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다. 바야흐로 오스카의 계절이다. 이에 뒤따르는 것은 무릇 '오스카상 마케팅' '아카데미상 마케팅'이다. 10일(현지시간)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작/자가 발표되면서 약 두 달이 넘는 '아카데미 효과'를 노린 국내 흥행 시장의 마케팅 열전도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먼저 한국영화 <타워>와 함께 겨울 시장 흥행 1위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레미제라블>은 8개 부문에 이름을 올리며 반색하게 됐다. 이미 400만을 돌파하고 500만을 향해 순항 중인 <레미제라블>은 작품상과 함께 휴 잭맨과 앤 헤서웨이가 남우주연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더불어 주제가상과 의상상, 분장상, 음향상, 미술상 등 총 8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하지만 아카데미 4관왕에 빛나는 <킹스 스피치>의 톰 후퍼 감독이 감독상 후보에서 이름이 빠지며 10편이 경쟁하는 작품상에서는 멀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톰 후퍼 감독은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감독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한편, <레미제라블>은 2월 10일 개최되는 제66회 영국아카데미상의 감독상을 제외한 9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번 아카데미 후보 발표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또 다른 영화는 <라이프 오브 파이>다.  지난 1일 개봉해 77만이 넘는 관객들을 끌어 모으며 저력을 발휘하고 있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을 비롯해 총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와호장룡> <브로크백 마운틴> 등으로 오스카상과 인연을 맺었던 이안 감독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외에도 주제가상과 작곡상, 그리고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등 기술 주요부문에 후보를 내는 성과를 냈다. <와호장룡>으로 외국어영화상을,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감독상을 거머쥐었던 이안 감독이 이번에 작품상을 가져갈 수 있을까. 

개봉 4주차를 맞아 4만에 육박하는 성과를 내고 있는 미카엘 하케네 감독의 <아무르>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등 알짜배기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 프랑스어 영화가 과연 주요부문 중 몇 개 트로피를 가져갈지도 예술영화팬들의 초미의 관심사다. 85세로 최고령 여우주연상 후보에 등극한 엠마뉴엘 리바의 수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링컨> 12개 부문…후보 아카데미 휩쓸까

한편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들 역시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의 후광을 적극 활용한다. 먼저 로맨틱 코미디로는 이례적으로 8개 부문 후보에 오른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 눈에 띈다. <윈터스 본>의 제니퍼 로랜스는 두 번째로, <행오버> 시리즈의 브래들리 쿠퍼는 처음으로 남녀주연상 후보로 지명됐다.

이밖에도 작품상을 비롯해 <파이터>의 데이비드 O. 러셀 감독이 감독상과 각색상 후보에 오른 것과 함께 로버트 드 니로와 재키 위버가 남녀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수입사측은 "비주류였던 로맨틱 코미디가 아카데미상에서 주류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실버라이닝 플레이복>은 2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9살 소녀 쿠벤자네 왈리스의 최연소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비스트>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등 총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작년 칸영화제에서 벤 제틀린 감독이 신인에게 주어지는 황금카메라 상을 수상한 바 있는 <비스트>는 남극에 가까운 세계의 끝자락에서 환경에 투쟁하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을 그렸다.

<허트 로커>의 캐슬린 비글로우 감독이 CIA 요원들이 오사마 빈라덴의 행적을 추적하는 10년을 담아낸 <제로 다크 서티> 또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제시카 채스테인), 음향편집상과, 편집상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17일 개봉하는 <더 임파서블>의 나오미 와츠가 여우주연상에, 지난 12월 27일 개봉한 <로얄 어페어>가 외국어영화상 부문 후보로 '아카데미' 마케팅 일선에 뛰어들었다.

반면 현지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링컨>이 아카데미를 휩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매년 수상을 예상하며 배팅을 하는 할리우드 도박사들에게 가장 높은 배당률을 받은 <링컨>은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 남우조연상(토미 리 존스), 여우조연상(샐리 필드) 등 최다인 1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드림웍스가 제작하고 현지에서 20세기폭스가 배급한 <링컨>의 국내 개봉일은 아직 미정이다.

제85회 아카데미상 주요 부문의 후보작/자 명단

작품상 <아무르> <라이프 오브 파이> <아르고> <링컨> <비스트>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장고: 분노의 추적자> <빈 라덴 암살작전 - 제로 다크 서티> <레미제라블> 감독상 미카엘 하네케, <아무르> 벤 자이틀린, <비스트> 이안, <라이프 오브 파이> 스티븐 스필버그, <링컨> 데이비드 O. 러셀,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남우주연상 브래들리 쿠퍼,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호아킨 피닉스, <마스터> 대니얼 데이 루이스, <링컨> 덴젤 워싱턴, <플라이트> 휴 잭먼, <레 미제라블> 여우주연상 제시카 채스테인, <제로 다크 서티> 쿠벤자네 월리스, <비스트> 제니퍼 로렌스,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나오미 와츠, <임파서블> 엠마뉴엘 리바, <아무르> 남우조연상 앨런 아킨, <아르고> 로버트 드 니로,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필립 시모어 호프먼, <마스터> 토미 리 존스, <링컨> 크리스토프 발츠, <장고: 분노의 추적자> 여우조연상 에이미 애덤즈, <마스터> 샐리 필드, <링컨> 앤 해서웨이, <레 미제라블> 헬렌 헌트,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 재키 위버,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촬영상 시머스 맥가비, <안나 까레니나> 로버트 리처드슨, <장고: 분노의 추적자> 클라우디오 미란다, <라이프 오브 파이> 야누스 카민스키, <링컨> 로저 디킨스, <스카이폴> 편집상 윌리엄 골든버그, <아르고> 팀 스콰이어즈, <라이프 오브 파이> 마이클 칸, <링컨> 제이 캐시디 / 크리스핀 스트러더스,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딜런 티치노어 / 윌리엄 골든버그, <빈 라덴 암살작전 - 제로 다크 서티> 각색상 크리스 테리오, <아르고> 루시 앨리버 / 벤 자이틀린, <비스트> 데이비드 매기, <라이프 오브 파이> 토니 쿠쉬너, <링컨> 데이비드 O. 러셀,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각본상 미카엘 하네케, <아무르> 쿠엔틴 타란티노, <장고: 분노의 추적자> 존 게이틴즈, <플라이트> 웨스 앤더슨 / 로먼 코폴라, <문라이즈 킹덤> 마크 볼, <제로 다크 서티> 외국어영화상 <아무르> (오스트리아) <콘티키> (노르웨이) <노> (칠레) <로얄 어페어> (덴마크) <전쟁의 마녀>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