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10구단의 창단을 공식 창단 승인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7일부터 가입 신청 공고를 냈습니다.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을 위한 첫 번째 단계가 시작된 것이죠. KBO측에 따르면 17일부터 10구단 창단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입안내문과 가입신청서를 배부하고, 오는 2013년 1월 7일까지 회원가입신청서를 접수하기로 했습니다.

가입신청을 받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가입신청서를 받은 뒤 본격적인 평가 및 실사작업에 착수해 10구단 유치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죠. KBO는 공정한 심사를 위한 20여 명 규모의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회원 가입 신청이 완료되는 대로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며, 평가 결과에 대해 이사회의 의결과 총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10구단 대상자를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번 10구단 선정의 핵심은 '공정성'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해영 KBO사무총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이번 10구단 유치전에 대해 "이례적으로 2개의 기업-지자체가 경쟁하는 체제다. 그래서 공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 이번 가입신청과 함께 '비밀유지확약서'를 받기로 했습니다. 심사에 관해 최선을 다해 공정성을 기하고, 이에 대해 심사과정이나 내용의 외부유출을 막아냄으로써 신뢰성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수도권 야구'로의 후퇴냐, '전국 야구'로의 전진이냐 

이제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북-부영의 '전국야구'냐, 아니면 수원-KT의 '수도권 야구'냐의 싸움인 것이죠. 누군가는 이를 두고 '지역안배'라고 말합니다. '전북에 구단이 없으니 지역 안배 차원에서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옳은 말도 아닙니다.

이번 10구단 창단은 프로야구의 미래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10구단 창단 이후 수년간 추가적인 창단 논의가 없을 것으로 보이기에 10구단 이후의 상황까지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수원에 10구단이 창단되게 되면 프로야구 전체 10개 구단 중 무려 다섯 곳이 수도권에 위치하게 됩니다. 야구판 자체가 수도권 구단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이죠. 지방에 있는 구단들은 더 자주 수도권으로 이동해 경기를 치러야하고, 수도권 시민들만 야구를 볼 기회가 주어집니다. 충청이나 강원, 전라북도 사람들에게는 기회가 주어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국 프로야구는 '수도권만의 야구'가 되는 것이죠.

지방구단은 수도권 구단에 비해 여러가지로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갈수록 늘어가는 이동거리는 경기력 향상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결국 성적 하락과 직결됩니다. 수도권 중심의 리그 운영은 자연스럽게 지방 사람들의 야구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구요. 결국 지방에서는 기존 팬 이외의 야구팬이 늘어나기 힘들어집니다.

반면, 10구단이 전북으로 유치되면 지방과 수도권의 균형은 6:4가 됩니다. 한 지역에 네 팀이나 몰리는 상황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전국 각지에 구단들이 고르게 분포되어 균형을 찾게 됩니다. 전국 각지에서 누구나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전국 야구'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죠. 새로운 구단은 새로운 팬들을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야구는 '1천만 관중'시대를 맞이하게 되겠죠. 수도권에 다섯 팀이나 몰리게 되는 그런 기형적인 구조가 아닌, 전국 각지에 지역에 연고팀을 갖고 지역에 기반해 운영하게 되는 고른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수도권만을 위한 야구는 프로야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정된 지역에 구단만 많아지는 결과는, 기존 팬을 나누기만할 뿐 새로운 시장이나 지역점 범위 확장이 어렵습니다. 수도권 야구는 일부의 논리에 불과합니다. 전국 야구야말로 우리 모두의 논리입니다. 전국민이 함께 즐기는 국민스포츠. 지역이 어디이건 관계없이 내가 사는 지역의 팀을 응원할 수 있는 국민스포츠.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 프로야구가 지향해야 할 '전국야구'의 가치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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