영화가 별로 없는데 <남사용>은 달랐다. 본인에게 '남사용'은 본격적인 주연으로서 평가 무대였겠지만 한국영화에 있어선 여자 캐릭터에 대한 또 하나의 시험대일 수도 있다.  
"오! 그렇게 봐주시면 참 감사하다. 요즘 트렌드가 캐릭터 플레이인 거 같다. 나도 개성 강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왔고. 그러다 보니 드라마를 놓치는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캐릭터가 살려면 누군간 드라마적으로 받쳐줘야 한다.

이번 영화는 상황 자체가 재밌는 설정이다. 코미디 부분이야 (오)정세 오빠가 잘하시고 믿음도 있으니 난 최대한 감정선과 이야기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 신경 썼다. 나마저 보나의 이야기에서 벗어나면 산으로 갈 수도 있다 싶었다. 잘한 거 같나? 내가 못한 부분이 보여 아쉬운 부분도 크다. 다음엔 더 보완할 거다."

-'참 잘했어요'다. 너무 걱정 안 해도 좋을 거 같다. 건 그렇고 극 중에서 오정세 배우를 때리는 모습에서 마치 실제 복싱이 연상되더라. 이제 선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데, 권투는 주변에 권할만한가? 선수로서도 최선을 다한다고 한 거 같던데. 2010년부터니 이제 3년 차다. 
"복싱을 권하는 편이다. 운동이 좋다는 건 말로 설명해도 다 알잖나. 요즘은 워낙 자기 건강을 다들 챙긴다. 1차적으로 복싱이 건강에 좋은 건 당연하고, 이건 지극히 개인적 생각인데 복싱은 개인 운동이다. 집중력이 굉장히 좋아진다.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더라. 그만큼 느끼는 것도 많다.

사람이 차분해진다고나 할까? 나 자신을 다듬는데 좋은 거 같다. 연기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물론 많고. 개인차가 있겠지만 난 복싱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주위에선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목표를 정해 두지는 않았다. 배우로서도 다음에 어떤 작품을 할지 모르잖나. 운동도 똑같은 거 같다. 일단 주어진 거, 닥친 거에 열심히 하는 거다. 좋은 선수가 되려는 목표보단 좋은 연기를 하듯 주어지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다."

- 기회가 되면 복싱 스파링 상대로 받아주면 고맙겠다. 건 그렇고 연기하고 운동도 그렇게 열심히 하고, 대체 언제 쉬나? 배우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한 거 같다. 이시영만의 휴식법이 있나?
"사실 운동할 때가 좋은 거 같다. 여가활동이라곤 진짜 흔하지만 좋은 영화나 일본 드라마를 볼 때가 너무 좋다.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는 편이다. 우연히 본 좋은 작품에 감탄할 때가 많다. 연기에 대한 열정도 커진다. 생각 정리도 되고. 일본 드라마는 한 번 잡으면 끝까지 본다. 나자신을 환기시키려 켰다가 밤을 새우는 경우가 허다했다. 눈이 벌게져서 다음날을 보내곤 했지(웃음).

ⓒ 쇼박스, 영화사 소풍


- 이 자리를 통해 독자들에게 영화 좀 추천해 달라. 나도 참고하겠다.
"영화 <고백>은 유쾌하게 본 건 아니지만 재밌게 봤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찍은 나카시마…. 뭐더라? 하여튼 그 감독이다. 가이 리치 감독의 데뷔작인 <록스타 앤 투 스모킹 배럴스>는 지금껏 내가 봤던 영화 중 최고의 결말이었다. 그 감독을 되게 좋아한다. 물론 마돈나랑 결혼하고 이후 최악의 영화도 찍었지만 초기 영화는 재기 발랄하다. 마돈나랑은 지금은 헤어진 걸로 안다. 잘살고 있으려나."

근데 이 얘긴 다른 영화잡지에서 한 적이 있다. 괜찮다고? 최근엔 <우리도 사랑일까>를 봤다. 미셸 윌리엄스 영화는 다 찾아봤다. 내 인생에서 이런 연기를 할 기회가 올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아, 이 얘기도 한 것 같네. 어떡하지?"

- 기회는 온다. 그때 잡을 수 있게 준비를 꼭 해둬라. 처음부터 궁금했던 건데 못 물어본 게 있다. 본명은 이은래다. 지금은 이시영이고. 이름을 바꾼 계기가 있나?
"이시영이란 이름은 예전 회사에서 개명해준 거다. 내 이름이 싫어서가 아니라 발음이 어렵다고 하시더라. 내 이름을 말해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회사에서 나름 신경을 써서 준 이름이 지금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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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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