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열린 '인혁당재건위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 규탄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박정희 독재정권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오후 여의도 새누리당사앞에서 열린 '인혁당재건위사건 '사법살인' 부정하는 박근혜 규탄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박정희 독재정권 피해자단체 회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 권우성


MBC <시사매거진 2580>(이하 <2580>)의 심원택 부장이 2차 인혁당 사건을 두고 "인혁당 관련자들이 당시의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이라는 글을 써 파문이 인 가운데, (관련 기사: MBC <2580> 간부 "인혁당은 친북활동" 주장 파문) 사건 관련자들이 이에 정면으로 항의하고 나섰다.

2차 인혁당 사건 피해자 유족들과 민청학련 관련자 등으로 구성된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이하 민주행동)은 4·9 통일 평화재단, 민청학련운동 계승사업회, M2 픽처스와 함께 2일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심 부장이 인혁당 고문조작 희생자들과 관련해 했다는 언사는 사실에 대한 왜곡을 넘어 고인들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모욕"이라며 "공중파 제작 간부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민주행동은 "팩트와 주장의 개념조차 이해 못 하고 혼동하면서도 전혀 모순을 못 느끼는 유아적 인식능력의 소유자가 공중파 시사프로그램의 책임자라는 사실에 우리는 우선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억울한 희생자들에게 부관참시나 다름없는 명예훼손으로 오랜 세월을 피눈물 속에 고통 받으며 살아온 유족들의 가슴에 또 다시 못을 박을 일"이라고 평했다.

마지막으로 심원택 부장의 발언을 "시대착오적이고 정신착란적 망언"이라 정의한 민주행동은 심 부장을 겨냥해 "이런 분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공중파 방송의 뉴스 관련 프로그램을 멋대로 난도질하면서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인 불상사이자 비상사태라고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 부장의 경질과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했다. 이들은 2일 항의성명을 발표한 것 외에도, 후속 대책을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심원택 부장은 <2580> 소속 기자가 영화 <유신의 추억>을 소개하며 사건 유족들을 취재해 오자 이를 모두 삭제하고 방송할 것을 지시해 내부 반발을 샀다. 이후 31일 MBC 사내게시판에 "인혁당 사건에 대해 두 가지 팩트가 존재한다"며 "첫째는 고문에 의해 진술된 내용은 증거의 효력이 없어서 무죄라는 것이고,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혁당 관련자들이 당시의 법을 무시하고 친북활동을 한 것 또한 사실이라는 주장이다"라는 내용의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영화에서 다뤄진 2차 인혁당 사건은 당시 중앙정보부의 조작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2007년 사법부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확정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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