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여자 1호는 여자 3호가 미웠습니다. 지난 반장 선거 토론에서 '6억'과 '다카키 마사오'로 자신을 '멘붕'에 빠뜨린 '구라돌이' 여자3호가 눈엣 가시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 3호가 다시 '또' 여자 1호를 당황케 만들었습니다. 생방송 토론을 대여섯 시간 앞두고 '반장 후보' 사퇴를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남자 2호는 '그걸 지켜보는 너'란 눈빛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여자 1, 3호가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남자 2호도 토론에 전력으로 뛰어들고 싶지 않았을까. 남자 2호도 처음엔 여자 1호와의 1대1 토론이 그리도 힘겨울지는 몰랐을 겁니다.

여자 3호는 당당했습니다. '반장 선거' 비용 27억을 내놓으라는 일부 학급 친구들의 성토에도 아랑곳없었습니다. 반장 후보를 사퇴하고선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고, "저 역시 크게 배웠습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선 친구들이 자신을 잊을까봐 TV 생중계에 자신을 닮은 수화 통역 요원을 보내는 친절함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 15일 방송된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의 한 장면

지난 15일 방송된 '여의도 텔레토비 리턴즈'의 한 장면 ⓒ tvN


여자 1호는 '선행학습'와 '전교조', '불량식품'이 싫습니다

여자 1호는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실력자입니다. 하지만 '어... 그... 어떤...' 화법을 더 잘 구하사는 걸로 유명합니다. 다만 어그 부츠를 애용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또, 여자 1호는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것을 자랑삼습니다. 하지만 나르호 발사가 왜 실패했는지 잘 알고 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여자 1호가 싫어하는 것 중 제일은 '불량식품'입니다. 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파괴범과 함께 '공약'에도 포함시킬 만큼 치가 떨리도록 싫어하는 '4대악'입니다. 아마도 '쓰레기만두'와 같은 식품을 뜻하는 것 같지만, 반 친구들은 '불량' 떡볶이를 떠올려 버렸습니다. 학급 친구들과 그 부모들의 유년시절의 낙을 여자 1호는 모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여자 1호가 싫어하는 것은 또 있습니다. '선행학습'과 '전교조'입니다. 여자 1호는 학교 차원에서 대대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사교육을 없애기 위해서 반친구들이 먼저 공부를 해선 안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자 1호가 입고 나온 코트와 같은 색인)빨간색을 좋아하는 것 같은 '전교조'가 남자 2호와 친한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남자 1호는 예전부터 사학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했습니다. 반 친구들과 그 부모님들의 허리를 휘게 하는 '반값등록금'도 어서 시행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자 1호는 사학법 개정과 반값등록금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합니다. 여자 1호는 자신도 어서 빨리 반값등록금을 시행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선행학습'과 '전교조'는 여전히 싫습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엄마, 굶어도 좋으니 아빠처럼 패지만 마"

남자 2호는 여자 1호가 안쓰럽습니다. "어... 그... 어떤..." 화법을 창조해낸 여자 1호와 대화가 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여자 1호는 그런 남자 2호가 "어거지"를 쓰는 것 같습니다. 남자 2호는 깊은 한숨을 내뱉습니다. 반장 선거가 3일 앞으로 다가온 토론 자리에서도 여자 1호와 대화가 통화지 않으니까. 그런 모습을 지켜본 학급 친구들은 남자 2호의 참을성을 두고 '생불'이라며 다독여 줬습니다. 아마도 여자 1호는 여자 3호가 그리웠을지도 모릅니다.

시종일관 여자 1호는 '시대 교체'를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여자 1호는 경찰조사에 맞서 제 집 문을 걸어 잠근 국정원 직원의 '여성인권'에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무엇보다 여자 1호는 "열 자식 안 굶기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토론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를 본 어떤 학급 친구는 "엄마. 굶어도 좋으니 아빠처럼 패지만 마. ~앙~!"이라고 답했습니다. 학급 친구들의 '인권'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채, 밥이 중요하다고만 강조했던 여자 1호의 (외국 신문에서도 인정했던)'독재자' 아버지가 떠오른 겁니다. 남자 2호는 그 아버지의 독재에 항거하며 학생운동을 한 인권변호사 출신입니다.

이제 3차에 걸친 TV토론이 끝났습니다. 이제 학급친구들은 이틀 후에 반을 이끌 반장을 선출해야 합니다. TV토론을 보고 마음에 드는 '짝'을 골라야 합니다. 여러 후보들 중 인기가 많은 여자 1호와 남자 2호 중 한 명이 반 친구들과 '짝'을 이룰 것 같습니다. TV토론을 본 반 친구들, 모두모두 누굴 반장으로 뽑을지 선택하셨습니까. 


문재인 박근혜 TV토론 이정희 후보 여의도 텔레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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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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