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방영된 SBS <야왕>의 한 장면

14일 방영된 SBS <야왕>의 한 장면 ⓒ SBS


박인권 화백의 만화 <야왕전>을 원작으로 톱스타 권상우와 수애가 주연을 맡아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SBS 새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청와대에서 울린 한 발의 총성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퍼스트레이디가 되기 위해 사랑을 버린 주다해(수애 분)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 하류(권상우 분)의 이야기인 <야왕>은 쏜 사람과 맞은 사람이 누군지 모른채 12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갔다.

어린시절 같은 보육원에서 생활했던 이들은 주다해의 모친이 보육원을 찾아와 이별하게 된다. 그리고 7년 후 하류는 어느 집에 들어갔다 죽은 어머니 앞에서 3일 버티다 쓰러진 주다해를 한번에 알아보고 그녀를 살린다. 이때부터 주다해를 위해 하류의 헌신적인 사랑이 시작된다.

장례를 치른 주다해는 공부를 잘한 덕에 친구 동생 과외를 시작했지만 친구의 어머니는 주다해가 '재수없다'며 꺼리고, 이야기를 들은 주다해는 그 집을 나온다. 결국 술집에 나가려던 주다해를 하류가 막아서고, 자신의 거처로 데려와 그녀의 꿈인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돕는다. 하류의 뒷바라지로 주다해는 대학에 합격하고 "단지 대학에 합격한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던 주다해의 말에 하류는 "널 위해 내 모든 걸 줄테니까 넌 내 모든 걸 가져가"라 말하고 호스트바에 나갈 결심을 한다.

신의 질투였을까? 그렇게 계속될 것만 같던 이들의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어릴 적부터 주다해를 성추행하던 의붓아버지가 그녀를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공포와 당혹감에 휩싸인 주다해는 도망치다 갈 곳이 없게 되자 보이는 칼로 의붓아버지를 찔렀다. 뒤늦게 돌아온 하류가 모든 것을 보고 놀라는 장면에서 1화가 끝났다.

불우한 환경에 놓인 주인공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쫓다가 끝내 파멸하고 마는 이야기는 너무 흔하다. 지난 하반기 화제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의 한재희(박시연 분)와 주다해는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었다. 아마 <야왕>의 하류 또한 강마루(송중기 분)처럼 죄를 뒤집어쓰지 않을까 싶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말처럼, 드라마 소재도 겹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야왕>이 달라 보이는 건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 아닌가 싶다. 늘 발음으로 지적받던 권상우는 보다 성숙한 연기를 보여줬다. 더욱 그의 전매특허인 애절한 눈빛은 주다해를 향한 하류의 마음을 나타내기에 좋았다. 수애 또한 극 초반 영부인으로서 기품 있으면서 도도한 주다해의 모습을 잘 표현하는가 하면, 과거로 돌아갔을 때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묘미를 선사했다.

SBS는 지난해 <추적자>이후 김희선, 이민호, 김명민, 정려원등 연기력을 겸비한 스타들을 주연으로 내세우고도 줄곧 월화극 꼴지에 머무르는 '쓴 맛'을 봐야 했다. 하지만 새해 시작과 함께 야심차게 준비한 <야왕>으로 SBS가 월화극 시청률 잔혹사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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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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